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초콜릿을 '빚습니다'

입력 : 2014-02-13 07:51:23 수정 : 2014-02-18 14: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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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쇼콜라티에 정유창 씨가 만든 각종 수제 초콜릿이 '알레프' 매장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다. 알레프 제공

"초콜릿 가게는 1년 안에 문을 닫지 않으면 거의 살아남는다고 보면 됩니다. 초콜릿만 팔아서는 아직 힘든 게 현실이죠."

청년 쇼콜라티에(초콜릿 요리사 혹은 초콜릿 공예가) 정유창(24) 씨가 건넨 첫마디는 다소 비장했다. 수제 초콜릿 전문점 '알레프'(blog.naver.com/alephcorp)를 운영 중인 정 씨 역시 여느 초콜릿 가게처럼 다른 음료와 디저트류 일부를 취급하고 있다. 그래도 손수 만드는 초콜릿만큼은 인공색소, 방부제, 첨가제를 일절 넣지 않은 100% 카카오 버터를 사용한다고 자랑했다.

정 씨는 경남 진주의 경상대 원예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언젠가 원예와 초콜릿을 접목한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 초콜릿 전문점 '알레프'

인공색소·방부제·첨가제 NO!
달 테마로 패키지 구성해 관심


그가 초콜릿이 좋아서. 초콜릿을 좇아 다닌 지는 4~5년에 이른다. 국내엔 정식 쇼콜라티에 국가기술자격증이 없다. 다만, 민간 협회나 단체 등에서 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한다. 그의 경우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쇼콜라티에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도제식으로 수업을 받았고. 초콜릿 공부를 하다 만난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외국인 선생을 초빙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공부를 했다. 심지어 해군 복무 시절엔 배를 타면서도 초콜릿 등 디저트 만드는 일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알레프'를 개점했다. 아버지 소유 건물 1층 공간을 쓴다고는 해도 걱정이 됐다. 하지만 자신의 대학 등록금은 물론, 매장 일을 도와주고 있는 여동생 학비까지 거뜬히 해결하고도 남았다. 그러니까 정 씨의 초콜릿은 '현재진행형'으로 발전 중이다. 그에게 물었다.

-초콜릿이 그렇게 좋은가요?

"네, 아직은 맛있어요. 하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자꾸만 예쁘게 꾸미는 데 정신이 팔려요. 초콜릿 본연의 맛으로만 승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초콜릿에 영혼을 담고 싶거든요."

정 씨는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요청으로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분수대 앞에서 '밸런타인데이 기념 초콜릿 공예전'을 열고 있다. 또한 'Moon(달)'을 테마로 한 '밸런타인 패키지'도 판매 중이다.

한편 '알레프' 외에도 부산에는 벨라루나(해운대구 중동·051-742-2427), 쇼콜라 제이(연제구 거제2동·051-507-1274), 엘 쇼콜라티에(중구 남포동·051-246-5845), 카카오 두(금정구 장전동·070-4249-9702) 등 수제 초콜릿 전문점이 10여 군데 영업 중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델리숍 '쁘띠빠라디'(051-749-2230) 초콜릿도 꽤 인기다.

※부산 사하구 승학로 210 청룡빌리지 1층. 사하초등학교 교문과 괴정119안전센터 사이의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다 오른쪽. 오전 11시~오후 10시. 수제 초콜릿 치고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팔레도르, 무스카딘, 넥타르 등 한 입 크기 초콜릿 봉봉 기준 개당 2천 원. 파베(생초콜릿)는 개당 1천 원. 인터넷으로도 판매 중이다. 051-294-1163. 김은영 선임기자

■Tip:수제 초콜릿 보관과 상미 기간은? 초콜릿의 맛과 향을 위해, 또 흰색 반점이 생기는 블룸 현상을 막기 위해 제대로 보관해야 하는데 온도는 12~18도, 습도는 65% 정도가 적당하다. 따라서 냉장고에 보관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딱딱해져 초콜릿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상미 기간은 생크림이 들어간 가나슈의 경우 7~10일, 그 밖의 가공제품은 2~3주 정도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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