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장 對 박 기자' - 아껴둔 맛집] 풍미 작렬 '위스키' VS 마음 푸근 '집밥'

입력 : 2016-11-16 19:12:51 수정 : 2016-11-18 1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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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라는 뜻의 '모티'에서는 원하는 위스키를 잔술로 마실 수 있다.

박 부장과 박 기자가 '서로의 취향 존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진행했던 '박대박'이 서운하지만(?) 끝을 맺는다. 양 박이 정말 혼자만 알고 싶어 아껴 두었던 집을 결국 꺼냈다. 박 부장은 산복도로에 있는 위스키 바 '모티'를, 박 기자는 엄마가 해 주시는 집밥이 있는 '숟가락젓가락'을 추천한다.

■모티

택시에 타고 목적지를 말했더니 그 산꼭대기에 왜 가느냐고 묻는다. 세상에 혼자인 듯한 외로움이 느껴질 때 내가 가는 곳이 '모티'다. 입구에서 문을 두드리자 마스터가 올라와 문을 열어 준다. 이런 은밀함도 마음에 든다. 실내는 바(Bar) 자리와 테이블 2개가 전부다. 나머지 공간은 전부 술이다.

바 자리와 식탁 2개가 전부
잔술로 골라 마실 수 있어
손님 반응 메모해 취향 저격


여기선 위스키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왜일까? 조태진 마스터는 "군더더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술을 제대로 마시려면 시각, 미각, 후각이 다 중요하다. 모티에서는 안주까지도 향이 없는 과자 종류로 준비한다. 피부에 와 닿는 이유도 있다. 모티에서는 병(Bottle)이 아니라 잔술로 팔고, 더치페이가 원칙이다. 그래서 장사가 될까. 마시고 싶은 술을 골라, 원하는 만큼 마시니 얼마나 마음 편한지 깨달았다.

마스터는 전화 예약을 받으면 오늘 권할 술의 리스트를 구상한다. 그건 손님이 마신 술과 그때의 반응을 매번 메모해 둔 덕분이다. 이날 하이랜드 파크 18년도 신형과 구형의 맛을 비교했다. 관능 테스트라도 하듯이 눈알을 굴리니, 분석하지 말고 그냥 즐기란다. 역시 옛날 술이 맛있다. 증류 기술은 진보하지만 수요가 늘어서 그렇단다. 뭐든 옛날이 더 좋았던 것일까? 위스키도 순서를 따져서 마시니 더욱 좋다. 모티에서 내려오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꼭 딴 세상 같다. 마스터는 단골들과 가끔 연장(?)을 챙겨 술 소풍을 간단다. 세상에 '술 소풍'이라니….

위스키 1잔(1온스) 4000원부터.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 부산 동구 망양로 669(수정4동). 051-469-8253.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숟가락젓가락
'숟가락젓가락'에서는 맛있는 집밥을 맛볼 수 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어머니가 해 주시는 정성 가득한 집밥이 생각난다. 온천천 카페거리 '숟가락젓가락'에서는 언제든 맛있는 집밥을 먹을 수 있다.

메뉴는 '가정식 밥상' 한가지뿐이고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다. 반찬은 매일 달라지니 자주 가도 늘 새롭다.

작고 아담한 가정식 밥상
국·반찬 매일매일 달라져
엄마 마음 담아 정성 가득


정숙윤 대표의 요리 경력을 물었다. "25년 동안 매일 가족의 건강을 고민하며 식사를 만들었다. 주부였다"고 한다. 요리 솜씨가 좋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다.

아담한 가게이다 보니 혼자 음식을 하고 서빙도 한다. 테이블 한편에는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들어가니 기다려 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햄을 넣은 달걀 프라이와 부추, 해물이 듬뿍 들어간 전이 익어 가는 고소한 냄새가 가게를 가득 채운다. 두부를 송송 썰어 넣은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끓는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바로 만들어 내는 것이 맛이 있기에 이렇게 한다. 마지막에 미역국과 따뜻한 밥을 한 그릇 가득 채워 준다. 간이 딱 맞는 나물부터 두부를 숙성시켜 만든 소스가 들어간 샐러드까지 맛있는 반찬이 가득하다.
정 대표는 "가족 먹인다고 생각하고 만든 음식이다. 많이 드시라"며 정까지 듬뿍 담아 준다. 매끼 먹고 싶은 집밥을 만날수 있는 곳, 평범해서 더 특별한 '숟가락젓가락'이다.

가정식 밥상 1인 7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부산 동래구 온천천로437번길 9(안락동). 051-522-4172.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

캐리커처=조소라 프리랜서 soraa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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