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맛집 '박 부장 vs 박 기자' 익숙한 듯 특별한 '우리의 맛'

입력 : 2016-02-03 19:03:08 수정 : 2016-02-09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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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한정식의 한상에는 모양을 내기보다는 좋은 재료를 쓰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2016년 새해는 벌써 시작되었지만, 음력 새해는 내일모레로 다가온다. 새해에는 어떤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해질까 고민이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맛있는 한식 한 끼는 어떨까. 상견례 하기 좋은 '다온한정식'. 멋진 풍경에 건강한 밥상의 '죽림소반' 두 곳 중 맘에 드는 곳으로 선택해보자.

다온한정식

상견례를 하던 날이 생각난다. '음식은 편한 사람과 먹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격식이 지나치면 음식 맛을 버린다.

상대방의 식성을 잘 모르는 상태라, 상견례 메뉴는 한정식이 좋다. 격식 갖춘 편안함, 맛있는 식사,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곳이 없을까. 해운대 다온한정식은 주말에는 60%가 상견례 손님이란다. 홀이 없는 대신 방만 11개가 있다. 시끄럽기 마련인 피로연은 피한다. 그래서인지 어르신 생신 잔치도 많이 열리고, 스님들도 즐겨 찾는다

맛·가격·분위기 3박자 모두 갖춰
홀 없이 방만…상견례 장소로 인기
모양보다 좋은 재료에 정성 쏟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노 쇼(No Show)'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다온은 주말에 5명 이상일 경우 예약금을 받고 있다. 메뉴도 사전 주문받는다. "내 돈 내고 밥 먹으면서 예약금은 처음이다"라며 싫어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최병기 대표는 그렇게 해야 제대로 된 요리가 나간다고 생각한다. 업주는 제대로 준비하고, 손님은 제값 내고 제대로 먹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한다. 

신선로.
'달오름상(3만 9천 원)'이 가격 대비 구성이 괜찮아서 잘 나간다. 새해이니 '해오름상(5만 5천 원)'을 받아 보기로 했다. 죽, 샐러드, 구절판, 더덕오색말이, 수삼을 비롯해 전채 요리가 쫙 깔린다. 목이, 표고, 팽이버섯을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버섯초회가 모양도 맛도 좋았다. 처음 보는 바나나김말이튀김은 아주 특색이 있었다. 한방갈비찜과 LA갈비구이가 따로 나오는 구성도 괜찮았다. 생선회도 맛있었다. 식사는 대통밥과 함께 반찬 5가지가 나온다. 커다란 참민어 굴비가 맛있다. 모양을 내기보다는 좋은 재료를 쓰려고 애쓰는 노력이 느껴졌다. 
바나나김말이튀김.
어떤 사람을 만나 같이 산다는 것도 그렇다. 살다 보니 마음 씀씀이가 훨씬 더 중요하더라. 다음에는 점심 먹으러 가고 싶어졌다. 10%도 남지 않는 마진, 광고비로 생각한단다.


점심특선 1만 7천 원. 알천상 2만 8천 원, 달오름상 3만 9천 원, 해오름상 5만 5천 원. 영업시간 11:30~15:00, 17:30~21:30. 설 휴무 7~9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154 마리나센타 8층. 051-959-0119.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죽림소반
'죽림소반'에서는 약초 물을 사용해 건강을 생각한 음식을 만든다. 멋진 해운대 풍경은 덤이다.
좋은 음식을 잘 먹으면 몸에 보약이 된다. 알고 있지만 매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민이다.

모든 음식에 삼백초 등 배합한 '약초 물'
레몬소스 가자미 구이·아삭한 김치 '별미'
광안대교 한눈에 보이는 전망도 좋아

음식에 사용되는 장은 직접 담그고 간수를 뺀 소금은 다시 정제한다. '죽림소반' 김대현 대표는 모든 요리에 헛개나무, 초피나무, 삼백초 등의 약초를 배합해 만든 약초 물을 사용한다. 채소를 씻고, 국을 끓이고, 밥을 지을 때도 이 물을 사용한다. 그 이유를 물었다. 요리에서 제일 중요한 물부터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단다. 
강황 잡곡밥.
정식은 밥의 종류를 고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백미, 강황이 들어간 잡곡밥, 연잎으로 감싼 잡곡밥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밥은 갓 지어 바로 떠 준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더 맛있는 한 끼를 만들어 준다.

먼저 검은색 무광의 그릇에 반찬이 차려진다. 그릇이 화려하지 않으니 반찬이 빛이 난다. 재료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 말고 특별한 것은 없다. 간이 지나친 것도 없다. 잘 구워진 가자미는 레몬소스가 들어간 양념장이 올려져 있다. 먹는 동안 생선의 비린 맛 없이 상큼함이 입안에 맴돈다. 김치는 샐러드에 가깝도록 만들어져 아삭하다. 모자라는 반찬은 언제든 셀프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기본으로 나오는 생선구이.
이곳은 음식도 좋지만 가게에 들어서면 풍경이 먼저 마음을 움직인다.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건물의 제일 높은 층에 자리 잡고 있어 그렇다. 저 멀리 광안대교와 오륙도가 보인다.

죽림소반이라는 이름은 대나무 숲 속에 차려진 소박한 밥상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빌딩이 대나무 숲처럼 서 있는 이곳에서 건강한 밥상을 받으니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정식 8천원, 강황 잡곡밥정식 9천원, 연잎밥 정식 1만 원, 약선 찹쌀 해물 파전 1만 5천 원. 영업시간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일요일 휴무. 설휴무 7~8일 (9일 17:00오픈).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2로 2 마린파크 20층 .051-731-2774.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캐리커처=조소라 프리랜서 soraa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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