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마당쇠왕소금쟁이'

입력 : 2013-12-05 07:46:11 수정 : 2013-12-05 14: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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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흑돼지 오겹살과 강된장 '환상의 만남'

서면 롯데백화점 후문의 쌈지공원 일대는 빙 둘러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 온다. 온갖 종류의 고깃집이 다 모여 있다. 터줏대감인 양곱창집들과 최근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집들이 한데 뒤섞여 행인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곳이다. 저렴하고 다양한 게 이 골목의 강점이다.

'삼겹살도 요리다!'

가게 밖에 걸어놓은 광고판에서 궁금증이 일었다. 원래 '마당쇠껍데기와소금구이'가 있었는데, 메뉴를 리모델링해서'마당쇠왕소금쟁이'로 재단장했단다.

어떻게 하면 삼겹살이 요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대표 메뉴인 지리산 흑돼지 오겹살이 나왔다. 두께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 두툼하게 썰어져 나온게 식감을 자극했다.

따라 나온 양념들이 심상찮다. 우선 강된장이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게 눈에 띈다. 돼지고기에 강된장이라니!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에 강된장을 찍어 올려 씹어 봤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는 데 이런 어울림도 있었구나! 제주도에서 흑돼지 오겹살을 먹으면서 멸치젓갈을 찍어 먹긴 했지만 강된장은 난생 처음이다.

함께 나온 카레 가루와 간 마늘을 섞은 마요네즈도 별미다. 게다가 조랭이 떡볶이가 불판 한쪽에서 익고 있다. 간간이 매콤함을 즐길 수도 있고 집어 먹는 재미가 있다. 간장에 양파, 쌈장에 마늘. 이런 조합이 물론 익숙하지만 한편으로 식상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면 '양념의 다양화'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한 것이다.

다음 이 집의 주력 메뉴는 '네기야키'란다. 일본어 자체의 뜻은 '파구이'다. 대파를 구워서 먹을 리는 없을테고…. 궁금해하고 있으려니 대패삼겹살을 불판에 굽다가 그 위에 양념한 파절이를 듬뿍 올려 준다. 매콤한 양념이 밴 고기를 건져 먹다가 볶음밥으로 먹는데, 이게 제법 요기가 된다. '삼겹살 파절이 볶음' 정도로 부르면 되겠다.

초저녁에 앉아 주변 좌석을 둘러보니 손님이 죄다 젊은 여성들이다. 점심시간에도 비슷하단다. 가게의 콘셉트가 무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2동 519의 3. 051-805-5022. 오겹살 130g 9천 원, 생삼겹·생목살 130g 8천 원, 철판파삼겹 '네기야키' 150g 6천 원, 점심특선 5천500원(철판파삼겹과 철판볶음밥). 오전 11시 30분∼오전 2시.

글·사진=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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