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면발·조리법이 화끈한 정서에 '딱'

입력 : 2009-06-18 15:47:00 수정 : 2009-06-19 12: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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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 왜 부산 음식인가

밀면은 피란 시절 부산에서 만들어진 부산 음식이다. 부산의 13가지 향토 음식의 하나로 지정돼 있다.

이북 출신의 실향민이 냉면이 먹고 싶었다. 당시 구호물자인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섞어 냉면 면발 비슷하게 질기고 쫄깃하게 만든 게 밀면의 면발이다. 처음에는 '밀 냉면' '경상도 냉면'이라고 불리면서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게 대중화되면서 부산 음식 '밀면'으로 정착했다. 양념과 면발, 조리방식에서 시원하고 화끈한 부산 사람들의 성정에 맞는 음식으로 나아갔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매우면서도 시원하고,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밀면의 맛이 부산 사람들의 성정 그대로라는 것이다. 또 면발이 질기지 않아 빨리 먹을 수 있고, 음식 나오는 속도가 빠르다는 게 부산 음식이 되는 데 한몫했다. 이를테면 질기면 빨리 먹을 수 없고,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늦으면 줄 서는 시간도 길어지니 성질 급한 부산 사람들 못 견딘다.

돼지국밥은 부산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밀면도 돼지국밥처럼 부산 음식답게 돼지를 사용하고 있다. 밀면의 육수는 돼지 사골로 끓여내는 것이며, 밀면의 고명으로는 돼지고기 편육이 부산 음식의 한 갈피처럼 올려진다. 참, 밀면으로 별 이야기 다 한다 싶다(?). 아니 온갖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이즈음의 음식이다. 최학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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