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교 폭력 73%는 중학교…신고전화 '117' 통합운영

입력 : 2012-01-11 10:51:00 수정 : 2012-01-13 11: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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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광주에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잇따라 자살한 사건이 사회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중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초·중·고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은 모두 422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공식 집계현황이어서 실제 폭력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교육청 조사… 가해 학생 '집단화'
당정, 신고전화 '117' 통합운영 추진

주목할 만한 것은 부산 학교폭력 422건 중 73%에 달하는 307건이 중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수치는 고교 97건(23%), 초등학교 18건(4%)을 압도하는 수치다.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2009년 76%(전체 548건 중 416건) △2010년 78%(424건 중 332건)로 줄어들지 않는 추세다.

중학교 폭력이 집단화하는 경향도 우려된다. 지난해 발생한 중학교 폭력 307건 중 피해학생수는 591명인 것에 비해 가해학생은 72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에서 보듯 여러 명의 학생이 한 한생을 괴롭히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배주미 박사는 "상담 사례로 미뤄볼 때 남자는 중2~중3, 여자는 중1~중2 즈음에 키가 크는 등 신체적 성장이 일어나면서 충동성과 공격성이 강해지며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짙어지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된다"면서 "전문상담교사 등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각종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학교폭력의 중학교 집중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11일 학교폭력 대책으로 △학생이 제작한 학교폭력 예방 동영상 보급 △조종례를 통한 담임교사의 세밀한 학생관찰 및 이해강화 △학교폭력 담당교사 인센티브 제공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원론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이 심한 만큼 내년부터 예산 집중지원, 멘토링제 도입, 학교 부적응 및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위한 장기 기숙형 대안학교 설립을 검토중이다"면서 "다만 예산이나 장소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1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당정협의회를 갖고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신고전화를 각 시·도경찰청이 운영하는 '117 학교 여성폭력 긴급지원센터'와 통합해 '117'로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지역교육지원청의 '위(Wee)센터'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시스넷·CYSnet))를 '학교폭력 원스톱 지원센터'로 지정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117로 신고하면 전문가가 상황을 파악한 뒤 원스톱 지원센터로 지정된 위센터나 시스넷에 연락, 피해자와 접촉해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정현·배동진 기자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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