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동 '숯불바베큐치킨'] 감천문화마을 닭강정으로 평정하다

입력 : 2018-08-15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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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마을 숯불바베큐치킨의 최고 인기메뉴인 오리지널닭강정.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온종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의 입맛을 끌어당기려는 음식점들의 경쟁 또한 뜨겁다. 이런 곳에서 10년 가까이 손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면 대단한 실력가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감천문화마을 입구 감내로에 통닭집이 하나 있다. '숯불바베큐치킨'이다. 가게 주인은 감천동 출신인 이인 씨다. 이 대표는 1978년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우체국 뒷골목 성주여관 후문에 있던 누나 삼계탕 가게에서 일했다.

관광객 입맛 사로잡은 대표 맛집
땡초불닭·땡초닭조림·닭강정
특제 양념으로 졸여 독특한 맛

"우리나라 최고 닭강정" 칭찬 얻어
감천 대표 식당 자부심 갖고 요리


그는 "당시에는 삼계탕을 잘 만드는 주방장을 확보하려고 선금을 주곤 했다. 누나 조언을 듣고 직접 삼계탕 요리를 배웠다. 그곳에서 1993년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송도해수욕장에서 한정식집을 차려 운영하던 그는 2010년 고향 감천동으로 돌아와 '땡초불닭'이라는 닭집을 열었다. 매운맛이 일품인 땡고추(땡초)불닭과 닭강정을 주로 팔던 곳이었다.

닭강정은 매우 인기가 좋았다. 음식을 사 먹으려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설 정도였다. 식당이 잘 되자 주인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했다. 결국 계약 기간 만료 때 가게를 비워줘야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감천마을 아래쪽인 현재 자리에 '숯불바베큐치킨'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새로 열었다.

'숯불바베큐치킨'의 메뉴는 '땡초불닭'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기 있는 메뉴는 땡초불닭과 땡초닭조림, 닭강정이다.

땡초닭조림은 만드는 방법이 특이하다. 닭을 튀기지 않고 삶아서 기름기를 뺀다. 여기에 간장, 땡고추(땡초), 마늘, 맛술, 물엿, 케첩 등으로 만든 양념을 넣어 졸이면 된다. 

땡초닭조림, 땡초불닭.
이 대표는 "원래 누나 식당에서 점심때 반찬 삼아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오랫동안 만든 경험이 쌓여 현재 모양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땡초닭조림은 간장조림 모양을 하고 있다. 양념 맛이 강하다. 약간 짭조름하면서도 매운 게 특징이다. 매운 정도는 땡고추와 청양고추로 조절한다. 매우 기분이 좋고 상큼한 매운맛이다.

땡초불닭은 닭을 숯불에 바비큐처럼 구운 뒤 다시 졸여 만든다. 고춧가루, 배, 양파, 사과를 넣어 24시간 숙성한 양념을 바른다. 먼저 양념을 바른 닭을 석쇠에 구운 뒤 다시 땡고추, 맛술, 마늘, 물엿을 더해 불에 졸여낸다.

땡초불닭에서는 훈제 느낌이 난다. 양념은 달콤하면서 매콤하다. 구운 뒤 졸이기 때문에 살코기 깊은 곳까지 맛이 배어 있다. 화끈하게 매운맛은 아니지만, 땡초닭조림처럼 기분을 좋게 하는 알싸한 맛이다.

오리지널닭강정 소스는 땡초불닭 양념을 기본으로 한다. 숙성한 양념에 물엿, 후추 등을 넣어 1시간 정도 끓인 국물을 섞으면 된다. 간장닭강정 소스는 땡초닭조림 양념을 졸여 만든다.

닭강정은 '숯불바베큐치킨'의 대표 메뉴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맛을 가진 메뉴였다.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하면서 촉촉했다. 양념 덕분에 입안에 독특한 향이 가득 찼다. 그렇다고 양념이 매우 자극적인 것도 아니었다. 왜 관광객들이 가게 앞에 줄을 섰는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이 대표는 "인천에서 온 손님이 '우리나라 최고 닭강정'이라고 칭찬했다. 기분이 좋았고, 충분히 그럴 만하다는 자신감도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감천 아랫마을 골목시장 활성화 사업이 정부 공모에 선정됐다. 먹거리 특화 골목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앞으로 우리 가게를 비롯해 지역상권이 더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숯불바베큐치킨/부산 사하구 감내1로 171. 051-293-8292. 땡초불닭·땡초닭조림·순살닭강정 1만 7000원, 스페셜닭강정(1인용)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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