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는 옛 고구려 영토인가?

입력 : 2009-07-22 09:07:00 수정 : 2009-07-22 14: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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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성 유적 발굴현장에서 조사된 주거지. 연합뉴스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주) 두만강 근처 포시에트만 주변에 있는 크라스키노성(Kraskino성·염주성) 유물 발굴현장에서 고구려 시대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됐다. 연해주를 포함한 일부 극동 러시아 지역이 고구려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는 속일본기의 기록을 고고학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사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염주성 일대 고구려식 성터·시루
동북아역사재단·부경대 발굴팀


동북아역사재단과 부경대, 러시아 극동과학원은 최근 20일가량 공동유물 발굴 작업을 벌였다. 바닷가에 세운 둘레 1.2㎞의 성터에서는 돌로 지반을 다지고 흙으로 덮는 토석혼축(土石混築) 방식의 성터와 옹성(甕城)이 발견됐다. 고구려의 축조 방식을 계승한 발해성으로 추정되는 성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주거지 2동과 시루 도자기 파편, 허리띠, 농기구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발굴 현장 가운데 한 곳의 깊이 2m 가까운 지점에서는 부뚜막과 고구려 계통의 시루 등이 나왔다.

그동안 이 유적은 고구려 멸망 뒤인 8세기 이전까지는 소급되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이번에 최하층을 조사한 결과 그것보다 이른 시기의 유적이 확인된 것. 지난해 바닥에서 채취한 목탄에 대한 탄소연대 측정 결과 6세기 후반에서 7세기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러시아고고학 전공자로 이번 발굴을 책임진 부경대 강인욱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는 연해주 발해 유적의 특징인 말갈계통의 토기가 거의 나오지 않은 대신 발해 시기보다 이른 유적임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고구려의 지배권에 속했던 중국 훈춘에서 불과 30㎞ 거리인 이곳 바닷가에도 고구려의 영향력이 미쳤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t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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