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아미산] 고로쇠물 짬뽕… ‘겉바속촉’ 멘보샤

입력 : 2019-03-13 19: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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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물로 만든 ‘고로쇠짬뽕’ 고로쇠물로 만든 ‘고로쇠짬뽕’

동네 중국집 음식은 대체로 얼큰함이나 단맛이 강하다. 즉각적이고 강렬한 이 맛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반면 고급 중식당 음식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전통 방식으로 요리하는 고급 중식 요리는 정갈하지만 동네 중식당 요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심할 때가 있다. 그래서 고급 중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내놓으면 맛 보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

23년 자리 지킨 지역 대표 중식당

기대반 우려반 먹은 고로쇠물 짬뽕

풍성한 해물·은은한 단맛 입속 가득

기름기 적어 중식 안주와 찰떡 궁합

젊은 층 입맛 사로잡은 ‘멘보샤’

바삭한 빵, 촉촉한 새우살 인상적

멘보샤 전용 빵 직접 만들어 요리

‘아미산’은 23년 동안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를 지키면서 지역 대표 고급 중식당으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 식당에서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듣도보도 못한 ‘고로쇠짬뽕’이라니.

맑은 국 위에 전복, 새우, 버섯 등 해물과 야채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게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건더기 더미 밑에 가려진 면을 살짝 들어 올려 저은 뒤 스푼으로 국을 한 모금을 뜬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음미한다. 짬뽕 국에 고로쇠물을 탄 것이 아니라, 100% 고로쇠물로 우려냈다고 한다.

오묘한 맛이다. 고로쇠물의 특징은 단 것인데, 그렇다고 국의 단맛이 예상만큼 강렬하지는 않다. 단맛이 은은하게 퍼져 있는 정도다. 동시에 풍성한 건더기에서 우려진 시원한 맛도 함께 느껴진다. 얼큰함을 무기로 하는 보통의 짬뽕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담백한 편이지만, 은은한 단맛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무기질이 많은 고로쇠물이다 보니 개운해지는 기분도 드는데, 기름기가 많은 중식 안주와 궁합이 좋을 듯하다. 속에 부담이 안되다 보니 금세 그릇이 깨끗해졌다.

양수평 사장 겸 셰프는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시도 끝에 고로쇠짬뽕을 완성했다”며 “해물을 볶는 정도나 물을 끓이는 정도를 조절해야만 고로쇠물로 짬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멘보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멘보샤’

고로쇠짬뽕은 중장년층에게 인기 신상이라면, ‘멘보샤’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춘 신메뉴다. 멘보샤는 최근 유행하는 중식 요리로, 아미산 메뉴판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등장했다. 사실 ‘중식 새우 샌드위치’라는 별명을 가진 멘보샤는 중국 본토에도 있는 전통 요리지만, 제대로 맛을 내려면 손이 많이 가는 탓에 그동안은 흔치 않은 음식이었다.

일단 모양이 앙증맞으면서도 탐스럽다. 노릇노릇한 튀김 옷이 식욕을 자극한다. 베어 먹어 보니 겉은 바삭한데, 생각만큼 기름기가 없는 듯하다. 특히 바삭한 빵 속에 담긴 새우 속살이 인상적이다. 속까지 익어지만 부드러움이 충분히 유지되고, 씹히는 맛도 좋다.

양 셰프는 “별도로 멘보샤 빵을 만들어 쓴다. 빵 속의 기포가 불규칙하면 튀겨지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며 “새우도 가는 정도를 달리한 것을 섞어야 부드러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멘보샤는 빵의 면적이 작고 두께는 두꺼워, 균일하게 자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빵틀도 써보았지만 손끝의 감각을 따라올 수가 없어, 일일이 전용 칼로 자르고 있다. 이 빵을 고온에서 튀기면서 삼투압을 이용해 머금은 기름을 빼내도록 요리한다. 새우는 질감을 살리기 위해, 내장을 빼내고 손으로 반죽을 만들고 빵 사이에 일정하게 짜낸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만큼 멘보샤는 가게마다 맛의 차이가 큰 편인데, 아미산의 멘보샤 매출은 메인 요리만큼이나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아미산/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154 마리나센터(우동). 고로쇠짬뽕 1만 3000원, 멘보샤 3만 원/051-747-0131.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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