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남구 감만동 싼타페 추돌사고의 운전자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운전자 한 씨는 차량과 부품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운전자 한 모(65) 씨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최근 '혐의없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 "증거 없다" 사건 종결
차량 결함 손배소 진행될 듯
한 씨의 변호인은 "운전자가 차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엔진으로 연결된 고압 펌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와 문제의 부품 제조사인 보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고는 앞서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25분께 부산 남구 감만동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일가족 5명이 탄 현대차 싼타페 차량이 트레일러를 들이받으며 시작됐다. 이 사고로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당시 세 살배기 남아 1명, 생후 3개월 된 남아 1명과 딸 한 모(33) 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박 모(60) 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운전자이자 두 남자아이의 외할아버지인 한 씨만 살아남았다.
사고 당시 싼타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차가 왜 이러냐"는 한 씨의 말과 함께 차량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급하게 좌회전하는 등 이상 증상이 목격돼 차량 결함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왔다.
사고 한 달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차량 파손 정도가 심해 엔진 구동에 의한 시스템 검사가 불가능하다'며 차량 결함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운전자 한 씨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운전자 한 씨와 유가족들은 운전자 과실이 아닌 급발진 가능성 등 차량 결함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민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