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 '피제리아 비아뜨레'

입력 : 2013-08-29 07:46:49 수정 : 2013-08-29 20: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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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흉내낸 게 아니다" 재료부터 손맛까지 '이탈리아 스타일'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운대 마린시티의 목 좋은 모통이 간판에 'Pizzeria Viatre'라고 씌어 있다. '피제리아 비아뜨레'라? 눈치로 피제리아가 피자전문점이라 짐작했는데 맞다! 이탈리아 식당 중에 고급식당(리스토란테)과 가정식을 내는 동네식당(오스테리아 또는 트라토리아)은 모두 샐러드와 파스타, 피자의 메뉴구성이 같지만, 피제리아는 피자에 주력한다.

"피자만으로 식사가 될까?"

이탈리아 식당에서 피자만 낸다는 소리를 들으면 한국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쌀밥=주식, 반찬=부식의 고정관념 때문인데, 피자는 간식이나 보조 역할이지 메인 요리는 어디까지나 파스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자도 제대로 만들면 근사한 식사가 된다. 특히 이탈리아 현지와 같은 재료와 방식으로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봄 문을 연 '비아뜨레'가 바로 그런 곳이다. 샐러드나 브루스케타, 라자냐도 있어 메뉴의 구색을 갖추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최고급 피자에만 집중하는 부산의 첫 피제리아다.

"피자의 질과 맛을 결정짓는 화덕과 도(반죽), 재료 모두를 현지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요리학교와 피자학교를 마치고 '비아뜨레'를 총괄하고 있는 김도현(28) 셰프는 "비록 상업적인 가게이긴 하지만 요리사의 자존심을 걸고 피자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밀가루는 이탈리아산을 쓴다. "이탈리아산 밀가루가 아니면 현지의 맛이 안 나더라"는 것이다. 모차렐라 치즈는 냉동을 쓰지 않는다. "비싸지만 좋은 이탈리아산 암소 치즈만 씁니다." 열전도가 환상적인 참나무 장작 화덕은 이 집의 자랑이다. "왜 화덕인지는 피자 맛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고. 다만, 장작 연기에 따른 주민 민원 때문에 당분간 가스불을 사용하고 있다.

'소고기 안심과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로 입가심을 하는 사이 이글거리는 화덕에서 '프로슈토 햄과 루콜라' 피자를 꺼내왔다. 가장자리에 군데군데 검게 타서 터진 흔적은 "반죽이 잘 숙성됐다는 증거"다. 그런데 손님들은 "왜 태워서 주느냐"고 항의하기 일쑤란다. 바삭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좋다. 좋은 밀가루를 써서 반죽한 것을 하루이틀 숙성해 잘 구워냈다는 기술의 삼박자란다. 쉬이 딱딱해지는 오븐 피자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맛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36의 1 더샵아델리스 상가 102호. 051-744-7765. 마게리타 1만 9천 원, '프로슈토 햄과 루콜라' 2만 2천 원, 풍기 1만 7천 원, 마레(각종 해산물) 2만 2천 원, 한우와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 2만 1천 원. 김승일 기자

사진=김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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