[단독] ‘만성 교통체증’ 울산 신복로터리 50년 만에 평면교차로 전환 추진

입력 : 2023-02-01 1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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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신호체계에 사고 잦아
중앙 섬 제거해 오거리 형태로
산업화 상징 공업탑 철거 가닥
효과 땐 나머지 로터리도 적용

울산시가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신복로터리를 50년 만에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신복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신복로터리를 50년 만에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신복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지역의 관문이면서 만성적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신복로터리’를 50년 만에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신복로터리 한복판에 있는 울산 건설 상징탑인 ‘제2공업탑(유신탑)’도 자연스럽게 철거하거나 이전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신복로터리와 함께 ‘울산 로터리 3형제’로 불리는 공업탑로터리, 태화로터리도 평면교차로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어서 향후 울산 도시교통 체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남구 신복로터리의 중앙 원형 섬을 없애고 평면교차로로 개선하는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신복로터리 구조상 복잡한 신호체계 등으로 지·정체나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중앙 섬을 없애고 평면화한 뒤 사실상 ‘신복오거리’ 형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신복로터리에서 시범적으로 교통체계 개선사업을 진행한 뒤 교통량과 사고 추이 등을 분석해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면 공업탑로터리, 태화로터리 그리고 서동로터리까지 평면교차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일부 유관기관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로터리는 울산고속도로와 북부순환도로(7번 국도), 남부순환도로, 대학로(7번 국도), 삼호로 등 4개 주간선도로가 연결되는 회전교차로다. 일반적인 회전교차로와 달리 로터리의 모든 진·출입로에 신호등이 있고, 로터리 내부를 진행할 때도 신호를 지켜야 한다.

신복로터리는 내부 차로 4~5개에 시간당 최대 5700여 대가 몰리는 곳으로 공업탑로터리와 함께 지역 최악의 교통체증 지역으로 꼽힌다. 신호체계가 복잡하고 내부 차로 변경 시 접촉 사고 위험도 높아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란 불명예도 안고 있다. 고속도로와 연결된 특성상 로터리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일수록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일쑤다. 이 로터리에서는 2020년 33건, 2021년 2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는 신복로터리, 공업탑로터리, 태화로터리를 ‘울산 악마 로터리 3대장’으로 부를 정도다.

지난해 9월 신복로터리를 경유하지 않고 울산 남북을 연결하는 ‘이예로’가 개통하면서 로터리 내 정체 현상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로터리 중앙에 위치한 상징탑이 교통체증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여러 차례 상징탑 철거를 통한 신복로터리 개선 방안을 모색했지만, 근대 유물을 훼손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해 뚜렷한 실행방안을 찾기 어려웠다.

신복로터리 제2공업탑은 1973년 현대건설이 울산∼언양 고속도로를 준공한 기념으로 세웠다. 길게 뻗은 3개 기둥이 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의 근간인 근면·자조·협동을 의미해 애초 유신탑으로 불렸다가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신복로터리 개선 작업이 본격화하면 제2공업탑은 콘크리트 재질이어서 이전보다는 철거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는 올해 안에 경찰 등 관계기관과 신복로터리 개선작업 협의 절차를 마치고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구체적 추진 계획을 언론 등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신복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사업으로 교통사고 감소는 물론 보행자 편의 증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복로터리 진·출입로마다 횡단보도가 먼 거리에 있거나 들쭉날쭉 설치돼 있어 보행자 불편이 컸다”며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면 보행자 편의가 개선되고 덩달아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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