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특혜법' 막는 것”…홍준표·최인호 'TK신공항' 공방
대구·경북(TK) 정치권 주도로 속도를 내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이하 TK신공항 특별법)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맞붙었다. 홍 시장은 최 의원을 향해 "특별법을 막겠다는 발상 자체가 괴이하다"며 비판했고 최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은 과도한 특혜"라고 맞받았다.홍 시장은 당초 부산 정치권을 설득 대상으로 거론해왔지만, 부산·울산·경남(PK) 반대 여론이 분명해지자 공세적 태도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TK정치권과 함께 TK신공항 특별법 2월 통과를 목표로 힘을 쏟아왔다. 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 위원장인 최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의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완전 저지’ 입장을 드러내 왔다.최 의원은 2일 오전 페이스북에 "문제투성이 TK신공항 특별법 내용을 대폭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으면 교통법안 소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제 의지는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적었다. 최 의원은 "저보다는 오히려 홍준표 시장님이 특정지역의 이해관계자"라고 표현했다. 전날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최 의원을 겨냥한 '저격글'을 올린 데 대한 반박이다.전날 홍 시장은 최 의원을 겨냥해 "TK신공항 특별법을 막겠다고 스스로 공언한 국회 국토위 법안 소위 위원장인 부산 출신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고백하듯이 이 법의 이해관계인이 아닌가"라며 "마치 가덕도 공항과 대구 신공항이 경쟁관계이므로 이를 막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괴이하기도 하지만, 국회법상 제척 조항도 있는데 이해관계인이 나서서 TK신공항 특별법을 나 홀로 막겠다고 공언하는 어치구니 없는 일이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홍 시장은 "세상이 참 비정상적으로 이상하게 돌아간다. 부산신공항과 대구신공항은 수도권 1극 체제를 막는 지방 연대이지 경쟁관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이에 최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께서 저를 이해 관계자라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폄훼했다. 마치 제가 부산, 경남, 울산의 이익만을 위하는 국회의원으로 공격한 것"이라며 "TK신공항 특별법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난맥상을 바로 잡는 것은 국회 교통법안 소위 위원장으로서의 책무이자 도리이다. 가덕신공항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법이나 정부 정책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인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이어 최 의원은 "이런 의미에서 저는 가덕신공항의 이해관계자이기 이전에 우리나라 항공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소신대로 일을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정권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TK정치권의 과도한 특혜 추진에 맞서겠다"고 TK신공항 특별법 저지 입장을 확고히 했다.최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의 문제로 △중남부권 중추공항 명시 △활주로 용량 3.8km 내용 명시 △예타면제와 국비지원 내용 명시 △종전부지 개발과 특별구역 지정 내용 △공항 개항시점 2028년 명시 등을 짚으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핵심 문제점만 추려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킬수 있겠나"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위원장으로서 대한민국 항공 정책의 난맥상을 바로 잡고, 정권의 힘을 배경으로한 특정법안에 과도한 특혜가 담기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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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보고싶었습니다 산복빨래방, 3개월 만의 근황
안녕하세요, 산복빨래방입니다. 산복빨래방은 지난해 운영을 마쳤습니다. ‘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는 빨래방’ ‘부산 산복도로의 진짜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을 목표로 6개월 전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 2030팀은 산복빨래방 문을 열었습니다.
지도에서 사라진 추억의 장소, ‘레코드 부산’에선 살아날지도
우리 모두는 저마다 추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특별한 추억이 담긴 장소가 사라지면, 애틋함은 배가되죠. 시간은 무심히도 흘러, 사라진 장소의 흔적은 빠르게 지워집니다. 영원할 것 같던 기억들도 점점 흐릿해집니다.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다지만, 추억은 붙들 수 있지 않을까요. 25일 〈부산일보〉는 사라진 부산 추억의 장소를 한데 모은 지도 페이지 ‘레코드 부산(record.busan.com)’을 오픈합니다. PC뿐 아니라, 모바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추억이 살아 있는 지도, 레코드 부산에서 여러분의 추억을 공유해 보세요. ■ 우리들의 블루스 “1973년도 23세 때 광복동 무아 음악실에서 우리 영감 처음 만나 인연이 되어 결혼하여 아들 딸 낳고 지금까지 음악을 사랑하며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고마운 음악실입니다.(hsuk****)” 3월 시작된 〈부산일보〉 디지털 기획 시리즈 ‘레코드 부산’ 기사에는 독자들의 추억 댓글이 달렸습니다. 추억의 식당 ‘호수그릴’ 편에는 “며칠 전 92세로 돌아가신 울 아부지가 여대생이 된 나에게 양식 먹는 법 가르쳐주신 곳(bene****)”이란 사연이올라왔습니다. 추억의 장소에 담긴 독자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이제는 레코드 부산 홈페이지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기뻤던 순간도, 슬펐던 일도, 소소했던 일상도 돌이켜 보면 모두 추억이죠. 여러분의 추억이 담긴 장소는 어디인가요? ■ 추억이 살아 있을지도 홈페이지에 접속해 ‘추억 여행 떠나기’를 누르면 추억 여행이 시작됩니다. 부산 추억의 장소를 배경으로 한 영상이 끝나면, 이 홈페이지의 주인공인 ‘살아있는 지도’가 펼쳐집니다. 이제는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산의 사라진 장소들이 살아 있는 지도입니다. 미화당백화점, 동래동물원, 호수그릴, 마리포사 등 부산 시민의 추억이 담긴 장소 70여 곳이 표시돼 있습니다. 부산닷컴에 간편 로그인만 하면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댓글은 글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올릴 수 있습니다. 지도에 독자들이 소장한 사진을 더한다면, 독자들의 추억 지도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도 위에 내 추억의 장소가 없다면, ‘추억 더하기’ 게시판을 통해 추천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공감과 추천을 받은 장소는 자문을 거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레코드 부산 자문위원으로는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동길산 시인, 이동현 부산연구원 부산학센터장, 이용득 부산세관 박물관장, 차철욱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장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24일까지 다양한 오픈 이벤트도 마련돼 있습니다. 특별한 사연을 담은 댓글이나, 귀중한 사진 자료 등을 제공한 독자를 선정해 시상품을 지급합니다. 사라진 부산 추억의 장소를 다시 기록하는 레코드 부산을 독자 여러분의 추억으로 가득 채워 주길 바랍니다.독자 여러분이 들려줄 소중한 추억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부산숨비
부산은 해녀사에 의미가 큰 도시다. 1887년 ‘출향 물질’을 떠난 제주 해녀가 처음 정착한 곳이 부산 영도다. 부산은 ‘육지 해녀’의 중심지였지만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고, 시나브로 소멸하고 있다.
클래식과 청중 사이 GMC의 100번째 ‘음악 다릿돌’
부산 수영구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3에 개관한 ‘금난새 뮤직센터(GMC)’가 오는 4일 100번째 연주회를 연다. 코로나19 와중인 2021년 4월 개관한 이래 그해에만 41회, 다음 해인 2022년 57회 등 총 98회 연주회를 개최했고, 2023년 새해 들어 지난달 14일 99번째 음악회를 연 데 이어 이번에 100회를 맞은 것이다. 100회라고 해서 별다른 행사를 기획하거나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한 건 아니지만, 평소처럼 기획하고, SNS(인스타그램 @gumnanse.music.center)를 통해 공연 내용을 알리고, 네이버를 통해 예약받았다. 좌석 수도 100여 석으로 많지 않고, 전석 무료 초대지만 음악 애호가 사이에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오는 4일 공연도 티켓 오픈 10분 안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4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여준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을 피아니스트 우미혜의 반주로 연주한다. 김여준은 2015년 예술의전당 가을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2020년 금호 영아티스트콘서트로 첫 독주회를 마쳤다. 2022년 제38회 부산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서울대에 재학 중이다. GMC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금난새(76) 지휘자는 “음악이 그냥 음악가들만의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청중에게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매달 한두 차례 여는 ‘GMC 체임버 시리즈’만 하더라도 가급적 젊은 음악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금난새는 또 “어쨌든 제 이름을 딴 공간이 부산에 생긴 만큼 고향 부산을 위해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이러한 금난새의 바람은 조금씩 효과를 보인다. 예를 들면 GMC 연주회를 다녀간 관객이 잇달아 개별 음악회를 요청하면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 음악회가 부산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연주회 장소도 중고교나 대학교 강당이 있는가 하면, 구립문화회관 순회 연주회도 있다. 동네 주민을 초청한 음악회를 연 적도 있다. 올해는 모 구청에서 구민을 위한 프로젝트 음악회를 5회에 걸쳐 열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상태다. 3일 오전엔 문현여고 학생을 상대로 음악회를 개최한다. “클래식 음악은, 아는 사람, 되는 사람, 내가 난데 하는 청중을 향해서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 철학은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음악)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요. 부산은 야구가 유명하잖아요. 그것도 충분한 자랑거리가 되겠지만, 이제 오페라하우스니, 부산아트센터 같은 공간이 생기는 만큼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GMC도 연주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청중들에게 실내악의 묘미를 많이 느끼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 솔선수범한 사람다운 발언이다. 금난새는 ‘해설이 있는 연주회’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 장본인이지만, 국내 클래식 대중화 역사에서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마에스트로이다. 알려졌다시피 금난새는 유명 작곡가이자 동래여고·경남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던 부친 금수현을 따라 부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70대인 지금도 한 해 100회 이상 연주를 꾸려 갈 만큼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 그가 진행하는 음악회를 가 보면 매우 편안하고 유쾌하다. 지난달 14일 GMC에서 열린 99번째 연주회 때도 객석의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치열한 네이버 예약에 성공해 오신 분들이죠. 어렵게 오신 분들인데 좌우로, 앞뒤에 계신 분과 서로서로 인사부터 나누시죠.” 심지어 젊은 기타 연주자에겐 “혹시, 안경을 벗고 연주하면 어때요?”라고 하거나 무대의상이나 소품에 대한 제언도 서슴지 않아서 연신 웃음을 자아냈다. 금난새는 “지휘자는 보통 말을 안 하는데 나는 한다”면서 “교수나 선생님처럼 연도가 어떻고 형식이 어떻고 식으로는 아니고 판타지, 그 음악이 가지는 판타지를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올해 GMC는 한 달에 두 번 ‘GMC 체임버 시리즈’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해 반응이 좋았던 ‘F1963 섬머 뮤직 페스티벌’이나 ‘GMC 가을 실내악 축제’도 열 계획이다. 금난새는 현재 뉴월드필하모닉과 성남시향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도 맡고 있다. 한편 고려제강 F1963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안기 이사는 “2021년 개관한 GMC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체임버 뮤직의 대중적 보급과 젊은 음악 영재들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무대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GMC가 예술전문 도서관인 F1963도서관과 함께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편안한 밤, 따뜻한 불… “끌리는 대상과 시간을 그리고 있어요”
“밤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기 좋은 시간이죠. 20대 때도 스케치하러 가야지 하면서 밤에 돌아다니곤 했어요.” 오소영 작가의 개인전 ‘달과 불과 밤과 나’가 부산 중구 중앙동 18-1 갤러리(대청로141번길 18-1)에서 10일까지 열린다. 2020년 개인전 이후 부산에서 약 3년 만에 열리는 전시이다. 오 작가는 밤 풍경을 주로 그리는 이유에 대해 밤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사한 햇빛도 좋지만 그건 껍데기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안(내면)에 있는 것들이 밤에 더 잘 보여요. 센티멘털해지는 상황을 즐긴 것 같기도 하고요.” 1966년생인 오 작가는 부산대 미대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활동하다 1년 반 전에 부친 오우암 작가와 함께 경남 함양으로 거처를 옮겼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활달하다고 그래요. 활달한 성격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적인 것을 지향하는 마음이 있어요. 산속으로 온 것도 고요한 것이 좋아서 그랬어요.” 이번 전시 작품은 모두 함양에서 그린 신작이다. “예전 그림과 비교하면 편안함이 느껴져요. 함양에 와서 안정을 찾았고, 아버지도 건강해지셔서 다시 그림을 그리고 계세요.” 지평선 위 작은 집을 그린 30호짜리 ‘밤’은 정확하게 말하면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담아냈다. 어두운 땅과 구름이 가득한 하늘의 모습까지 종교적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네요.” ‘밤’과 함께 등장하는 ‘불’ 그림도 차분하다. 오 작가는 자신의 불은 ‘태워 없애는 불’이 아니라고 했다. “첫 개인전에서도 불을 그렸어요. 스스로 늘 나는 ‘불’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실제 사주에도 불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젊은 시절에는 자신을 ‘엄청나게 타오르는 불’이라 느꼈다면, 나이가 드니 ‘그런 시기가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제는 따뜻하게 조명하는 불이 된 것 같아요.” 오 작가는 최근 캔버스 대신 종이를 자주 사용한다. 유화 물감은 종이 위에서 흡수되고 번지고 또 미끄러진다. “캔버스 작업도 두 점 전시했는데 일부러 물감을 얇게 발랐어요. 유화의 두께감도 ‘치장’처럼 느껴졌거든요. 유화의 기술적인 면을 모두 배제하기 위해 무광 처리도 했죠.” 밤, 불, 달 그리고 작가 자신. 오 작가는 전시작 중 ‘나’를 그린 작품은 딱 1점이지만 자신은 모든 그림 속에 들어 있다고 했다. “까만 집 속에도 내가 있고, 하늘을 바라보는 내가 있죠. 내 앞에 펼쳐진 것들, 아주 사적인 풍경을 그린 작품들이거든요.” 자신이 끌리는 대상과 시간을 그리고 있다는 오 작가가 말했다. “밤, 불, 달, 나. 그들은 낱낱이기도 하지만 한데 어울려 있기도 해요. 앞으로도 그것들을 쫓아가며 계속 그릴 것 같아요.”
부산오페라단연합회 새 회장에 장진규 드림문화오페라단 단장
부산오페라단연합회 새 회장에 장진규(53) 드림문화오페라단 단장이 선출됐다.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1일 오전 금정문화재단 1층 리딩룸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장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솔오페라단, 부산오페라단, 그랜드오페라단, 아지무스오페라단, 드림문화오페라단, 뉴아시아오페라단, 온누리오페라단, 올웨이오페라단, 부산캄머오페라단, 나눔오페라단 등 부산의 10개 민간 오페라단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10여 개의 민간 오페라단이 더 있지만 연합회에는 소속되지 않았다. 독일 쾰른음대에서 오페라(테너)를 전공하고 2005년 귀국 이후 부산에서 활발한 오페라 활동을 하는 장 신임 회장은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부산오페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오는 8월께 제1회 소규모오페라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오페라의 저변을 확대해 다가오는 부산 오페라 시대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지난해 4월 ‘부산오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토론회’를 연 것 외에도 지난 한 해 동안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팔리아치’ ‘라보엠’ ‘마술피리’ ‘말뚝이 가라사대’ ‘피가로의 결혼’ 등을 무대에 올렸다.
“위안소는 일본군 군사시설” 가해 시스템을 증명하다
하종문 한신대 교수의 <진중일지로 본 일본군 위안소>는 진중일지라는 공식 기록물로 ‘위안소’를 일본군의 군사시설로 증명한 최초의 저작이다. 일본군의 가해 시스템을 증명한 문제작이다. 2007년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자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했다. 이 책은 그에 맞서 위안소를 일본군 조직 체계와 작전에 깊숙이 결부된 군사시설로 정의한다. 먼저 전 단계다. 1931년 만주사변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본군은 병사의 성욕 처리 방안을 놓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개선책을 강구했다고 한다. 그런 이후 1937년 중일전쟁 때부터 일본군은 본격적으로 콘돔 조달과 위안부 징집을 위해 움직였다고 한다. 1937년 일본군 장교의 일기에 따르면 군이 중국인 여성을 모집해 후저우에 ‘오락기관’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일본군 상하이파견군 문서에 따르면 한 장군이 육군성에 요청한 대로 100만 개의 콘돔을 상하이파견군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때 위안부 모집에 일본군과 일본 정부기관이 동원된다. 1937년 12월 중순 일본 본토와 조선에서 3000명의 위안부 모집이 시작됐다. 모집한 위안부를 중국으로 이송하는 데는 ‘군용선’이 투입되었다. 이렇게 일본은 군과 정부 차원에서 계통적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일본군이 위안소를 체계적으로 운용했다는 ‘공식 기록’의 증거는 차고 넘친다. 1938년 중일전쟁 때 진중일지에서는 ‘특종위안소가(假)규정’과 ‘특수위안소 취체규정’이 확인된다. 특히 ‘취체규정’은 위안소의 새로운 출현을 웅변한다는 것이다. 취체규정에 따르면 해당 군부대 사령관과 전임장교가 위안소 개설과 존폐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지녔는데 즉, 위안소 개설 권한은 현지 영사관이 아니라 현지 부대장이 행사했다는 것이다. 군사시설의 일부였던 것이다. 이번 책은 15년간 틈틈이 진중일지를 읽고 분류 검토 분석한 작업의 결실이라고 한다. 일본 육군은 물론 외무성과 내무성까지 위안소 설치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1941~1945년 아시아·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위안소는 곳곳으로 확산한다. 책은 진중일지를 토대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인도네시아 말랑과 암본의 위안소도 찾아냈다. 6장 ‘아시아·태평양 전쟁 시기 지역별 위안소 체계’에서는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버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 주둔한 부대와 위안소의 흔적을 좇고 있다. 7장 ‘오키나와 결전과 위안소’에서는 오키나와 전투를 볼 때 위안소 제도는 완성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군 상륙을 앞두고 민간인을 퇴거시키면서도 위안부는 ‘군 요원’이라며 잔류시켰다는 것이다. 군의 부속시설로 여겼던 위안소를 실질적인 군사시설로 변모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외교 관료와 일부 언론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관계의 갈등과 대립은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며 “한국의 지식인들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것이 역사 인식의 빈곤과 왜곡”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김학순이 광복 46년 만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다. 저자는 “김학순은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각자였으나 그 이후 30년 넘게 여전히 험로를 걷고 있다”며 “이 책이 그 험로를 헤쳐나가는 작은 길라잡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종문 지음/휴머니스트/728쪽/3만 5000원.
“동남권 먹거리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분야서 부울경 협력해야”
동남권 뿌리산업이자 먹거리인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분야에서 부울경 기업이 협력해야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산업혁신과학원(BISTEP)은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울경 주요 기업 사업영역 분석에 기반한 산업 혁신방안 연구 :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기업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공동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부산은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산업 모두 금속을 비롯한 1차 부품 생산과 설계 등 엔지니어링에 주력하고 있지만, 울산과 경남은 부품을 조립하고 가공하는 영역이 크다. 부울경 기업이 공급 사슬을 만들고 IT 기업과 협력한다면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자동차 부품 산업을 살펴보면 부산의 경우 금속, 플라스틱 소재를 가공해서 납품하는 소재 유형 기업이 많고 규모가 컸다. 울산과 경남은 지역 내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 볼보, GM 인근에 조립 가공을 통해 모듈 제품을 생산하는 상위 협력업체가 많은 이유로 조립 가공 유형의 비중이 컸다. 조선기자재 산업 구조도 비슷했다. 부산은 단위 기계 부품이나 소재, 소재 1차 가공 제품을 납품하는 유형의 기업이 많았다. 또 설계기업, 수리 유지관리 서비스 같은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이 가장 많았다. 울산은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 주변에서 중량물을 취급하면서 설치 공사 유형과 조립가공 유형이 대다수였다. 경남도 울산과 비슷한 구조였고 조립가공·설치 유형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도 실시했는데, 자동차 부품 기업과 조선기자재 기업에 온도 차가 있었다. 자동차 부품 기업 사이의 부울경의 협력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 대신, 타지역이 보유한 시험인증장비 활용에 대한 수요나 타지역 협력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 수요는 있었다. 조선기자재 기업은 상대적으로 협력에 적극적이었는데, 산업 특성상 선박 수주마다 거래처가 바뀔 수 있어서 공급사슬이 더 역동적이기 때문으로 봤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를 중심으로 협력 구조가 짜여 있어서 지역 간 협력을 통해 크게 상황이 바뀌기 어렵다. 보고서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든 조선기자재 산업에서 아직 공급사슬 구조가 확립되지 않은 미래 제품을 개발할 때는 부울경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T 산업을 비롯한 타 산업과 연결도 중요한데, 이 경우 산업 간 협력에 대한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BISTEP 이우평 선임연구원은 “부울경 지역 간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공동사업을 발굴하는 등 실무조직 확충을 통해 부울경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기업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빙산이 녹아도 해수면은 올라가지 않는다?”
얼음 때 커졌던 부피가 녹으면 감소 육지 위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 상승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 ‘만물은 물이다’ 주장 커다란 파장 신화·초자연적인 존재에서 탈피 이성·과학 통해 세상 원리 설명 유럽 겨울 축구리그 난류로 가능 볼리비아, 전쟁서 패해 내륙국가 아픔 물을 통해 과학·문화·역사·일상 통찰 서양철학에서 최초로 물을 언급한 사람은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고 추켜세운 인물이다. 탈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고 추앙받는 것은 “만물은 물이다”라고 주장한 그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 주장은 고대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고대 사람들이 생각한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는 신화였다. 사람들은 세상을 지배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다고 믿었다. 탈레스의 주장을 시작으로 이성과 과학을 통해 세상의 원리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우주의 근원과 자연의 이치를 물로 설명하고자 했다. 탈레스가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물이라고 주장한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생명체가 물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탈레스는 물은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은 물론이고 파도가 치는 것도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도 모두 물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이 자연 상태에서 고체, 액체, 기체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물질이라는 사실도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고체, 액체, 기체는 물이 변해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액체는 물이 변형된 것이고, 고체는 얼음이 변형된 것이며, 기체는 수증기가 변해서 만들어진 것이라 믿었다. 탈레스의 이 생각을 출발점으로 철학자들은 세상 만물을 지배하는 원리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적인 존재 또는 과학적인 물질일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탈레스가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며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레레이에 비견될 만큼 혁명적이었다. 서양철학에서 물은 탐구의 대상이었지만, 동양철학에서 물은 비유의 대상이었다. 도가의 대표적인 경전인 <도덕경>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가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은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르고 만물에 생명을 부여하지만 다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물’이란 키워드 하나로 과학, 문화, 역사, 일상을 꿰뚫는 ‘물의 인문학’을 다룬 책이다. 과학의 영역에 고여 있던 물에 새로운 물길을 내어 물이 다양한 영역으로 스며들게 했다. 지난 30년간 물에 대해 연구해 온 ‘물박사’인 저자는 물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 생활에 스며든 물이 어떻게 문화를 창조했는지, 물 하나로 역사가 어떻게 뒤흔들렸는지, 그리고 왜 일상에서 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지 등 총 4부로 풀어냈다. 저자는 물을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재료’이자 ‘지구 역사를 온전히 지켜본 물질이자 지구 생명체에 절대적인 존재’로 칭한다. 물은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나라의 운명까지 결정하는 물질이다. 물이 부족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은 곧 생명’인 셈이다. 물의 과학과 관련해 ‘빙산이 녹아도 해수면은 올라가지 않는다’라는 부분이 눈에 쏙 들어왔다. 물 위에 떠 있는 빙산이 녹으면 수면의 높이는 어떻게 될까? 예상과 달리 극지방의 빙산이 녹아도 바닷물 수위는 높아지지 않는다. 얼음으로 존재할 때 커졌던 부피는 녹아서 물이 되면 다시 줄어들기 때문에 빙산이 바다로 녹아들어도 해수면 높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마치 컵에 있는 얼음이 다 녹아도 컵에 담긴 물의 높이는 변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해수면 상승은 녹아내리는 빙산 탓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해수면 상승을 걱정하는 얼음은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이 아니라 땅 위를 덮고 있는 빙하이다. 극지방에 있는 얼음은 형태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은 ‘빙산’, 육지를 덮고 있는 얼음은 ‘빙하’, 그린란드나 남극 대륙과 같이 넓은 면적을 덮고 있는 빙하는 ‘빙상’이라고 한다. 빙산은 녹아도 해수면이 상승하지 않지만, 육지를 덮고 있는 빙하나 빙상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나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이 60m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은 역사적으로 볼 때 인류 문명의 발달을 촉진했다. 토머스 뉴커먼이 1705년 최초로 증기기관을 발명했고, 제임스 와트는 기존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개량해 현재와 같은 모양의 증기기관을 만들었다. 기본적인 원리는 물을 끓여 발생하는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장치를 회전시키는 방식이었다. 끓는 물이 만들어준 1차 산업혁명은 인류 문명에 혁명을 가져왔고 프랑스의 발명가 제노베 그램미가 인류 최초로 발전기를 만들면서 2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유럽 축구 리그가 겨울에도 열리는 이유가 멕시코만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북대서양 난류 영향이라는 점, 한때 바다를 가졌지만 19세기 이웃 나라 칠레와의 전쟁에서 패해 내륙 국가가 된 볼리비아의 아픈 역사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물을 따라가는 지적인 여정을 통해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다. 최종수 지음/웨일북/328쪽/1만 8000원.
“욱해서 때렸다” 학원 강사가 학생 폭행… 코뼈 부러져
경남 사천시에서 한 학원 강사가 중학생 제자에게 주먹을 휘둘러 코뼈를 부러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2일 사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20분께 사천의 한 학원에서 강사 A씨가 중학생 제자 B군에게 주먹을 휘둘렀다.CCTV에는 당시 강의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A씨를 말리는 모습과 A씨가 재차 폭력을 가하려고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특히 A씨는 B군을 폭행한 뒤 119에 신고하지도 않고 30분 정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B군은 병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코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부모는 그날 곧바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폭행 장면이 담긴 학원 CCTV를 확보하고,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 또 A씨에 대해 100m 이내 접근금지 조치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신청했다.A씨는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한 B군에게 주의를 줬는데 ‘놓아달라’는 말과 함께 자신을 살짝 밀쳤다. 순간 너무 욱해서 B군을 때렸다”면서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경찰은 당시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조사와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잠깐 읽기] 예술가 가수 최백호의 진정성 담은 첫 산문집
최백호는 예술가다. 이건 아는 사람은 안다. 그의 섬세한 감성을 동시대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그는 부산 출신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는 1950년 기장 출생의 그가 낸 첫 산문집이다. 한 번 그의 콘서트에 가서 느낀 것은 그의 노랫말이 그의 온몸의 표현이라는 거였다. 귓등을 스쳐 흘러가버리는 노랫말이 아니라 그의 생이 진실하게 실린 무엇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쓴 이 산문집의 글도 그의 삶과 내면이 그대로 느껴진다. 38편의 글이 실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간이 크다, 고 하지만 자신은 소심하기 짝이 없단다. 무대에 서서 기타를 들지 않을 때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기하게도 노래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손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 열창하고 있더라는 거다. 그는 노래할 때 사실 작두를 탄단다. 음악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날카로운 작두를 탈 수밖에 없단다. 스무두세 살 힘든 무명가수 시절, 최백호는 부산의 어느 음악감상실의 인기 DJ이자 친구인 홍수진이 “이거 당신이 좋아할 거야”라며 잭 케루악의 <노상에서>라는 책을 주더란다. 비트와 히피의 근원이 된 케루악의 경험담이 담긴 거였는데 최백호는 그 책을 읽고 열정이 터져 나와 무모하고도 과감하게 기타 하나를 달랑 들고 낯선 서울로 향해 가수가 됐다고 한다. 최백호는 그 책을 40여 년 만에 <길 위에서>란 이름으로 다시 만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데, 그 DJ 친구는 지금 세상에 없다. 그가 노래 ‘영일만 친구’의 주인공이다.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낡은 단어다. 우리는 그 단어를 너무 많이 소비했고, 삶을 담아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백호는 다시 ‘진정성’을 말한다. 그의 발성으로, 그의 어법으로 말하는 그 ‘진정성’이 책 속에서 오롯이 살아 있다. 최백호는 말과 삶의 예술가다. 최백호 지음/마음의숲/240쪽/1만 7000원.
삼성重, 올해 ‘스마트 조선소’ 전환 속도 낸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기술을 활용한 제조 혁신 고도화를 통해 데이터에 근거한 최적의 의사결정과 경영자원 효율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 모든 과정(EPC,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개발해 본격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SYARD는 종전까지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방대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빅데이터하고 연결‧분석한 정보를 시각화해 실시간 제공하는 경영관리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해 인력, 자재, 에너지 등 경영 자원의 효율적 관리, 리드타임 단축은 물론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제거할 수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4차 산업혁명, 인력 부족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DT 기술을 토대로 생산, 설계, 업무 등 전 분야에 걸쳐 스마트화를 추진 중이다. DT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기존 아날로그식 구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을 뜻한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을 플랫폼 기반의 고효율 기술집약 산업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까지 △메타버스 기반 원격 품질검사 플랫폼 △대화형 설계 챗봇(ChatBot) △3D 모델링 및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생산 무도면 시스템 등을 개발해 적용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총원가 10% 개선’을 달성하고 2025년까지 축적된 스마트 기술을 선급, 협력사, 고객으로 확대해 공급망 전방위에 걸쳐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스마트SHI 사무국 이중남 팀장은 “SYARD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 전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차별화된 DT 기술로 스마트 조선소 완성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비운의 농구 스타 김영희, 이승의 코트 떠났다
비운의 농구 스타 김영희가 영면에 들었다. 국내 여자 농구 최장신 센터로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인 김영희 씨가 1월 3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9세. 1963년 울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생 무렵 키가 급성장하며 당시 농구 명문 부산 동주여중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숭의여고를 거쳐 1979년 실업팀인 한국화장품 여자농구단에 입단했다. 2m에 이르는 큰 키를 바탕으로 코트를 주름잡은 고인은 태평양화학 소속이던 박찬숙과 함께 1980년대 한국 여자농구 붐을 주도했다. 숭의여고 시절 일찌감치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에 공을 세운 고인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구기종목 최초의 은메달 쾌거 주역으로 활약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은메달에도 공을 세운 고인은 대한민국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받았다. 하지만 고인은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은 후 별도 은퇴식도 없이 코트를 떠나야 했다. 흔히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 과잉 분비로 신체와 장기 등이 커지는 질병이다. 이후 30년 넘게 투병 생활을 이어 온 고인은 생활고에도 시달렸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며 문화체육부와 허재·서장훈 등 농구인들이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최근까지 요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진 고인은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WKBL은 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에 앞서 묵념을 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4일 오전 8시 30분 부천 다니엘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별도 빈소는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nt 에너지, 사우디 현지 공장 증설
창원에 본사를 둔 SNT에너지가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SNT에너지는 “1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Dammam)에서 현지 법인인 SNT걸프(Gulf)의 에어쿨러 공장 증설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미셸 빈 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와 푸아드 모하메드 무사 에너지부 차관, 살렘 알 후라이시 아람코 구매부사장 등 발전산업 관련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SNT걸프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진출한 SNT에너지의 100% 자회사이다. 화공 플랜트용 에어쿨러를 주로 생산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계자가 해외 투자 기업의 기념식에 대거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SNT걸프의 성공적인 사우디아라비아 현지화와 중동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기념식은 지난해 말 사막 신도시인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등에 이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현지의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는 게 SNT 측의 설명이다. SNT걸프의 공장 증설로 생산 능력은 기존에 비해 배 이상 크게 늘었다. SNT걸프는 이를 기반으로 화공플랜트용 에어쿨러 생산을 더욱 확대해 중동 시장의 사업 수주와 현지 기반 수출 시스템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 법원, 소비자 아닌 애플 손 들었다
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지숙)는 2일 소비자 9800여 명이 애플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병합된 사건들까지 더하면 총 원고는 6만 2000여 명에 달한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소송 비용은 모두 원고인 소비자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 사건은 2017년 12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가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한 뒤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아이폰의 속도가 느려지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신형 아이폰으로 교체할 것을 노리고 애플이 매출 증대를 위해 고의로 성능을 떨어뜨렸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스마트폰이 갑자기 꺼질 수 있어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력 수요를 감소시켰다며 사실상 성능 저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새 제품 구매를 유도하려는 조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애플을 상대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이 잇따랐다. 국내 소비자들도 2018년 3월 “문제의 업데이트를 설치해 아이폰 성능이 저하되는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1인당 2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비자 측은 “애플이 문제가 된 iOS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의 성능저하가 일어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배터리 결함 은폐, 고객 이탈 방지, 후속 모델 판매촉진 등을 위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숨긴 채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20년 3월 미국에서 구형 아이폰 사용자 한 명당 25달러(약 3만 400원)씩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합의금은 최대 5억 달러(약 6000억 원·이하 현재환율 기준)로 추산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같은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미국 34개주에 총 1억 1300만 달러(약 1375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칠레에서 당한 집단 소송에서는 지난해 4월 총 25억 페소(약 38억 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오일 머니’ 앞세운 중동…아시안컵 축구 3회 연속 개최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다. AFC는 1일(한국시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33차 총회에서 2027년 남자 아시안컵 대회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AFC 아시안컵은 3회 연속 중동 국가에서 열리게 됐다. 1956년 시작된 AFC 아시안컵은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축구 국가대항전이다. 당초 2027년 대회는 인도, 이란, 카타르, 우즈베키스탄도 유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나둘씩 철회해 사우디아라비아만 후보로 남게 됐고, 결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안컵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7년 대회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로 결정되면서 아시안컵 대회가 3회 연속 중동에서 열리게 됐다. 2019년 대회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렸고, 올해 2023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다음 대회도 중동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막대한 자본 투입에 아시아 최대 축구 축제가 중동에서만 3연속으로 열리는 형국이다. 당초 2023년 아시안컵은 중국에서 유치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권을 반납해 재투표를 통해 카타르 개최가 결정됐다. 2023년 대회 유치전엔 한국도 뛰어들었지만, 카타르의 ‘오일 머니’에 밀리고 말았다.
전세가율 90%까지 반환보증 가입…‘안심전세앱’으로 전세사기 막는다
시세 대비 전세가율 100%까지 가입을 허용한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을 앞으로는 90%까지로 낮춘다. 그동안 이 제도를 무자본 갭투자 수단으로 악용해 조직적으로 전세사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안심전세앱을 출시해 빌라·다세대 등 소형주택의 시세와 악성 임대인 정보 등을 통합해 제공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전세 보증 사고액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조 2000억원에 달하며 전세사기 검거 건수도 3배 이상으로 증가(187건→618건)했다. 여기에 공인중개사의 사기 가담 사례도 다수 적발되는 등 파장이 확산됐다. 전세사기 피해 증가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데 특히 시세 100%까지 가입 가능한 보증금반환보증을 악용한 깡통전세 계약이 분양대행사·중개사 등과의 공모 하에 체결돼 왔으며 명의변경, 확정일자 직후 선순위 근저당 설정 등 다양한 사기사건이 있었다. ■ 전세가율 90%까지 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먼저 전세가율 90%까지만 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가율 90%란 매매가격이 3억원이라면 전세가격은 2억 7000만원인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금 반환보증은 매매가 100%까지 보증가입을 허용했다. 이에 임대인과 중개사 등은 시세 100%까지 보증가입이 가능함을 악용해 세입자에게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했다. 실제 빌라왕의 전세보증 주택의 평균 전세가율은 98%로 시세나 전세가격이나 거의 비슷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는 무자본 갭투자 근절 및 악성 임대인의 퇴출 등을 위해 보증대상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내린다. 이와 함께 일부 감정평가사들이 전세사기에 가담한다는 지적이 있음에 따라, 앞으로 감정평가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하고 감정평가사협회에서 추천한 법인의 감정가만 인정하기로 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임대사업자는 이를 통해 세입자에게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없다고 안심시킨다. 그러나 실제론 보증에는 미가입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세입자 거주 주택은 보증을 가입해야만 임대등록을 허용하고 공실은 등록후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만약 가입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에게 통보해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할 예정이다. ■ 안심전세앱 출시…연립·다세대 정보 제공 정부는 이번에 ‘안심전세앱’을 내놓는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이 주로 찾는 신축빌라는 시세정보가 없어 전세사기 위험에 대한 진단이 곤란했다. 앞으로는 HUG의 ‘안심전세앱’을 통해 신축빌라 등의 시세, 악성 임대인 정보, 세금체납 정보 등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기로 했다. 앱에서는 연립·다세대, 소형 아파트의 시세와 전세가율・경매낙찰률 정보를 함께 제공할 예정인데 2월부터는 수도권, 7월부터는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세입자가 위험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보증사고 이력 등 임대인 정보를 제공하고 납세증명서 등 세금체납 정보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임대차 계약후 보증금이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 확정일자 확인 후 대출을 진행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중개사 범용 계약서에 대항력 확보 전에 근저당 설정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특약도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의 세금・이자체납 등 신용정보와 주택의 선순위 권리관계・전입세대 열람 등을 세입자가 확인시켜야 한다. 전세사기 방지 특약, 등기부에 포함되지 않는 확정일자 부여 현황 등 계약 시 유의사항을 중개사가 확인하고, 전세가율·전세보증 상품 등에 대해서도 임차인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토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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