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몰락 도시, 풍력발전으로 회생

입력 : 2017-01-08 23:03:25 수정 : 2017-01-10 11: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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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레머하펜 등 산업전환 성공

조선산업이 몰락한 뒤 풍력발전으로 부활한 독일 브레머하펜 항구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독일 브레머하펜과 엠덴, 덴마크 오덴세와 오르후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조선업과 풍력발전이다. 주력사업이었던 조선업이 불황을 맞으면서, 풍력발전으로 눈을 돌려 도시 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브레머하펜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조선업 도시였지만, 1980년대부터 불황이 시작돼 도시는 급격히 쇠퇴했다.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았다. 산업전환을 계획하던 도시는 2001년 해상풍력산업 유치에 나섰다. 연구소와 제조업 유치로 30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덕분에 도시에 다시 부가 쌓이기 시작했다. 2012년 금융위기 당시 작은 조선소가 문을 닫아 300여 명의 실업자가 생겼지만, 200여 명이 곧 풍력발전 업체에 재취업하기도 했다.

풍력발전 기술과 조선 기술은 유사한 면이 많아 사업전환이 용이하다. 긴 막대기에 프로펠러가 달린 풍력발전기를 수평으로 눕히면, 선박의 프로펠러와 지지대가 연결된 구조와 유사하다. 그만큼 기본 원리와 기술이 비슷하다. 특히 해상풍력발전기는 염분이나 해풍 등에 내성을 가져야 한다. 조선소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납품회사로 전환될 여지가 크다.

지난해 12월 15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조선·해운산업 위기극복 사업다각화 설명회'에서 부산시의 기장 앞바다 해상풍력단지 사업이 주요 안건으로 소개된 것도 이같은 이유다. 하지만 아직 풍력발전의 시장 규모가 조선업 관련 회사들을 품을 정도가 되지 않는 데다 기술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필요하다.

풍력발전 기업인 ㈜지윈드스카이 이용우 대표는 "풍력발전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수록 조선업체들의 사업다각화 길도 넓어진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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