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특별한 라면집] ② 너와 함께라면 백만 가지 즐거움이 후루룩

입력 : 2015-04-15 18:56:06 수정 : 2015-04-17 17: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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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식당 '너구리 리조토'

■ 서면 '복을식당'-너구리 리조토

전포 카페 거리 입구 '복을식당'에서는 라면이 들어간 리조토를 맛볼 수 있다. 강민구(30)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5년 동안 스파게티 체인점을 운영하다 최근 메뉴를 바꾸어 다시 개업했다.

너구리 리조토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리조토이다. 하지만 한 숟가락 떠서 먹어 보면 잘게 부서진 라면을 찾을 수있다. "어떻게 해서 잘게 부서진 너구리 라면이 나오느냐"고 묻자. 그는 "너구리를 마구 때린다(?) 잘게 부서질때까지…"라고 말한다. 장인 정신으로 잘게 부서진 너구리 라면에 비법 크림소스와 라면 수프로 적당한 비율을 맞춰 만든다.

한 손님은 "약간 매운 듯한데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한다. 먹다 보면 '너구리'라면의 증거인 다시마도 찾을 수 있다. 라면도 한 개가 다 들어가고 밥도 적지 않은 양이 들어가 있어 든든하게 한 끼 먹기에 좋다.

너구리 리조토 4천900원, 나시고랭 6천900원. 영업시간 11:00~21:30시(주문마감 21:00).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72 2층. 051-809-9220.

■ '끓인 라면 자판기'

끓인 라면 자판기
라면을 끓이기는 귀찮고 컵라면은 지겹다. 가장 맛있는 라면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군가 끓여 주는 라면이라는 대답을 할지도 모른다.

왠지 모르게 직접 끓여 먹으면 똑같은 라면인데도 맛이 덜한 것 같다. 이럴 때 끓인 라면이 나오는 라면 자판기가 있다면 어떨까? 편의점, PC방,야외 캠핌장에 실제로 이런 자판기가 있다.

우선 원하는 봉지 라면을 고르고 은박 모양의 네모난 전용 용기를 받아서 라면과 수프를 뜯어서 넣는다. 용기를 기계의 정해진 위치에 올리고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면 물이 나오고 시간이 200초로 세팅이 된다.

조금 기다리니 라면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물을 조금 더 넣을 수도 있고 시간을 조금 더할 수도 있다. 계란도 원하면 추가로 구입해 넣으면 된다. 간편하고 맛도 있다.

즉석라면조리기 www.canddlemall.com.

■ 토성동 '미도복국'-참복 라면
미도복국 '참복 라면'
재료, 맛, 가격, 희소성을 고려했을 때 라면계의 지존은 미도복국의 '참복 라면'이 아닐까. 미도복국은 복어 풀코스 요리를 부산에서 제일 많이 한다고 소문이 났다.

참복 라면은'꼬꼬면'이 한창 화제였을 때 탄생했다. 일본 관광객들이 참복국에 '꼬꼬면'을 넣고 끓여 달라고 하도 부탁을 해서 만들어 본 것.

소성천 대표가 번거롭다고 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2012년부터 졸라서 겨우 맛을 봤다. 개인 테이블 위에서 참복국 지리를 끓이다 라면 사리를 넣는 방식이다.

사실 질 좋은 복국은 그냥 먹는 게 가장 맛있다. 라면 사리를 넣으니 기름으로 살짝 진해졌지만 세상 어느 라면보다 맑은 국물 맛이 완성되었다. 시원한 볼락 김치를 비롯해 빛나는 반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참복국 지리 3만 3천 원, 참복 라면 3만 3천~3만 5천 원. 영업시간 09:30~21:30. 부산 서구 토성동 1가 8-40. 한전 중부산지점 앞. 051-243-3389.

■ 광복동 포장마차-짜파게티
광복동 포장마차 '짜파게티'
오래전이다. 늦은 밤에 중구 광복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해장으로 짜파게티를 아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광복동의 거리는 많이 변했건만 이 포장마차에는 지금도 짜파게티 메뉴가 있었다. 낡은 냄비가 지난 세월을 증명해 주었다.

짜파게티를 주문하자 나무젓가락으로 면을 들었다가 놨다가, 빙글빙글 저어주기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공이 이렇게 많이 드니 면발이 더 쫄깃해지는 모양이다. 한 그릇 만드는 데 5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짜파게티 위에는 고춧가루를 뿌리고 양파를 썰어서 올렸다. "집에서 끓이면 왜 이 맛이 나지 않는 걸까…."

신경순 대표는 이 자리를 27년째 지키고 있다. 짜파게티는 20년째. 밤을 꼬박 새우고 매일 오전 5시 10분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간단다. 신 대표가 웃으며 밝히는 맛의 비결은 '사랑'과 '정성'이다.

짜파게티 3천 원, 영업시간 19:00~05:00, 일요일 휴무. 오설록티하우스 광복점 옆.

■ 연산동 '예솜'-방아 라면
예솜 '방아 라면'
연제구 연산동의 '예솜'은 양고기 전문점으로 이름이 났다. 양고기는 티본 갈비가 좋았는데,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양고기를 즐기는 중국 출신은 오히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할 정도이다.

크지 않은 가게에 도정기까지 비치하고 오분도 쌀을 내놓는 데서 눈치를 챘다. 정식 메뉴가 아니라면서 내놓은 오분도 쌀로 만든 고등어 초절임(시메사바)은 기가 막혔다.

맨 끝에 먹은 메뉴가 냄비라면인데, 내용은 방아 라면이었다. 냄비라면에 방아를 넣고 여기다 산초를 더하니 입안이 얼얼하다. 집에 돌아갈 때까지도 박하향 같은 향이 떠나질 않는다.

냄비라면 3천 원. 연잎밥 5천 원. 양고기 티본 100g 1만 원, 갈빗살 8천 원, 꼬치 5개 8천 원. 영업시간 16:00~자정. 부산 연제구 연산동 월드컵대로 120번길 5. 도시철도 연산역 6번 출구에서 망미동 방향 30m. 051-865-1125.

■ 해운대 '달맞이 포차'-랍스타탕&해물라면
달맞이포차 '랍스타 라면'
라면계 비주얼의 끝판왕이 여기에 있었다. 해운대 '달맞이 포차'의 바닷가재 코스에서 마무리로 라면이 든 랍스타탕을 처음 본 날이었다. 보기만 해도 황홀했고 맛은 시원했다. 랍스타탕만 별도로 먹을 수 있다. 500g짜리 바닷가재 한 마리와 조개가 들어가고, 국물은 멸치 맛국물 육수로 낸다. 꽃게, 가리비, 주꾸미, 오징어, 조개, 홍합에 라면 사리를 넣는 해물라면도 이름이 났다. 역시 멸치 육수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가격에 비해 푸짐해 손님들이 많이 좋아한단다.

동부산대 호텔외식조리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윤나미(33) 셰프가 운영하는 '달맞이 포차'로 요즘 달맞이언덕이 뜨겁다.

랍스타탕 3만 5천 원, 해물라면 1만 5천 원. 영업시간 17:00~24:00, 17:00~23:00(일요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중동 1516-4. 달맞이언덕 입구. 051-747-7472.

글·사진=박종호·박나리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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