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카카오에 특허침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친구 가운데 특정 게임을 설치한 친구 리스트를 전송하거나 SNS 게임 그룹 내에서 게임 랭킹을 제공하는 카카오 게임의 기능이 NHN엔터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다. 현재 NHN엔터는 이 같은 게임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한국(2014년 8월), 일본·미국(2015년 11월)에 친구API 특허권을 따놓은 상태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의 특허분쟁이 국내 게임산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게임계도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특허의 경우 단순한 표절 이슈를 넘어 경쟁사나 로열티 수익을 노린 특허괴물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 확대와 함께 게임 콘텐츠에 대한 국경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면서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 분쟁 빈도수도 자연스레 증가, 분쟁 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특허소송에 휩싸일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베끼기식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게임기자연구모임이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소프트웨어 특허와 관련된 소송의 빈도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허는 특허권리자의 공격과 방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허란, '기술적 사상'을 보호하는 권리를 말한다. 신규성, 진보성 등 유효한 요건을 갖춰야 특허로 인정받을 수 있다. 기존 특허상품을 약간 변형했다면 균등론에 따라 특허 침해가 되고, 유사성을 보이더라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요건이 포함됐다면 특허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특허는 고유한 표현에 대한 권리는 인정하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보호해주지 않는 저작권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특허무효심판을 통해 권리를 박탈 당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소송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경환 변호사는 "특허는 권리발생이 어려운 반면 상대적으로 권리범위는 넓은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특허무효심판에 의해 특허권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허침해 소송이 필요한 경우, 자신이 보유한 특허권이 해당 사안에 유효한지 꼼꼼한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NHN엔터와 카카오 사례는 어느 한쪽이라도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만약 특허소송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쟁점은 '특허무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게임과 관련된 특허는 '비즈니스 모델(BM) 특허'에 해당된다. BM특허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등의 통신기술과 사업 아이디어가 결합된 영업방법 발명을 일컫는다.
영업방법 자체만으로는 특허 등록을 할 수 없지만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등에 의해 그 아이디어의 구체적 기술수단이 뒷받침되는 특허라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그룹별 랭킹 제공 방법(친구 API)나 F2시스템의 핀볼 게임운용 방식, 킹닷컴의 모바일 디바이스 게임 인터페이스, 넥슨코리아의 제어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공 방법 등이 게임특허의 대표적인 예다.
김 변호사는 "국내에서 특허법으로 소송이 벌어질 경우 대개 대법원까지 올라가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며 "분쟁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특허 출원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약 게임특허 침해 소송에 휘말릴 경우 앞서 출원된 타 특허와 중복됐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허 무효화를 위한 특허무효화를 위한 노력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