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명란젓 이야기 후쿠오카 TV 드라마로

입력 : 2013-06-15 07:53:00 수정 : 2013-06-17 14: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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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NC 방송의 새 드라마 '멘타이 삐리리'의 기자발표회에 참여한 에구치 칸 감독(사진 왼쪽)과 주연배우들.

부산에서 건너온 명란젓 이야기가 후쿠오카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일본 후쿠오카 TNC 방송국은 지난 11일 후쿠오카 시 한 호텔에서 창사 55주년 기념 드라마 '멘타이 삐리리(めんたいぴりり)'의 기자발표회를 가졌다.

드라마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특산물 카라시 멘타이코를 개발한 '후쿠야'의 창업자 가와하라 토시오와 부인 치즈코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라시 멘타이코는 부산에서 태어난 가와하라 사장이 해방 후 일본으로 돌아가 어린시절 부산에서 먹었던 매운 맛이 들어간 명란젓을 재현해 만든 상품이다. '삐리리'는 '얼얼한 매운 맛이 느껴지는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 멘타이는 '명태'를 뜻하는 규슈지방의 사투리다.

드라마는 가와하라 사장이 10대 시절 부산에서 부인을 만나고, 전쟁이 끝난 후 후쿠오카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1부와 하카다 나카스에 가게를 내고 카라시 멘타이코를 개발하는 내용의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드라마의 상당수 장면이 초량시장·부산항·영도 등 부산 시내에서 촬영됐다.

에구치 칸 감독은 "지역 출신이지만 드라마 제작 전에는 멘타이코가 부산에서 유래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후쿠오카의 옛 지명인 '하카다'의 상징인 멘타이코가 부산과 후쿠오카, 한국과 일본이 가지는 '역사적 거리'도 의미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에구치 감독 이외에도 주연을 맡은 하카다 하나마루(가와하라 토시유키 역)·토미타 야스코(가와하라 치요코 역) 등 출연배우 모두가 후쿠오카 출신이다.

코미디언으로 첫 연기에 도전한 하카다 씨는 "특유의 큰 목소리로 열심히 연기했다. 부산 현지 엑스트라들의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그 자체가 생활감이 물씬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다"고 부산에서의 촬영 소감을 밝혔다.

'멘타이 삐리리'는 오는 8월 초 후쿠오카 현지에서 제1부는 특별방송으로, 제2부는 16부작 아침드라마로 방송된다. 8월 중순에는 드라마를 공동제작한 KNN 방송을 통해 부산시민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글·사진=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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