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여유 있고 누르면서 초반 기세를 선점했다.
민주당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경선 첫 지역인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합동 연설회를 하고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 정 후보가 62.77%의 득표율로 박 후보(37.23%)에 약 25%포인트 앞섰다. 당 대표 선거인단의 반영 비율은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55%, 일반국민 30%다. 표심 반영 비율이 가장 높은 권리당원에서 정 후보가 우위를 입증하면서 일단 당권 레이스 초반 분위기는 정 후보가 가져가게 됐다. 20일 열리는 영남권 경선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정청래 대세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된다.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일반국민 투표 결과는 전국 순회를 마친 뒤인 8월 2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발표된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대전에서 현장 순회 경선을 계획했으나 전국적인 폭우 피해와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설회를 하고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정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통해 “검찰·언론·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면서 “3개월 안에 개혁 입법을 끝내 그 개혁의 고속도로를 이재명 정부의 자동차가 민생을 싣고 쌩쌩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3 내란 사태 이후 치른 대선에서도 우리는 50%를 득표하지 못했고, 저들은 40% 이상 득표하는 등 지금은 아직 내란이 끝나지 않은 전쟁 중”이라며 “강력한 개혁에는 강력한 저항이 따른다. 전쟁 중 강력한 리더십으로 제가 이를 돌파하겠다”고 선명성을 내세웠다.
반면 박 후보는 정 후보의 ‘싸움은 제가, 대통령은 일만’이라는 구호를 두고 “좋아하는 친구이지만 저는 이 말에 반대한다”며 “대통령이 일하게 하려면 대표도 같이 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여당이고, 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를 뒷받침할 첫 지방선거로 첫 시험대 앞에 섰다”며 “이 대통령의 첫 1년을 함께 할 당 대표는 달라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유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야 투쟁보다는 성과를 내는 능력에 방점에 찍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세력과 싸우듯, 모든 것을 걸고 민생과 경제회복에도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 이것이 진짜 집권여당의 길”이라며 “당원이 주인인 민주당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당·정·대 원팀’으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당 중요 정책에 대한 전 당원 투표 상설화, 억울한 공천 배제(컷오프)를 없애는 ‘노컷 당 대표’ 등을 공약하고, 박 후보는 완전한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충북 광역 철도망 확충 등을 제시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