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작품상 ‘장손’ 오정민 “50년 뒤에도 청춘들에게 유효한 영화이길 바란다” [부일영화상 2025]

입력 : 2025-09-18 20:37:32 수정 : 2025-09-18 20: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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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감독이 영화 ‘장손’으로 올해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오 감독은 “큰상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들뜨지는 않는다”며 “그저 하루하루 잘 버티며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손’은 가업의 존폐를 둘러싼 3대 대가족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오 감독은 “가부장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모습을 바꿔 살아남는다”며 “그 핵심은 피가 아니라 돈”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가부장제의 그늘을 직시하면서 청년세대의 시선을 통해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는 “윗세대는 역사의 평가를 받았다”며 “청년세대는 현재진행형이라 그 시선에서 윗세대를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년 뒤에도 이 영화가 청춘들에게 유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작품 곳곳에 유머를 배치해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했다. 할머니가 장손에게만 에어컨을 켜주는 장면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 대표적 장면이다.

엔딩의 롱테이크 장면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오 감독은 “조부모 세대는 일제강점기, 전쟁, 독재, 민주화를 모두 겪은 유례없는 세대”라며 “저는 이들이 시대에 휩쓸려온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경 시인의 글을 인용해 “30년에 300년을 산 사람은 어떻게 자기 자신일 수 있을까”라는 구절을 전하며 한 세대의 퇴장을 장중하게 담고자 한 의도를 밝혔다.

첫 장편 데뷔작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쥔 오 감독은 개인적 성취를 넘어 한국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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