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 백반을 성심성의껏 준비해 비싸지 않게 내놓는 식당

입력 : 2016-04-13 20:46:12 수정 : 2016-04-18 17: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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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식당'에서는 푸짐한 1인 상에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식사가 가능하다. 매일 바뀌는 반찬도 인기 비결이다.

맛있는 한 끼를 먹고 싶다. 맛은 기본이고 가격도 착하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은 집으로 골랐다. 매일 달라지는 반찬으로 인기가 많은 '삼부식당', 연탄에 구워낸 돼지불백이 맛있는 '진양연탄석쇠불백'이 있다.

"몇 명이 오셨나요?" 혼자라고 씩씩하게 대답은 했지만 혼밥이 외로운 건 사실이다. 부산진구 부암동 삼부본동아파트 옆에 있는 '삼부식당'에서는 혼자라도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삼부식당

"나도 먹으며 장사하니 제대로 준비"
주인 말처럼 11년째 찾는 단골들
쟁반 위 가지런한 집밥에 기운 '불끈'


혼자면 테이블이 더 편할 것이라며 자리로 안내해 준다. 주변에 1인 상을 받아 먹고 있는 손님이 많아 마음이 놓인다. 낙지볶음과 불백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낙불'을 시켰다.

동그란 쟁반 위에 계란말이, 김치, 나물 등 여러 가지 반찬과 낙불, 된장찌개, 밥이 함께 나왔다. 굳이 쟁반에서 음식을 내릴 필요 없이 그대로 먹으면 된다. 낙불에는 통통한 낙지와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들었다. 손이 가는 반찬으로 구성되어 받는 순간 기분 좋아지는 차림이었다.

혼자 밥을 먹기가 심심해 옆 테이블 손님에게 말을 걸었다. 그분은 "맛이 있어 자주 온다. 여긴 내가 좋아하는 맛집"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 뒤 테이블에서도 "이 집 맛있지"라며 맞장구를 쳐준다.

그는 혼자 먹기 외롭다면 합석을 하라는 제안을 했다. 아니면 곧 자기 일행이 뒤에 오니 같이 먹으라며 웃는다. 따뜻한 제안에 긴장했던 마음이 풀린다. 주민이 단골로 자주 오는 밥집이다 보니 분위기가 가족적이다. 다른 테이블 손님도 하동철 대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가족의 안부를 묻는다. 손님들이 서로 알은체를 한다. 그날 저녁 삼부식당은 사랑방 같았다.

며칠이 지나 근처에 갈 일이 있어 지인K 씨와 함께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돼지두루치기를 주문했다. 달콤한 간장 양념으로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왔다. 간이 세지 않고 맛이 있다며 함께한 K도 만족하는 눈치이다. 기본 반찬은 며칠 전과 또 달라져 있다. 여기는 자주 와도 질리지 않는다던, 그날 손님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11년째 운영하는 하대표는 처음부터 '정직하게 장사하자'고 결심했단다.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은 내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자기도 점심, 저녁을 삼부식당에서 먹어야 하니 더욱 맛있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웃는다.

휴무인 일요일이 되면 가족과 함께 다른 맛집도 다녀 본다. 연구도 하고 비교도 해 보려는 거다. 그도 손님의 입장이 되어 보고 느낀 점을 가게에 적용한다.

같이 먹는 밥이 좋겠지만 혼자 먹어야 한다면…. 혼자여도 외롭거나 슬프지 않은 '삼부식당'에 가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밥이 기다린다.

오리두루치기 8천 원, 돼지두루치기·낙지볶음·낙불 7천 원, 된장찌개 6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일요일 휴무. 부산 부산진구 새싹로 123. 부산진구청 입구 왼쪽 대각선 골목으로 직진, 삼부본동아파트 바로 옆. 051-809-8778.

진양연탄석쇠불백
'진양연탄석쇠불백'의 간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사람 키만큼 낮아진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렇다. 하지만 식사시간 즈음 이 근처를 지나가면 고기 굽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그 냄새를 따라가면 진양연탄석쇠불백이 자리 잡고 있다.

식사시간이 되면 늘 만석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조금 일찍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이름과 같은 대표 메뉴 '연탄불백정식'을 주문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메뉴가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식 대표는 가게는 작고, 찾는 사람은 많다 보니 현재는 1인분 주문을 받을수가 없단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석쇠에 익혀내 불향 가득한 고기
"먹어도 안 질리는 우리집 대표 메뉴"
양 넉넉하고 신선한 선짓국도 별미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에 반찬이 꽉 차게 나온다. 밥은 고봉밥으로 담겼다. 시래깃국까지 있으니 여기까지만 해도 웬만한 정식집 차림에 밀리지 않는다. 곧 선짓국과 불백이 나왔다. 일단 눈으로 보기에도 푸짐한 상이다.

먼저 고기 맛이 궁금해 한점 집어 들었다. 연탄불 위에서 석쇠로 익혀 낸 얇은 고기에는 기름기가 빠져 있다. 달콤한 고추장 양념 맛 끝에 매실 향이 살짝 올라온다. 직접 담근 매실청을 사용해서 맛을 내니 단맛에도 깊이가 있다. 불향이 밴 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내린다.

양념 고기가 조금 달다 싶을 때 선짓국과 함께 하면 궁합이 딱 맞다. 선도가 좋은 선지를 사용하고 콩나물이 많이 들어있다. 양이 넉넉해 선짓국이 주인공이라도 해도 될 정도이다.

매콤달콤한 불백은 밥도둑이다. 밥의 양이 많아서 남기기로 했던 다짐은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채소에 고기와 밥을 올리고 열심히 쌈을 싸 먹었다. 마지막엔 조금 남은 밥에 고기를 비벼 싹싹 다 먹고 말았다. 배가 부르지만 남은 고기를 포기 할수 없었다.

가게에서 이 대표의 얼굴 보기는 쉽지 않다. 철판에서 1차로 구워내고 주방 뒤편에서 연탄불에 돼지고기를 구워 내느라 바쁘다.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중국집을 운영했었다. 요리경력만 따진다면 4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살짝 한다. 4년 전쯤 손님들이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메뉴를 고민하다가 연탄불백정식으로 변경해 새로 문을 열었다. 지금도 맛에 대한 고민과 연구는 늘 한단다.

푸짐한 한끼에 가격이 너무 저렴한것이 아닌지 물었다. 그는 가족이 함께 운영하면서 인건비를 줄여서 가능하다며 웃는다.
친구와 가격 부담 없는 한 끼가 먹고 싶다면 '진양연탄석쇠불백'으로 가 보면 좋겠다. 하루 종일 든든하다.

연탄불백정식 7천 원, 연탄불고기 1접시(선지국 포함) 1만 5천 원, 진양냉면세트 6천5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일요일 휴무. 부산 남구 유엔평화로 161-5. 동명오거리에서유엔기념공원 방향, 가나병원 맞은편. 051-623-2555.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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