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관광 전면 금지 "사스 위기 때 한국의 우정, 중국은 벌써 잊었나?"

입력 : 2017-03-15 23:03:05 수정 : 2017-03-17 09:48:2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15일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가 전면 확대돼 국내 여행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부산지역 여행사 투어폰이 사스 창궐 당시 중국 여행업계를 도왔던 일화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만들어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영상물 캡처. 투어폰 제공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위기 당시 한국의 우정과 지지를 벌써 잊으셨나요?"

2003년 6월 30일 중국 베이징수도국제공항은 축제 분위기였다. 사스가 창궐한 이후 수 개월만에 중국에 처음으로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찾아서다. 3박 4일 여행 일정으로 중국을 찾은 부산지역 여행업계 관계자 60여 명은 중국 정부와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입국했다.

中 2003년 관광업 치명상
부산여행객 60명 '1호 방문'
이후 외국인 방문객 줄이어
당시 사진 인터넷 올라 화제

사스 창궐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중국 정부와 여행업계에게 이들은 구세주와도 같았다. 당시 중국 여행에 참여했던 부산지역 여행사 투어폰 정현웅 대표는 "마치 유명 아이돌 가수가 방문했을 때처럼 많은 중국인들의 환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2002년 11월 홍콩에서 시작된 사스는 이후 중국 전역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이듬해 6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고립의 시간이 계속 됐다. 당시 관광업계를 포함한 서비스업계의 실업자가 500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정부 당국이 뒤늦게 적극적으로 사스 퇴치에 나서 결국 그 기세는 꺾여 2003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지역 사스 종식을 선언했다. 그러나 한번 끊어진 외국인들의 발길이 금세 회복되기는 않아 중국 여행업계는 노심초사였다.

이에 때마침 부산지역 여행업계가 중국 여행업계 돕기에 먼저 발벗고 나섰다. 부산 여행사 관계자들이 직접 패키지 여행팀을 꾸려 중국 단체 여행에 나선 것이다. 이후 중국이 사스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면서 해외 단체 관광객들의 중국 방문이 줄을 이었다.

투어폰 김기재 실장은 "물론 중국으로의 아웃바운드 여행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여행업계를 돕는다는 목적으로 부산지역 여행업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여행에 참여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령으로 국내 여행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최근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2003 사스 위기, 중국 방문 재개 신호탄 쏜 한국인들'이란 1분 짜리 짧은 영상물을 투어폰 페이스북에 올렸다.

영상에는 중국 입국 당시 '어려움을 당한 이웃 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은 너무도 당연한 일', '우리의 방문으로 전 세계의 중국방문이 재개되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인터뷰 내용도 덧붙였다. 영상은 '중국 친구 여러분, 사스 때 한국의 우정과 지지를 벌써 잊으신건가요. 그 어려웠던 시절 우리의 아름다운 시간을 이대로 잊기엔 너무 아쉽네요'라는 글로 끝을 맺는다.

김 실장은 "글을 중국어로 번역해 조만간 중국의 각종 사이트나 블로그에도 올려볼 계획"이라면서 "이번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사스 사태 당시 중국을 도왔던 부산 여행업계의 진심은 중국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