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여론조사가 후행지표라고 한다면 온라인상의 데이터는 일종의 선행지표다. 민심이 반영돼 수치로 나타나는 여론조사와 달리 온라인은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며 향후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까닭이다. 이에 〈부산일보〉는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주는 소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를 활용, 내년 부산시장 선거 유력 주자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온라인상 언급량이나 긍·부정어 단어 사용량, 연관어 등을 비교 분석해봤다.
■언급량에선 현역 프리미엄 우세
내년 6·3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둔 1일 기준 언급량에 있어서는 현역인 박 시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6월 4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온라인에서의 박 시장 언급량은 총 2만 612건으로 나타났다. 전 장관은 이보다 적은 1만 2654건으로 확인됐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전 장관이 해수부 수장으로 취임한 7월에 유일하게 박 시장보다 언급량이 많았다. 7월의 전 장관 온라인 언급량은 4222건이었으며 박 시장은 3671건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다른 달의 경우 △6월 박형준 3838건, 전재수 2548건, △8월 2260건, 1282건 △9월 3997건, 1772건 △10월 3186건, 1277건 △11월 3511건, 1525건 등이다.
두 사람 모두 커뮤니티나 SNS보다는 뉴스에서 언급량이 가장 많았다. 부산시장 선거는 여야가 한치도 물러날 수 없는 핵심 승부처인 데다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평가하는 차원의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두 사람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가 높았던 것이다.
■긍정 단어 언급량 박빙 승부
온라인에서 언급된 두 사람에 대한 긍·부정어를 분석한 결과, 긍정 단어 비율에서 박 시장이 70%로 전 장관(5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정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이 높게 기록된 것과는 상반되는 수치다. ‘늘리고, 높이고, 풀고’ 3가지 키워드로 시정 홍보에 적극 나선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박 시장에 대한 긍정 단어 비율은 줄어들고 전 장관에 대한 긍정 단어 비율은 늘면서, 현재 시점에선 그 차이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실제로 박 시장의 긍정 단어 언급량을 월별로 살펴보면, 6~8월 76%, 74%, 80%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67%, 67%, 62%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역 시장의 시정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들이 쏟아진 까닭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인 6월엔 긍정 단어 언급량이 58%, 취임했던 7월에는 41%까지 떨어졌지만, 이어 8월 63%로 회복하고 이후 이후 9월 65%, 10월 55%, 11월엔 62%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기록에 해당하는 11월 들어선 두 사람의 수치가 정확하게 일치한 것이다.
취임 직전부터 초반까지 낮은 긍정 단어 언급량을 기록한 것은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해 충청권의 반대 목소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 장관과 함께 언급된 부정 단어들의 경우 ‘유치’ ‘논란’ ‘비판’ 등 해수부의 부산행과 연관된 것들이 다수를 이뤘다. ‘표절’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도 순위권에 있었는데, 이는 전 장관 인사청문 국면 당시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이진숙 후보자의 표절 논란이 정치권을 뒤덮은 까닭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편 박 시장과 관련된 부정 단어는 ‘의혹’ ‘논란’이 상위권에 올랐는데, 이는 김영선 전 국회의원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가 박 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온라인의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명 씨는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이 아닌 또다른 국민의힘 후보인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박 vs 전’ 빅 매치 기대감 뚜렷
연관어를 살펴보면 박 시장과 전 장관의 대진표를 원하는 기류를 감지할 수 있다. 우선 현역인 박 시장은 부산시청, 일자리, 관광객, 콘텐츠 등 시정과 관련한 것들이 주를 이뤘는데,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전 장관과 함께 공동 연관어로 거론된 단어들이 부산, 부산시장, 시장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두 사람의 빅매치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기사를 제외, 커뮤니티와 인스타 등 SNS로 범위를 제한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결국 온라인에서도 3선 도전에 나서는 박 시장과 해수부 부산 시대를 개막하는 전 장관의 빅 매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특이점은 박 시장의 연관어 상위권에는 전 장관이 등장했으나, 전 장관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박 시장의 경쟁자로 전 장관이 거론된 영향인데, 박 시장과 관련한 온라인상의 언급이 주로 선거 구도와 관련한 기사나 언급 등이 주를 이룬 반면 전 장관은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과 관련한 뉴스와 관심 때문에 ‘박형준’이라는 연관어가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