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광복동 '초이초밥'

입력 : 2013-01-03 08:02:05 수정 : 2013-01-03 14: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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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10개 가격이 1만 원···자연산 회와 국산 쌀 조화

자연산 회 초밥을 1만 원에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그것도 부산 중구 광복동 광복대로에서다. 반신반의하며 찾았다. 이유가 있었다. 이제 막 문을 연 대중 초밥점 '초이초밥'은 요식업계에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이들이 공동투자해 만든 식당이었다.

부산조리사협회 회장을 지낸 김판철(58) 씨와 부산파라다이스호텔 일식주방장 출신의 최병규(53) 씨가 공동 사장. 일식업계에서 동업이 좀처럼 쉽지 않은데 두 사람은 동서지간이다. 의문이 한꺼풀 풀렸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중적인 스시집을 기획했죠." 김 사장의 말이다.

두 공동 사장의 업계 경력을 합하면 무려 65년. 한 사람의 일생일 수도 있는 긴 세월의 요식 경험이 초이초밥에 스며 있다. 지난해 24일 개업해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장개업집이지만 소개할 수 있는 이유다.

"자갈치가 사실상 제 고향이죠. 공동어시장도 손바닥같이 훤합니다." 자갈치에서 최근까지 대형 음식점을 운영한 김 사장은 좋은 식재료를 포획(?)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1만 원의 가격에 10개의 초밥이 나오는 메뉴 '미스터 초이'는 그래서 가능했다.

요즘은 고등어가 제철, 살이 통통하게 잘 오른 대형 고등어는 방어 못지않다고 말한다. 개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자연산 초밥집을 운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어획 현황이 달라 자연산으로 재료를 다 갖춘다는 것은 욕심이라는 판단이 섰단다. 그래도 절반 가까이는 자연산을 고집하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자연산 방어, 고등어, 농어, 광어, 전갱이 등 숙성시킨 재료를 국산 쌀로 지은 밥과 조화시킨다. 스시용은 고기가 커야 하고 잘 숙성을 시켜야 맛있다. 김 사장이 초밥을 먹는 색다른 방법을 일러준다.

"장에 찍은 후 고춧가루 양념에 한 번 더 찍어 보세요." 고추가루에 소금과 깨소금을 섞어 만든 양념을 추가하니 간이 더해지며 생선 특유의 맛이 새롭게 바뀌었다. 물리지 않고 몇 개를 더 먹을 수 있었다.

초이초밥의 경영 철학은 위생. 호텔 일식주방장 출신답게 최 사장의 주방 철학은 첫째도 둘째도 위생이다. 그래서인지 흰색 조리복이 정갈하다. 좌석 26개의 작은 공간이지만 주방과 홀에 각 4명이 있다. 인력이 좀 많다 싶은데 그는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로 나온 방어 아가미살의 탄력이 살아 있다. 3만 원짜리 회를 시키면 간혹 맛볼 수 있다. 워낙 양이 많지 않아서다.

"부산의 원도심 '광포동'에서 다소 비싼 일식집에 가지 않더라도 좋은 스시를 접할 수 있게 하려 합니다." 생선튀김이 들어가는 튀김우동은 5천 원.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초밥을 곁들인 7천 원짜리 초밥+우동 세트도 있다. 12개짜리 광복초밥은 1만 3천 원. 테이크아웃도 된다. 광복대로 캐논대리점 맞은편. 051-242-0331. 이재희 기자 jae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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