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남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남구국민체육센터 2관 1층 체육관 일부 마루 바닥 아래 구역에는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 박수빈기자 bysue@
부산 남구국민체육센터의 체육관 마루 바닥이 1년 넘게 물에 침수돼 안전사고 우려가 나온다. 남구청은 정확한 누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데다, 시간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보수 계획도 세우지 않아 사실상 누수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부산남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남구국민체육센터 2관 1층 체육관 일부 마루 바닥 아래 구역에는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부산일보> 취재진이 체육관 마루 바닥 아래를 확인한 결과 일부 구역에는 찰랑거릴 정도의 물이 들어차 있었다. 마루를 들어 올리자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기도 했다.
시설공단은 체육관 바닥에 총 21개 구멍을 뚫어 침수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구멍을 내지 않은 부분은 침수 여부와 부패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물에 장기간 노출되면 나무 소재인 마루판과 마루판 지지목은 부패할 우려가 높아진다.
체육관에서는 평일에는 배드민턴 수업이 주말에는 대관이 진행 중이다. 대관 행사는 어린이집 운동회나 각종 체육 협회가 진행하는 스포츠 대회 등이다. 지난 10월에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현재 체육관 바닥은 집수정을 이용한 배수와 점검 구멍에 펌프를 넣어 물리적으로 물을 빼내는 작업을 병행하며 관리 중이다. 그러나 바닥 침수가 발견된 지 약 1년이 지난 현시점에도 여전히 일부 구간에 물이 고여 있는 실정이다.
시설공단이 체육관 바닥 침수 사실을 처음 인지한 시점은 2024년 12월이다. 당시 체육관 마루는 장기간 습기를 머금으면서 팽창했고 일부 바닥이 솟아오르기에 이르렀다. 마루를 뜯어 보니 아래에 물이 잔뜩 고여 있었고, 그제야 누수가 지속돼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설공단은 지난 2월 바닥에 점검 구멍을 뚫고, 일부 마루를 철거·재시공했다. 구멍을 통해 배수 작업도 진행했는데, 당시 구멍 4개에서는 하루 1000L가 넘는 물을 배수하기도 했다. 남구청은 지난 3월 전문가와 합동 점검 끝에 체육관 인근에 집수정 4개를 설치하고 물을 배수하기로 했다.
시설공단과 남구청은 긴급 배수에 나섰지만 정확한 누수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체육관 전체 마루 바닥을 철거하는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탓이다. 고인 물의 정체도 지하수로 추정될 뿐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누수가 시작된 시점도 확인되지 않았다.
장기간 침수가 이어지자 남구청 대응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 남구의회 김근우 의원은 “물 고임이 생기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면 후속 조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라며 “미봉책은 추가 예산 투입과 재하자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남구청은 현재로서 전체 마루 바닥 교체 공사나 정확한 원인 규명 계획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 약 5억 원으로 만만치 않고, 작업을 위해 약 6개월간 체육관을 휴관해야 하는 것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남구청 관광체육과 관계자는 “센터를 건설한 시공사가 부도난 탓에 하자 보수를 맡아야 하는 업체가 사라져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센터가 준공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보수 예산을 5억이나 투입하기는 어렵고, 아직은 안전사고 위험도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공사를 위해 6개월 휴관하면 주민 불편과 민원도 우려돼 체육관 전체 보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남구청의 미온적 대응에 시설공단은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바닥 침수가 지속되면 향후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시설공단은 센터 운영·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으로서 남구청이 보수 공사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한 자체적으로 전면 보수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