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에 쏘~옥, 그녀의 입에선 어느새 "너~무 맛있어"

입력 : 2009-09-17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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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센텀시티 - 여자들이 반하는 맛집

'구로마쯔' 회덮밥

여자들은 행복하지만 남자들에겐 괴로운 공간이 어딜까? 백화점이라고 답하면 여러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한 시간을 돌아다녀도 여자들은 "시간이 부족해"를 외치는 반면 남자들은 "볼 게 더 있냐"고 푸념한다.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가 넘치는 백화점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백화점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열리면 많은 이들이 해운대를 찾아 올 것이다. 해운대의 가장 큰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여자들이 열광하는 먹을거리를 찾아나섰다.


맛깔스러운 브런치 메뉴

·여유롭게 브런치의 맛을 음미해볼까


전문 식당가인 9층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오전 햇살이 매력적인 '마카로니 그릴'이다. 이곳은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문을 열어 큰 인기를 끌었던 '마카로니 마켓'의 자매 브랜드이다. '마카로니 마켓'은 서울에서 속칭 물 좋은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 '마카로니 그릴'은 '물'보다는 편안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자연의 빛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궁합이 맞다. 오픈된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카로니 그릴' 와플

마카로니 그릴의 대표 메뉴는 스테이크와 씨푸드 그릴. 여자들은 브런치 세트에 열광한다. 기본기가 확실한 요리사들이 내 놓는 브런치 메뉴는 한결같이 맛깔스럽다. 우선 과일향이 상큼한 플레인 요구르트로 공복감을 달랜다. 양상추, 루꼴라 등의 채소에 발사믹 드레싱이 곁들여진 샐러드는 신선도 면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메인 코스는 이탈리안 오믈렛, 프렌치 토스트, 와플 중 골라 먹을 수 있다.

오믈렛의 겉을 싸고 있는 계란은 탱탱했고, 치즈 피망 양파 베이컨 등이 들어간 속은 부드럽다. 와플 역시 바삭한 겉면과 부드러운 속면의 조화가 기가 막히다. 메이플 시럽의 향기로움이 입 안 전체로 퍼진다. 이탈리안 오믈렛 세트 1만5천원, 와플 브런치 세트 1만6천원. 051-745-1952.


피자의 새로운 묘미 만끽

·파스타의 진수를 맛보여주마


9층 마카로니 그릴과 마주한 또 하나의 양식 레스토랑 안나 비니가 있다. 이곳 역시 서울 청담동에서 미식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레스토랑이다. 마카로니 그릴이 남성적인 느낌이라면 안나 비니는 우아한 숙녀의 느낌을 갖고 있다. 이곳은 손님이 몰려 주말에는 예약도 받지 않는다. 파스타 메뉴는 어떤 걸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여성들은 특히 '고르곤 졸라 치즈가 들어간 안심 스파게티'와 '피자'를 좋아한다고 귀띔한다. '발냄새'처럼 콤콤한 냄새가 난다는 고르곤 졸라 치즈를 스테이크 소스, 크림과 절묘하게 섞었다. 치즈의 깊은 맛이 식감을 묵직하게 만들고 안심의 달짝지근한 맛은 크림 속에 풍부하게 배어있다. 
'안나 비니 '파스타

이곳에서 피자의 새로운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야채를 피자 위에 수북히 쌓아준다. 살살 걷어내고 피자를 집으려니 매니저가 빙그레 웃는다. 단골과 초보 손님의 차이가 바로 이런 거란다. 피자 위에 수북히 쌓인 야채를 피자와 함께 싸 먹으면 단골, 걷어내면 초보란다. 야채의 신선한 맛과 피자 치즈의 부드러운 맛이 잘 어울린다. 고르곤 졸라 스파게티 1만9천500원. 판타지아 피자 1만7천원. 051-745-1953.


회덮밥, 신선함 그 자체

·합리적인 가격, 정통 일식를 즐기다


호텔에서 가장 단가가 비싼 곳이 일식당이다. 먹고 싶어도 주머니 사정이 생각되는 곳이라는 뜻이다. 9층 구로마쯔는 웨스틴 조선호텔 일식당이 그대로 들어와 앉았다. 백화점 고객을 고려해 가격은 '착하게' 책정했다. 그래서인지 구로마쯔는 개점 이후 식당가에서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몇 가지 대표 메뉴를 맛보기로 했다.
 
'구로마쯔' 회덮밥

국내산 장어를 공수, 주방에서 일일이 찌고 양념장을 발라 구웠다는 장어 덮밥. 공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라 모양, 맛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부드러운 장어살과 달짝지근한 양념장이 입에서 녹는다. 참치, 연어, 장어, 삭스핀, 자연 송이 등 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올린 모둠 초밥은 주방장의 손에서 꽃을 피웠다. 아침에 공수해 온 활어와 모듬새싹, 무순, 날치알, 깻잎, 과일이 들어간 회덮밥은 신선함 그 자체이다. 장어덮밥 2만500원, 모둠 초밥 1만9천원, 회덮밥 1만1천500원. 051-745-1950.


시실리안 치즈 추천 케이크

·디저트의 독립선언, 메인으로 등극하다


1천원짜리 김밥 먹고 5천원짜리 '별다방' 커피 마시는 여자가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다. 여자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여자들에겐 김밥이 애피타이저, 5천원짜리 커피가 메인 메뉴가 될 수 있다. 
'베키아 앤 누보' 케이크

지하 1층, '베키아 앤 누보'의 3색 식당은 디저트가 당당히 독립을 선언한 공간이다. 케이크 전문점인 '페이야드', 샌드위치 전문점인 '만지아', 피자와 파스타 전문점인 '베키아 앤 누보'가 모여 있다. 뉴욕 최고의 케이크와 샌드위치로 인정받은 뉴욕발 페이야드, 만지아의 먹을거리가 부산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사과를 통째로 졸여서 생크림을 입힌 사과 타르트, 피스타치오의 고소한 맛과 새콤한 크램베리가 잘 어울리는 시실리안 치즈 케이크, 망고의 달콤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망고 스위트 릴리프가 추천 케이크이다.

케이크들이 어찌나 예쁜지 옆 테이블 여자들이 "먹기에 너무 아까워"를 연신 외쳐댄다. 잠시 뒤에 그녀들은 몸을 떨며 "맛있어"를 외쳐대고 있다. 만지아 샌드위치는 고기 보다는 야채의 맛이 더 풍부해 여자들이 좋아할 만 하다. 곡물 도우를 사용했다는 베키아의 고소한 피자도 자꾸 생각나게 만드는 아이템이다. 케이크류 5천∼7천원. 샌드위치 7천∼8천원. 051-745-2185.



·기타 맛집들=신세계 지하 1층 푸드 코트에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집들이 꽤 있다. ①일본식 수제 도넛을 선보이는 미스터 도넛. 달지 않고 쫄깃한 맛이 좋다. ②예쁘고 맛은 더 사랑스러운 크레페. 전문점 스페로 스페라에서 다양한 크레페를 만나보자. ③창화당 앞에는 매일 사람들이 줄을 선다. 얇은 피의 왕만두가 인기 만점. ④팔선생의 즉석 철판 볶음면, 볶음밥도 안 먹고 지나치기 아깝다. 


김효정 기자 teresa@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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