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나와도 웬만하면 ‘집유’… 중처법 형량 손본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이후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10명 중 9명이 실형을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울산·창원지방법원 등 5개 지방법원을 제외한 11개 법원에서는 실형 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는 반면 경제계는 책임 정도에 따른 신중한 처벌을 주문한다. 법원마다 양형 기준이 들쑥날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대법원은 사망 사고 발생 때 기본 형량을 높이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일인 2022년 1월 27일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법원에서 1심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228명이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107명 중 98명(91.6%)이 집행유예를 받았고, 실형은 9명(8.4%)에 그쳤다. 벌금형은 75명, 무죄는 16명으로 집계됐다. 법원별로는 울산지법에서 가장 많은 3명에게 실형 선고를 했다.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이 각각 2명, 부산지법과 창원지법이 각각 1명이었다. 부산의 경우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7명 중 6명이 집행유예를, 울산지법은 6명 중 3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나머지 지방법원 11곳은 징역형을 모두 집행유예로 선고했다. 부산지법의 유일한 실형 사례는 2023년 1월 부산 중구 남포동 숙박시설 공사장에서 벽돌 더미가 추락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행인 2명이 다친 사고다. 부산지법은 올해 3월 원청업체 대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중처법 위반 사건에서 법원마다 실형과 집행유예 선고가 엇갈리면서 양형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된다. 최근 논란이 된 사건은 노동자 3명이 사망한 한 도장업체의 사례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이 업체 대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법인에는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해당 업체에서 2010년과 2022년에 이어 2024년에도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전·현직 대표는 모두 실형을 면했다.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점과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 방식을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반면 울산지법은 2024년 4월 경남 양산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대표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022년 네팔 국적 근로자가 주조기계에서 작업하다 숨진 사건으로, 대표가 안전장치 결함을 여러 차례 보고받고도 개선하지 않은 책임을 무겁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족과 합의하고 사고 이후 안전조치를 개선했더라도 집행유예로 선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형의 형평성뿐만 아니라 중처법 처벌 수위에 대해서도 법 제정 이후 줄곧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계는 양형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반면, 경제계는 사고별 책임 정도를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석지만 경제정책본부장은 “산업재해는 사업장마다 작업 환경과 사고 경위가 달라 경영책임자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와 근로자 과실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실형 선고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이 가볍다고 판단하기보다는 법원이 구체적인 책임 정도에 따라 형량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숙견 부산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기업들의 경각심이 상당히 낮아졌고, 현재의 재판 결과만으로는 기업들이 처벌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의 본래 취지인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경영책임자에 대한 양형기준을 강화하고 기업에 부과하는 벌금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는 처벌 수위를 높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행 중처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중대재해범죄 양형기준안을 심의하면서 사망사고의 기본 형량을 징역 1년 6개월~4년으로 높이고, 가중 시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증권·코인마저 뚫린 금융권, 해킹 ‘안전지대’ 실종
은행과 저축은행권 등을 휩쓴 인공지능(AI) 활용 해킹 공격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뚫으며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대신증권은 해커의 공격으로 고객 3만 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도 외부 침입으로 내부 정보가 새어 나간 사실을 공개했다. 먼저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비대면 계좌 개설과 연결된 서버에서 해커의 접근을 포착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해커가 정상 요청처럼 꾸며 보낸 신호 6만여 건을 열흘간 살핀 끝에 지난 26일 유출을 확인했다. 빠져 나간 정보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주소, 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8개 항목이다. 계좌번호와 휴대전화번호는 암호화된 상태였다. 대신증권은 손해가 생긴 고객에게 법령에 따라 배상하기로 했다. 대신증권 진승욱 대표는 “이번 개인(신용)정보 유출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권한 없는 외부인이 업무용 웹 시스템 자료를 열람해 일부 정보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개인 고객용 시스템이 아니어서 투자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26일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빗썸에서도 이날 직원들이 휴대전화로 쓰는 사내 그룹웨어가 뚫려 임직원 정보가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됐다. 새어 나간 정보에 회원 정보가 섞였는지는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대신증권과 빗썸에 현장점검반을 보냈다. 점검 과정에 법 위반이 드러나면 정식 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루 사이 연이어 추가 해킹 피해가 발생하자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와 긴급 대응회의를 열어 피해 규모와 확산 방지책을 논의한다. 금융권 연쇄 해킹은 지난달 말 신한은행에서 시작돼 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으로 번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피해 금융사를 16곳, 유출 개인정보를 약 10만 건으로 집계했다.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 간, 지역 간, 세대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또 퇴직급여 사외 적립 등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서 "성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삶의 개선"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국민 삶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지속가능한 '모두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극화 완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예상보다 높은 1.0%로 나온 것을 거론하며 "올해 3%대 중반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날 회의는 올해 2월 노사정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노동계·경영계·정부가 함께 마련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 안건이 다뤄졌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급여 사외 적립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퇴직금 체불을 예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개편을 추진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의 구체적 제도 도입·운영방안도 마련한다. 전문적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이되, 수탁자 책임을 엄격하게 규정해 근로자 수급권 보호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가·관리·감독을 주무 부처인 노동부와 금융당국이 협업하여 안정적 운용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사업자 평가를 연금성·수익률 중심으로 개편하고, 디폴트옵션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구체적인 퇴직연금 기능 강화방안 내용은 2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 협의를 거쳐 발표한다. 한편 이날 회의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출범 이후 경제관계장관회의와 함께 연 첫 연석회의로, 경제·산업 정책과 과학기술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 부총리는 "우리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과학기술 혁신"이며 "원천기술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를 거쳐 신산업 육성까지 과학기술정책과 경제·산업정책은 이제 한 몸이 되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과기부총리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협력해 미래성장을 위한 방안들을 구체화하겠다고 예고했다. 배경훈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를 선도한 신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배 부총리는 "최근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 등과 함께 최상위 'AI 선도국' 그룹에 포함되고, 세계혁신지수에서도 2년 연속 아시아 1위, 세계 4위를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의 인공지능과 과학기술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이런 평가가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민간의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이 함께 일궈낸 값진 성과"라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7대 시드(SEED)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핵심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석회의를 계기로 과학기술과 경제정책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3대 핵심 사회정책 추진방안,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 7대 SEED 추진방향·범부처 협업방안, 해양수산 AX 전략, 차세대 지방행정 공통시스템 구축 계획,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9호 프로젝트 신속 추진방안, 중동전쟁 관련 대응상황 점검, 요소수·요소 및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고시 종료 등이 논의됐다. 또 7대 SEED별 2030년·2035년 핵심목표 달성을 위해 개별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핵심미션을 중심으로 부처별 사업·투자를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추진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민관합동 플랫폼 프론티어보드를 구성해 민간 수요를 반영하고, 기술개발부터 실증·산업화까지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고 규제·인허가 등 주요 선결과제를 함께 풀어간다. 또한 노후화된 지방행정공통시스템을 AI·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4100억 들여 지방공항 거점 관광 육성 (종합)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대비해 김해공항 등 5대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관광권 육성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김해·대구·청주·무안·양양 등 5대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관광권을 육성하고,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약 41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방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이 인근을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관광 경로를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광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지방자치단체별 관광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출입국과 숙박·교통·결제 등 관광객이 겪는 불편도 개선한다. 지역 내 대형 호텔 건립 지원과 규제 특례, 인공지능(AI) 실증도 추진한다. 지역관광 콘텐츠도 확충한다. 내년 예산안에 전통시장 관광 활성화 72억 원, 음식 거리와 관광을 연계한 ‘K푸드 로드’ 개발 25억 원, K팝 공연과 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한 관광 개발 58억 원을 반영했다. 국제회의·인센티브 관광 유치 역량 강화에도 57억 원을 편성했다. 내년 정부 관광 분야 예산안은 1조 7562억 원으로 올해보다 19%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방한객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몰리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며 “지역관광이 지역경제를 확실히 견인할 수 있도록 관광객 수뿐 아니라 질적 부문도 함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30일 열리는 올해 항공의 날 기념식에선 '지역을 여는 공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부가 지방공항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새 성장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항공의 날 기념식에 지방공항 활성화를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념식은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 주최로 30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지역을 여는 공항, 미래를 잇는 항공'을 주제로 열린다.
화장실 찾아 삼만리~ 부산 화장실 비번 공유하는 외국인들
[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노르웨이, 정부 혁신 의지·해양산업 생태계 유기적 결합이 큰 경쟁력
[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DNV “항만·조선·기술 강점 부산, 금융·해운 키우면 국제적 허브 가능”
퐁피두·라 스칼라 이어… 이젠 황령산 개발 해법 내놔야 할 때
‘정부·부산 충돌 현안’에 머뭇거리는 전재수 시정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부산시 AI 대전환 전략 발표
2032년까지 ‘완전무인 자율운항’ 핵심기술 확보…‘피지컬 AI 항만’ 구현
이 대통령 연이은 직접 반박… ‘과도한 SNS’ 비판에도 활동 지속
이재명 대통령이 SNS 활동이 과도하다는 비판에도 각종 현안을 다루는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는 모습이다. 농지 전수조사나 자신의 외국인 노동자 관련 발언을 다룬 언론 보도를 직접 반박했고, 검찰개혁 방해 세력이 있다며 ‘무책임한 극단주의’라고 비판했다. SNS를 ‘목숨줄’에 비유했던 이 대통령이 직접 소통 확대 방침을 고수한 셈이지만, 정작 민감하거나 불편한 사안에 대한 소통은 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오후 11시부터 28일 오후 4시까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물 12개를 올렸다. 농지 전수조사, 외국인 노동자 임금 관련 발언, 검찰개혁, 노동시간 단축,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글을 게시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SNS 활동이 지나치게 많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오히려 이 대통령은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한 농지조사 관련 보도에 대한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농지조사는 꼭 해야 할 농업개혁의 핵심이라 훌륭한 제안을 해준 사람이 (송미령 농림축산부) 장관이라고 밝힌 것”이라며 “이를 두고 책임 전가 행위라고 비난하는 언론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짜장면 좋다는 건 짬뽕 폄훼’라며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 스포츠’이던 그때가 떠오른다”며 노무현 정권 시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도 함께 비판했다.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발언한 내용 등을 담은 기사의 제목에 ‘크게’라는 단어가 빠진 게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며 “정론직필하고자 하는 언론일 것이니 기사 정정하시고 사과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 제목이 수정된 후에는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과도한 선동으로 발목을 잡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숨겨진 정치적 사적 목적을 위해 선명성만 내세우거나 과도한 선동적 주장을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검찰개혁을 발목 잡는 분들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자기만 선명한 개혁 주체인 양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선동을 하고 진짜 개혁을 하려는 동지를 공격하며, 실효적 개혁의 실패로 이끌어 가는 것이 무책임한 극단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각종 현안에 대해 반박과 의견 개진을 이어가는 건 이 대통령이 SNS 소통 확대 방침을 유지하겠단 뜻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NS 활동을 ‘목숨줄’에 비유했고, 지난 21일에는 “국정 생중계, 언론 접촉, 현장 방문,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농지조사 관련 보도에 반박하는 게시글에서도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면서도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SNS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에게 국정 현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취지이지만, 야권 등에서는 이 대통령이 민감하고 불편한 사안에 대한 소통은 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북한 지뢰 매설 정황 등과 관련한 주제는 상대적으로 전말을 감추려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與, 김건희 추가 구속에도 “조희대 국조 12월 초 진행”…野 “스토킹 폭력”
여권이 28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도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초유의 국정조사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지도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탄핵 주장도 더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민심의 반응이 여전히 싸늘한 상황에서 여권의 바람대로 국정조사 이후 탄핵 여론이 형성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이런 여권의 끝없는 압박전을 “‘이지메(집단 괴롭힘) 정치’”, “스토킹 폭력”이라고 라고 비판하면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헌법에 부여된 책무를 다했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이 헌법적 책무를 다했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국정조사 추진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치권에서는 전날 법원의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여권의 사법부 대응 수위를 결정할 변수로 거론됐는데, 김 여사 추가 구속에도 국정조사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 원내대표는 “대법관 공백 장기화, 계엄 당일 심야 간부 회의 논의 내용, 업무 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 적정성까지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쌓여 있다”며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국정조사에서 관련 의혹을 규명한 뒤 이를 근거로 탄핵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물론 지금도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강경파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조희대 법원이 사법 쿠데타에 준할 정도로 정치 영역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하는데 우리 당 대응은 너무 느슨하다”며 “한시라도 빨리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민석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방송에 출연, “과거 탄핵의 경우와 비교해 여론의 지형도 보고, 국민들에게 쟁점들이 얼마나 충분히 전달됐는가를 볼 때 조금 더 객관적인 근거를 다져 나가야 한다”며 선(先) 국정조사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는 탄핵은 물론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민생 집중’을 우선하는 당내 이견이 있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과 관련, ‘반대한다’는 응답은 50.3%로 ‘찬성한다’는 응답(32.0%)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고, 지역별로는 광주·전남과 전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반대가 우세했다. 특히 중도층에서 반대가 51.1%로 과반을 기록했다. KSOI 측은 “여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된 탄핵 요구가 아직까지 전체 국민 공감대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방침에 대해 “사법부 수장을 망신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여권의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집요한 공세를 거듭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황정아 의원 등의 요구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가 통신사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기기 교체 여부를 확인한 데 대해 “권력을 동원해 대법원장의 개인정보조차 이렇게 제멋대로 들여다보는데, 하물며 힘없는 일반 국민의 개인정보는 얼마나 우습게 보이겠느냐”며 “아주 집요하고 악독한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보이콧과 장외 투쟁 등이 거론되지만, 국정조사 계획서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반론 기회를 얻기 위해 조사 자체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여 “가덕 특별법으로 추진” 야 “공사비 증액 확약 우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공사비 증가 문제에 부딪힌 가덕신공항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부 탓을 하면서 특별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은 공사비 우려가 없도록 정부가 증액을 확약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가덕신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해 건설업체들의 공사비 증액 요구가 이어졌고, 지분 5%를 보유한 BS한양까지 컨소시엄 탈퇴를 요청해 사업 추진에 경고등이 켜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복기왕 간사는 이날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축인 가덕신공항은 물가 변동 등에 따라 부족한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가덕신공항 건설을 문제없이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국민 삶과 지역 주도 성장에 필요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심의·의결되도록 부탁드린다”며 “정부도 입법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여권은 국민의힘이 가덕신공항을 정쟁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주장하며 비판에 나섰다. 복 의원은 “‘여야 공동 발의로 바로 통과를 시키자’고 국민의힘이 제안했지만, 국정감사에서 이게 늦어지는 걸 정부 탓만 하고 있다”며 “특별법 개정에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게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주장에 반발하며 정부가 공사비 증액을 확약하는 게 먼저라고 반박했다. 특별법 개정만으로 공사비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입장이다.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정동만 간사는 “정부가 공사비 증액 관련 책임을 국회로 떠미는 듯한 걸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가 공사비 증액을 확약하는 게 전제돼야 여야가 합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문서 등으로 공사비 증액을 확약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여당은 법 조문에 금액을 명시하려 하지 않고, 정부도 어느 정도 증액할지 신뢰감 있게 약속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3개 시·도의회, 초광역 협력 기반 구축 ‘맞손’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들이 행정통합과 특별연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3개 시·도의회가 초광역 협력을 위한 공동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부산시의회와 울산시의회, 경남도의회는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부울경 의회 광역 발전 공동협력 선언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과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 박준 경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광역의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선언은 지난달 29일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에서 논의된 부울경 협력 강화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3개 시·도의회는 산업·경제, 문화·관광, 교통 등 주요 분야에서 공동 정책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확충을 위해 미래산업과 지역 주력산업의 연계 발전을 추진한다. 조선·해운, 미래모빌리티, 우주항공·방산, 원전·에너지, 인공지능(AI) 등 부울경이 강점을 가진 산업을 연결해 초광역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산업계와 대학, 연구기관 간 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도 공동 제안한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광역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협력사업을 발굴해 부울경 공동생활권 조성에 나선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도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고 이전 효과를 높일 방안을 모색한다. 광역교통망 확충에도 힘을 모은다. 부산~마산 복선전철과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등 주요 교통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통해 부울경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3개 시·도의회 의장과 의원 등이 참여하는 ‘부울경 의회 광역 발전 협의회’를 구성하고 과장급 실무협의회도 별도로 운영한다. 협의회는 반기별 정례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과 공동 정책을 논의하고, 실무협의회는 수시로 협력과제를 발굴·조정한다. 국비 확보가 필요한 사업은 정부와 국회에 공동 건의하는 등 정책 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협력 선언은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초광역 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통합 추진 방식에서는 입장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행정통합을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은 경제협력 중심의 특별연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3개 광역의회는 모두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회 간 정책 공조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은 “이번 공동협력 선언을 계기로 3개 시·도의회가 지역 공동현안에 더욱 긴밀하게 대응하고, 실질적인 정책 협력과 제도 개선을 통해 부울경의 상생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침례병원 찾는 국회 복지위…건정심 실사 이끌어낼까
2017년 파산 이후 9년째 방치된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 추진 적정성 등을 타진하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침례병원을 찾는다. 올 초 현장실사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현장실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9일 침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을 현장방문해 실사를 진행한다. 지역 필수 공공의료 현장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위원회 이만희 위원장을 비롯해 복지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 14명이 침례병원 일대를 둘러보고 공공병원화 필요성 등을 검토한다. 이번 현장방문은 복지위 간사인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부산 금정)이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이끌어냈다. 백 의원은 “금정구 주민 21만여 명은 침례병원 파산 이후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없이 의료 인프라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며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를 위한 노력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지난해 10월 박형준 전 부산시장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회동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부산시는 응급실을 포함한 급성기 병원 운영안을 복지부에 제안했고, 건정심 소위도 올해 2~3월께 침례병원을 찾아 현장실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업의 첫 관문이나 마찬가지인 현장실사는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회 복지위 현장방문을 계기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건정심 현장실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재수 부산시장도 임기내 침례병원 정상화를 약속한 만큼 9년째 표류하던 침례병원 문제가 이제는 마무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운영 초기 재정 적자 문제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다. 침례병원을 400병상 이상의 급성기 종합병원으로 공공병원화하려면 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이 가운데 3600억 원가량을 부산시 예산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지방채 발행 등으로도 쉽게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보건복지부가 건정심 실사를 미루면서 망설이는 이유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적자 보전안이 마땅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침례병원을 민자 매각해 규모는 다소 줄이더라도 응급실을 갖춘 병원을 유치해 지역 의료 인프라 사각지대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일부 민간 병원이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시는 공공병원화 추진이 우선순위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실만 1000억 예상되는데… 게임융복합스페이스 착공 강행
임대료 수입을 과다 산정해 ‘사업성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던 부산시 게임융복합스페이스(부산일보 10월 5일 자 2면 보도) 관련, 부산시가 수백억 원의 우발채무를 인지하고도 연내 착공을 강행키로 해 ‘재정부담 떠넘기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난립으로 공실,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고,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공실 대책까지 발표했다. 2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총 1024억 원을 들여 해운대구 센텀시티 일반산업단지 내에 짓기로 한 게임융복합스페이스가 최근 행안부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중투심) 2단계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행안부는 심사 통과 조건으로 △지역 내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 마련 △시설운영에 따른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설·인력 등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 △운영위탁기관과 운영비 손실보전 등 우발채무를 담은 협약 시, 체결 이전 투자심사 의뢰를 제시했다. 부산시 측은 우발채무 관련 등 해당 조건에 대해 ‘비공개 사안’이라고 함구한다. 시 관계자는 “게임콘텐츠 육성 기반시설은 정책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손실을 30년간 나눠서 부담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위탁개발방식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취하다 보니 논란이 있지만 조건부 통과된 만큼 내부적으로는 추진이 확정됐고 연내 착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게임융복합스페이스는 부산시 최초로 공유재산 위탁개발방식으로 추진되는 지식산업센터다. 개발 초기 비용을 부산도시공사가 부담하고 30년 위탁기간 동안 임대수입 등으로 건립비와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회수하는 형태다. 만일 손실이 나면 부산시가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다. 문제는 1000억 원대 ‘세금 먹는 하마’로 인한 재정 부담을 다음 세대로 떠넘길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의 경우 중투심 2단계 전 분석 과정에서 타당성 조사 결과에 나온 예상 임대료가 실제보다 82% 이상 과다 산정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업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시설 임대수입이 당초 연간 51억 원으로 산정됐지만, 부산도시공사가 계산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아 다시 분석한 결과 실제 예상 수입은 29억여 원에 불과했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30년간 600억 원 넘는 손실이, 공실률을 따지면 1000억 원대의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를 다음 세대가 30년간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협약, 확약, 보증 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채무로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우발채무라고 한다. 행안부는 이 사업에서도 우발채무 관련 협약 시 투자심사를 다시 받도록 하는 등 더욱 엄격한 검증을 요구했다. 시는 우발채무 관련 투자심사를 다시 받으라는 행안부 요구와 관련, “준공 시점이 돼야 당시의 임대 수입 등 부족분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되기 때문에 그 시점에 가서 우발채무 관련 투자심사를 다시 요청할 것”이라면서 “시설 건립에 대한 중투심은 통과했기 때문에 착공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고, 착공을 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착공 전 우발채무와 사업성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전국의 지식산업센터에서 보조금만 받고 입주했다가 보조금이 끊기면 폐업하고 다시 회사를 차려 보조금을 받고 입주하는 식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고, 공실률도 높아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착공 전 우발채무와 관련해 더욱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회에서 사전 의결권의 실효성을 따지며 제동을 걸 조짐도 보인다. 실제 지난달 산업통상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된 1553개 지식산업센터 중 최근 3년간 준공된 지식산업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중단·시세 하락 등으로 수분양자의 연체·파산 위험도 커지면서, 지난해 경매 건수는 387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건설업 사고사 여전히 높다… 산재 사망자 41% 차지
전국과 부산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모두 증가한 상황에서, 여전히 건설 현장 사고 사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안전관리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 산재 사망자가 집중되면서 현장 안전관리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의 ‘2025년 산업재해 현황’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질병·사고 등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이하 산재 사망자)는 360명으로 나타났다. 2024년 309명보다 51명(16.5%)이 늘었다. 이 가운데 추락·끼임 등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49명으로, 전년(45명)보다 4명이 증가했다. 전국 산재 사망자도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산재 사망자는 2248명으로, 전년보다 150명(7.1%)이 늘었다. 이 중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72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5명(5.4%)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건설업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361명으로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41.4%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재해 유형으로는 건설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떨어짐이 280명(32.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통사고 125명(14.3%) △부딪힘 81명(9.3%) △깔림·뒤집힘 69명(7.9%) 순이었다. 건설 현장 산재가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취약한 안전관리 체계가 꼽힌다. 특히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관리 전담 인력 확보하기 어렵고, 인력을 두더라도 실질적인 안전관리 미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본적인 안전조치와 예방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추락 등 중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부산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 10명 중 8명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인 6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영세사업장 비중이 높은 부산의 산업 구조상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사업장에 사고 위험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현장 안전관리 부실과 함께 산재 사망을 막기 위한 민간 차원의 법·제도 개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31일 경기 연천에서는 고 정순규 씨의 7주기 추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정 씨의 유족과 참석자들은 지난해 9월 발의된 ‘정순규 방지법’(산업안전보건법 19조 일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 법안은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관련 서류를 위조하거나 거짓 작성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정순규 씨는 2019년 부산 남구 문현동 경동건설 공사 현장에서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로 일하다 추락해 숨졌다. 당시 추락 방지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데다, 재판 과정에서 건설사 관계자가 정 씨를 안전관리감독자로 지정한 것처럼 꾸민 서류에 고인의 서명이 위조된 사실까지 드러났다. 유족과 노동계는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부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이동규 교수는 “서류상 안전관리가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 확인하고, 허위 서류 작성이나 안전조치 미이행에 대해서는 책임을 명확히 묻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품 늘리고 배달도 하고… 수십 년 된 노포, 변화 기회 잡기 안간힘 [골목시장, 다시 장날]
부산 영도구 봉래동 일대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인근 봉래시장에도 변화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아직 관광객들의 발길이 시장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수십 년간 단골을 지켜온 상인들은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시장 지킨 노포, 단골 넘어 새 고객 찾기 봉래시장은 과거 ‘목도시장’으로 불리던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한때 명절이면 밤샘 장사가 이어질 만큼 번성했지만, 인구 감소와 소비 방식 변화로 상권이 위축됐다. 현재 약 140개 점포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곳가량은 문을 닫은 상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랜 단골을 지키고 새로운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상인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 한가운데 자리한 남해상회는 50년 동안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 취급 품목을 늘려왔다. 멸치와 미역 등 건어물부터 참기름, 과자, 커피, 계란까지 판매하는 물건만 100여 가지에 달한다. 남해상회를 운영하는 김복점 씨는 “손님들이 찾는 물건을 최대한 갖다 놓으려고 했다”며 “그렇게 하나둘 늘리다 보니 지금처럼 품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60년 전통의 성실두부를 운영하며 부모세대부터 가게를 이어온 정영자 씨는 직접 만든 두부와 콩물을 판다. 올해부터는 배달앱 쿠팡이츠에도 입점했다. 정 씨는 “오랫동안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지만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배달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운영해 온 김해상회도 직접 빻은 깨와 고춧가루를 판매하며 단골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핫플 된 봉래동, 시장 유입은 과제 다만, 주변 관광시설의 인기가 시장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과제다. 봉래시장 김재수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설이나 추석 대목이면 이틀, 사흘씩 밤을 새워 장사했다”며 “지금은 인근 삼진어묵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도 시장까지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환경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부족한 주차시설 확충을 영도구에 건의하고 있으며, 2003년 설치된 아케이드도 노후화돼 정비가 필요한 상태다. 봉래시장이 가진 오랜 먹거리 점포와 시장의 역사를 주변 관광시설과 연결하는 것이 활성화 방안으로 거론된다. 삼진어묵과 아레아식스 등을 찾은 관광객이 시장까지 둘러볼 수 있는 동선을 마련하고, 상인들의 새로운 판로개척을 지원한다면 생활형 전통시장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검, 올림픽공원 투표지 247만 장 검증 시작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투표지 공개 검증에 착수했다. 검증 과정 촬영을 둘러싼 여야 충돌 등으로 일정은 예정보다 3시간 넘게 늦어졌다. 특검팀은 28일 오전 11시 5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 장과 폐쇄회로(CC)TV 등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52일째 만인 이날 오전 경기장 내부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우선 투표지 수량과 기표·인쇄 상태, 물품 보관 장소 CCTV를 확인했다. 이상 투표지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지원 장비로 감식한 뒤 정밀 감정을 맡길 계획이다. 투개표 장비의 해킹 여부도 점검했다. 이상 의심 투표지가 발견될 경우 사무원이 이를 기록하고, 특검 관계자의 서명을 거친 후 감정기록부에 모으는 방식으로 검증이 진행됐다. 특검팀은 이번 검증이 수사 활동의 일환일 뿐, 공직선거법상 재검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검표는 선거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실시된다. 특검팀은 애초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검증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특검팀과 선관위 직원, 국회 참관단 등의 신원 확인과 짐 검사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한 차례 밀렸다. 여기에 촬영 불허 방침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검증은 1시간 50분가량 더 지연됐다. 이 특검은 “개인 촬영을 허용하면 각종 보안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불허할 예정”이라며 “이의가 있으면 특별수사관이 촬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참관인이 전면 허용을 요구했고, 국민의힘 김민수 의원 등도 “수사하는 이 엄중한 자리에서 촬영과 녹화를 못 하게 하면 어떡하냐”며 가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검 절차를 따르라고 맞서면서 여야 참관인들이 서로 밀치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 측과 협의해 방송사 카메라 2대의 촬영을 허용하고, 여야가 1명씩 지정한 2명에게 카메라를 지급해 이상 투표지 촬영을 맡기기로 했다. 다만 개별 참관인의 촬영 금지 원칙은 유지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비표를 위조해 들어온 사람이 적발, 퇴거되기도 했다. 경기장 밖에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 600~700명이 모여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기동대 48개 3000여 명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일베서 비방 표현 20대 ‘위안부피해자법’ 첫 적용
한 20대 남성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수백 회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한 혐의로 공소청에 넘겨졌다. 위안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할 때 처벌하는 법규가 시행된 이후 첫 적발 사례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27일 위안부피해자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 씨를 공소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7월 디시인사이드·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펨코리아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총 211회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고 피해 사실을 왜곡하는 게시물을 작성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게시글과 댓글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몸팔이 가해자’, ‘불법팔이’라고 표현했다. 경찰은 A 씨 표현이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했다고 판단했다. A 씨 범행은 지난 6월 위안부피해자법에 허위사실 유포 처벌 규정이 신설·시행된 이후 경찰이 처음 혐의를 적용한 사례다. 개정 법률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피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기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보다 무거운 처벌이다. 경찰은 규정 시행 전 온라인 모니터링 과정에서 A 씨 범행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관심을 끌려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재 A 씨의 게시글은 경찰 요청으로 대부분 삭제됐으나 일부 댓글은 삭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대로 한 허위사실 유포는 모욕감을 주고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역사 인식을 전파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악의적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생산·유포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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