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숨은 돼지국밥] 지친 영혼 일으켜 세우는 한 그릇

입력 : 2015-09-09 19:18:17 수정 : 2015-09-11 16:41:0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지니 바쁜 일상에 제쳐 놓았던 고향 생각도 납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는 부산 사람들의 기운을 내게 하는 돼지국밥 이야기입니다. 서울에 사는 어떤 분은 밤에 갑자기 돼지국밥 생각이 나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오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또 객지에서 몸이 아플 때 뜨끈한 돼지국밥에 소주 한 병만 걸치면 기운이 날 것 같다는 분도 있습니다. 부산사람들에게 돼지국밥은 고향의 맛입니다.

찾아보니 부산에는 돼지국밥집이 진짜 많습니다. 9일 부산시의 조사에 따르면 구·군에 신고된 부산 시내 돼지국밥집은 622곳에 달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부산진구가 99개로 가장 많고, 사하구가 67개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W&J플러스가 관광객들이 줄 서는 돼지국밥집이 아니라 동네 주민이 자랑하는 돼지국밥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SNS의 도움을 받아 다수의 중복 추천을 받은 돼지국밥집 위주로 검증에 나서 14곳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집들만이 부산 돼지국밥을 대표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돼지국밥집은 부산에 '천지빼까리'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돼지국밥집을 찾아다닌 결과 돼지국밥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옻, 유황, 토판염, 방아, 인삼, 갈비 등 이색 재료를 사용한 돼지국밥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카페 같은 분위기에, 테이크아웃까지 가능한 곳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돼지국밥의 진화를 흥미롭게 지켜보겠습니다.

국밥은 적은 양의 고기를 많은 식구가 나눠 먹으며 시작되었습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또 소상공인들이 힘내시라고 부산 돼지국밥을 성원합니다. 나눔의 착한 음식, 부산 돼지국밥을 소개합니다.

박종호·박나리 기자 nleader@busan.com

사진=정종회기자 jjh@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