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겉은 바삭 속은 포근 '담백한 달콤함'

입력 : 2011-06-30 16:05:00 수정 : 2011-07-01 07: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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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 수제 와플 전문점 '커피 앤'

요즘 들어 부쩍 달콤한 것이 먹고 싶다. 하지만 유혹을 참지 못하고 단 음식을 '흡입'한 후에는 어김없이 후회가 밀려온다. "아, 뱃살 세포들에게 오늘도 과다한 영양 공급을 했구나!" 그러던 중 우연히 단맛을 옹호하는 글을 읽게 됐다. 요약하면 '인간이 느끼는 모든 맛은 다 필요한 맛으로, 담백한 단맛은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는 기운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 지금 내 몸은 단맛이 필요한 상태일 거야!

그 글을 읽고 봉인 풀린 손오공처럼 신나게 달려간 곳이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인근의 수제 와플 전문점 '커피 앤'이었다. 여기에 가면 따뜻하고 담백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와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앤'의 와플은 시각적으로 풍성하다. 와플 위에 화려하게 올려진 아이스크림과 생크림, 그리고 선명한 색의 과일들이 먹기 전에 반드시 사진 한 컷을 찍게 만든다. 향기 또한 존재감이 강렬하다. 와플에 발린 구수하고 달콤한 바닐라 시럽 향에 침이 저절로 고인다. 먹기도 전에 눈으로, 코로 사람을 한껏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와플이다.

아무리 눈과 코가 즐거워도 맛이 제일 중요한 법. '와플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식감은 이 집 와플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겉은 적당히 바삭하고, 속은 포근하면서도 탄력이 느껴진다. 특히 표면이 딱딱하지 않아 좋다. 김애나 사장은 이 맛의 비결로 "우유를 비롯해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와플을 굽는 시간이나 온도도 중요하지만, 재료에서 맛이 결정된다는 이야기였다. 와플 위에 얹힌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의 은은한 단맛도 매력적이다. 와플 자체에서 호두 맛이 살짝 나는데, 토핑과 잘 어울린다.

수제 요거트는 집에서 만든 '정직한' 맛이다. 김 사장은 '엄마가 만들어준 요거트 맛'이라고 표현했다. 요거트 위에 올린 붉은 딸기와 블루베리는 마치 보석처럼 선명하게 아름답다. 호두와 시리얼이 들어 있어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도 가능하다. 와플과 함께 파는 커피는 광안리 '엘리스 2046'에서 볶은 원두를 쓴다.

앤 와플 5천 원. 아이스크림 와플 7천900원. 수제 요거트 5천 원.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11시 30분, 부산 동래구 명륜동 533의 114.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2번 출구 앞. 051-557-0029.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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