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펜싱 사상 처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지연(익산시청)은 '주목받지 못한 종목'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한국 펜싱 선수단의 숨은 병기였다.
김지연은 부산 재송초등을 나와 재송여중, 부산디자인고를 졸업한 완벽한 '부산 선수'다. 그는 재송여중 1학년 때 플뢰레로 펜싱에 입문했다. 하지만 플뢰레를 하기에는 김지연의 순발력과 뜨거운 피가 너무 넘쳤다. 당시 양운중에서 펜싱을 가르치던 이수근 현 익산시청 코치는 "다혈질에 순발력까지 갖춘 지연이를 보고는 한눈에 '사브르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브르는 공격형 종목이기 때문이다.
'사브르의 여왕'
3년 전 174위서 올시즌 5위 '껑충' 김지연
부산의 '숨은 병기' 女펜싱 사상 첫 금메달
그는 이 코치의 권유대로 사브르로 전향해 부산디자인고에 입학했지만 당시만 해도 사브르는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이 되지 못할 만큼 펜싱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이었다.
종목을 바꾼 김지연은 이내 낭중지추(주머니 속 송곳) 같은 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교 2학년부터 전국대회에서 곧잘 좋은 성적을 올리던 그는 고교 3학년 때는 나가는 대회를 모두 휩쓸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대표팀 총감독이자 여자 사브르 전담 지도자인 김용율 감독이 아직 고교생인 그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국가대표로 발탁할 정도였다.
그렇게 국가대표가 됐지만 국제무대의 벽은 높았다. 김지연은 2009년까지 세계랭킹 포인트가 1점도 없을 만큼 국제무대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6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동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세계 10위권 선수를 두 차례나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이번 올림픽의 금메달 기적을 예고했다. 이후 김지연은 올해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그랑프리 3위, 터키 안탈리아 국제월드컵 2위에 오르는 등 단숨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세계 랭킹도 2009~2011시즌 174위에서 2010~2011시즌 11위로 껑충 뛰었고, 이번 시즌에는 5위에 올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65㎝, 57㎏으로 체격은 작은 편이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순발력과 칼을 보는 감각인 '블레이드 센스'가 뛰어나 상대의 공격을 막은 뒤 허점을 노리는 기습 공격에 능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