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부산 연산동 초콜릿카페 '카카오리아'

입력 : 2009-02-05 00:00:00 수정 : 2009-02-10 16: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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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만든 초콜릿과 커피의 찰떡궁합

마침 14일이 밸런타인데이다. 아직 부산에서 흔치않은 수제초콜릿전문매장이자 초콜릿카페인 '카카오리아'(부산 연제구 연산동)를 찾았다. 초콜릿과 커피를 팔고, 초콜릿을 사갈 수도 있고, 커피만 마실 수도 있고, 수다도 떨 수 있고…. 카카오리아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와 '카페테리아'를 합친 이름.

김국환(45) 이사는 "커피와 초콜릿의 궁합은 아주 훌륭하다"라고 했다. 소프트초콜릿 한 알이 입속에서 달콤하다. 초콜릿이 달콤한 여운만을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달콤한 여운을 커피의 쓴맛이 깔끔하게 정리를 하니 그것이 초콜릿과 커피의 궁합이다. 반대로 커피를 마시고 초콜릿을 먹으면 초콜릿의 맛을 더욱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 집 커피는 바리스타가 원두에서 뽑아내는 수준있는 커피들이다.

"초콜릿을 만들면서 버터를 덜 젓거나 요령을 피우면 그 맛이 달라져 버려요. 수제초콜릿에는 분명 손맛이 들어 가요." 비싸지는 않을까? 한 알에 600~2천원. 유미경(45·사진) 대표는 "우리집 초콜릿 싸다는 게 소문이 나서 매니아도 생기고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그녀는 경력 2년의 쇼콜라티에(초콜릿을 만드는 사람).

하나의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아주 여러 차례의 실험 과정을 거친다. 이 집 대표급의 하나가 홍삼초콜릿(한 알 2천원). 처음에는 달콤한 초콜릿이다가 점점 홍삼의 향이 짙어지고 나중에는 아주 작은 홍삼 절편이 씹히는데 초콜릿과 홍삼의 적정 배합을 찾기 위해 아주 많은 실험을 한단다. 80여 종에 이르는 이 집의 초콜릿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녹차초콜릿''레몬맛초콜릿''산딸기맛초콜릿''아몬드가루를 입힌 초콜릿''호두를 넣은 초콜릿'…, 별의별 초콜릿이 다 있다. 레몬맛초콜릿의 상큼한 맛은 일품이었다. 이들을 한데 담은 1만5천원짜리 밸런타인데이 선물 세트도 보였다.

초콜릿은 너무 달고 열량이 많지 않은가? "100g당 500kcal으로 열량이 높은 편이지만 초콜릿의 당분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빨리 배출되어요. 우리는 설탕이나 물엿을 섞지 않는 수제초콜릿을 만든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그런 초콜릿에는 외려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이 들어 있지요. 새로운 초콜릿 문화가 필요해요." 유 대표의 말에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깃들었다. 김 이사는 옆에서 "조난당한 여성이 초콜릿 한 조각으로 17일을 견뎠다는 얘기도 있다. 여성들이 초콜릿을 좋아할 만 하지 않은가. 초콜릿에는 여성들이 부족하기 쉬운 철분도 많이 들어 있다"고 곁들였다.

도심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집의 창으로 쏟아지는 풍경은 꽤 여유롭다. 아파트에 딸린 공원이 바로 앞에 있고, '1%미술' 조각품도 보인다. 연산교차로에서 교대 방향 오른쪽에 있는 교보빌딩 옆 이면도로, SK뷰아파트 상가 1층. 오전 10시~오후 10시30분 영업. 051-865-8984. 최학림 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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