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 아크로호 11일 오전 부산항 귀항… 50일 만에 북극항로 왕복
대한민국 최초 컨테이너 선박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던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11일 오전 부산항에 도착한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출항한지 50일 만이다. 9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당초 12일께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결빙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감안해 북극해 구간에서 속도를 내면서 이보다 하루 앞선 11일 오전 부산항 북항 자성대부두에 접안할 전망이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출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21일 만인 지난달 12일 유럽 첫 기항지인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한 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13일), 폴란드 그단스크항(18일)에 차례로 내렸다. 이후 지난달 19일 그단스크항을 출항한 뒤 중간 기항 없이 운항해 지난 2일 북극해를 통과,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선박에는 선장, 기관장 등 승무원 20여 명이 승선해 있으며, 1등 항해사는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현 항해사가 맡아 선장을 보좌해왔다. 출항 당시 팬스타 아크로호에는 화학제품,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 화물 737TEU와 공(空)컨테이너 202TEU 등 총 939TEU가 적재됐다. 귀항 때는 화주 소유의 공 컨테이너 1300TEU와 팬스타가 자체 확보한 수입화물을 싣고 올 계획이다. 부산~로테르담을 북극항로로 왕복 운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편도 22일, 왕복 50일로 운항 일수 단축을 입증했다. 같은 구간 수에즈 운하 항로를 이용할 경우 편도 30~34일 걸리던 것과 비교해 편도 10일 안팎의 단축 효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상업적 최종 성패는 입항 후 비용·연료 등 경제성과 정시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판단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팬스타 아크로호의 입항 이틀 뒤인 오는 13일 오후 3시 부산항 자성대부두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환영식’을 개최한다. 출항 당시 별다른 행사가 없었던 것과 달리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완수한 데 대한 축하와 격려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 정·재계, 업계 관계자들이 이날 다수 참석할 전망이다.
최태원 “호남 반도체 속도전…수요 늘면 더 키울 수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특화단지 예정 부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호남권 반도체 투자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시설 확충을 서두르고, 향후 수요에 따라 호남권 투자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 부지와 핵심 정비 후보지인 탄약고 일대를 살폈다. 이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 관계자들과 만나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부지·전력·용수·교통 등 주요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들었다.최 회장은 현장에서 경영진에게 “정부 및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업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고 주문했다.최 회장은 최근 대내외 간담회 등에서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키워야 한다”며 생산기지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 현장 방문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기기 위한 실행 방안을 직접 점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전남광주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용수와 전력 등 기반시설이 완전히 갖춰지기 전이라도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설사 용수와 전력이 늦는다고 하더라도 타이밍을 빨리 맞출 수만 있으면 먼저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현재까지는 용인의 3분의 2 정도 사이즈를 계획하고 있다.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이(호남 반도체) 더 커질 것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민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최적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호남권 일대에 400조 원 규모의 신규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이후 경영진이 10여 차례 광주 현장을 방문해 지자체와 협의를 이어왔다. 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으면서 사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시장의 성장이 한층 가속화하는 한편,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든든한 지원 속에 속도감 있는 투자를 이어가 대한민국이 AI 반도체 패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6월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호남권에 메모리 팹을 2기씩 총 4기 구축하는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7월 광주 군공항 일원이 입지와 국가산단 후보지로 확정됐다.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2030년 6월 1단계 첫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임 100일 전재수 “G20 정상회의 부산 유치”
취임 100일을 맞은 전재수 부산시장이 ‘G20 정상회의’ 부산 유치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2028년 제4차 UN 해양총회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회의를 동반유치해 해양수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전 시장은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해양수도 부산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기 위해 2028 G20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하겠다”며 “이미 부산 개최가 확정된 2028년 유엔 해양총회와 함께 부산의 역량과 가능성을 세계에 펼칠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을 포함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20개 주요 경제권 수장이 모이는 국제협의체 회의다. 세계 GDP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는 국가정상이 모여 글로벌 의제를 설정하게 된다. 한국은 앞서 2010년 서울에서 첫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해외 정부 관계자와 언론인만 1만 명 가까이 몰린 역대 최대 국제행사로 평가받았다. 전 시장과 시가 G20 정상회의 유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은 이미 2005년 APEC 정상회담을 유치하며 누리마루와 해운대를 세계에 알렸다.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이보다 한 단계 위로 평가받는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2028년 G20 정상회의는 한국이 일찌감치 의장국으로 공식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개최 도시를 놓고 인천과 제주, 경북, 전남·광주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은 2030 월드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치를 바탕으로 유치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시장은 ‘북항은 해양수도 부산의 심장이 될 공간’이라며 재차 북항 돔 아레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 시장은 “최근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온 것을 보며 북항에 사람을 불러모으고, 사계절을 담아낼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그 중심에 복합형 돔 아레나가 있다”고 밝혔다. 시는 문체부 복합돔 공모 선정에 참여하는 동시에 민간 투자 유치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돔 아레나를 추진 중이다. 북항 재개발을 돔 아레나가 주도할 때 K팝 공연과 스포츠 경기, 국제행사가 이어지고 문화와 관광, 상업이 살아나는 곳이 북항이 될 것이라는 게 전 시장의 설명이다. 전 시장은 “북항과 더불어 가덕도신공항을 적기에 착공될 수 있게 하고 해양수도 부산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겠다”며 “지난 100일은 많은 것을 완성한 시간이 시간이 아니라 부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첫걸음을 내디딘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부산 첫 여소야대 시의회 100일…협치 성과 속 과제도 산적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구도 속에 닻을 올린 제10대 부산시의회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여야와 시의회·집행부 간 극한 대립으로 시정과 의정이 갈등의 늪에 빠지고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출발했지만, 지난 100일 동안 부산시와는 현안별로 협력과 견제를 병행하고 의회 내부에서는 여야 협력의 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는 여야가 의회의 공동 위상과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집행부 견제와 함께 지역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과 정책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의회는 8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범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의정활동과 향후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강무길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여야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 의장은 “지난 100일 뜨겁게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에 소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100일간의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시민의 오늘을 지키고 부산의 내일을 준비하는 의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제10대 시의회의 가장 큰 변화는 부산에서 처음 등장한 여소야대 정치 지형이다.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반면 부산시정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시장이 이끌면서 출범 전부터 시와 의회 간 충돌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시의회 내부에서도 출범 초 제2부의장 자리를 놓고 여야 갈등이 불거졌지만, 이후 분기별 협치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등 대화 통로를 마련했다. 부산 주요 현안에서도 정당 간 입장 차를 넘어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와의 관계에서는 사안별로 협력과 견제가 엇갈렸다. 시의회는 전 시장이 취임 이후 추진한 첫 조직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민선 9기 시정의 조기 안착에 힘을 실었다. 정무직 공무원 견제를 위해 추진하던 시장 직속 비서실 관련 조례도 재검토하며 시와의 충돌을 피했다. 반면 예산과 인사 분야에서는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시가 편성한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동백전 캐시백 확대 예산을 삭감하고 지방채 발행에 제동을 걸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대상도 기존 17곳에서 22곳으로 확대했다. 시장 직속 비서실 설치는 무산됐지만 1급 상당 정무직 공무원의 시의회 출석을 제도화하는 방식으로 감시 기능을 보완했다. 지역 현안 대응도 이어졌다. 시의회는 출범 9일 만에 부울경 광역발전, 해양·신공항, 기업유치 관련 특별위원회 3개를 가동했다.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본사 부산 유치와 4대 항만공사 통합 철회, 취수원 다변화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 민생 관련 입법도 추진했다. 소상공인 저리 대출과 고금리 대환 대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다자녀가정 교육비 혜택을 위탁가정으로 확대했다. 조례 개정을 통해 모든 부산시민에게 온열·한랭질환 진단비 등을 지급하는 ‘부산형 기후보험’도 도입했다. 시의회 자체적으로는 올해 국외공무출장 예산 전액을 반납하고 역대 최다인 16개 의원 연구모임을 구성했다. 앞으로 민생현장회의를 본격 가동하고, 부산상공회의소와 정책협의 창구를 마련해 기업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부울경 차원의 광역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울산시의회, 경남도의회와 부울경의회 광역발전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이달 중 공동협력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3개 광역의회는 국비 확보와 2차 공공기관 이전, 광역교통망 구축, 원전·에너지·전력 생태계 등 9개 분야에서 공동 대응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해서는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시민 유치기구 결성을 추진한다.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개항과 통합 LCC 본사 유치에도 의회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책 역량 강화도 주요 과제다. 시의회는 의정자문위원회를 의회의 싱크탱크 역할로 확대 운영하고, 오는 26일 첫 ‘부산시의회 정책포럼’을 열어 대학가 공실 문제와 캠퍼스타운 조성 방안을 논의한다. 향후 부산구치소 이전과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 등 장기 미해결 현안도 정책포럼에서 다룰 계획이다. 제10대 시의회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다수를 점한 의회 구조에서 소수당인 민주당과 얼마나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시장과 소속 정당이 동일하느냐 여부를 기준으로 무조건 시정에 제동을 걸거나 반대로 협치를 이유로 견제 기능을 약화할 경우 여소야대 의회의 의미를 살리기 어렵다. 생곡소각장 건립과 사직야구장 재건축처럼 지역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는 현안에서는 시의회의 적극적인 조정 역할도 요구된다. 사안이 불거진 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방에 나서기보다 부산시와 시의회가 상시 협의기구를 구축해 갈등 현안을 조기에 공유하고, 시민 전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해법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의회의 전문성과 정책 역량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가덕신공항과 부울경 협력,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결의안 채택이나 정치적 목소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는 등 부산시와 함께 시정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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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입국 거부한 것”… 정청래 ‘미국 비자’ 지연에 野 공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미국 비자 발급 지연으로 국정감사 일정을 변경하자 국민의힘은 미국이 이재명 정부를 거부한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정당한 의정 활동이 가로막힌 데 유감을 표한다며 한미 외교 당국이 신속하게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비자 발급 지연의 구체적 사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정 의원 과거 반미 활동 전력은 물론 정부·여당의 대미 외교 실패와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외교·정보·안보 전반에서 이처럼 이상 신호가 잇따른다면, 정부는 한미 간 소통과 신뢰에 문제가 없는지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5선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SNS에 “사실상 미국이 ‘외교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 낙인을 새긴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이 초래한 한미동맹의 치명적 파탄이자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온 경제·외교·안보 재앙의 경고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 대표를 지낸 국회 외교통일위원이 아예 동맹국 땅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가장 단호한 행동으로 이재명 정권 안보관을 철저히 불신임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4선 중진인 안철수 의원도 SNS에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미국 입국 불발은 동맹국 미국이 이재명 정부의 입국을 거부한 것”이라며 “지금의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 맞는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동맹국 미국이 왜 이재명 정부 중요 인사의 입국을 거부하는지, 어떤 근거로 위험 인물로 판단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 전 대표가 미국과 꾸준히 소통한 의원이라며 한미 관계에 오해를 남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정 의원은 4선 중진이자 집권 여당 대표였다”며 “2012년 외통위 미국 국정감사를 수행했고, 누구보다 미국과 꾸준히 소통해 온 의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한 의정 활동이 가로막힌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동맹국 국회의 국정감사까지 제약하는 것은 동맹의 미래지향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미국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 의원 비자 발급이 보류됐다”며 “허가도 불허도 아닌 ‘심사 중’ 상태가 이어지면서 정 의원은 결국 유럽 국감으로 일정을 바꿔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외교 당국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길 바란다”며 “이번 일이 굳건한 한미 신뢰에 불필요한 오해를 남기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인 정 전 대표 미국행 비자를 발급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내 재외공관을 담당하는 미주반에 있던 정 의원은 유럽을 담당하는 구주반으로 이동하게 됐다. 민주당 박성준·맹성규 의원, 국민의힘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과 고동진·김건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 등 미주반 소속 6명은 비자 발급 절차가 완료됐거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아 출국할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전날 저녁 SNS에 “허용도 불허도 아닌 상태를 더 기다릴 수 없어 긴급하게 구주반으로 변경 신청을 했다”며 “아직 심사 중이라니 불가피하게 유럽 국감을 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국 정치 천박화, 보수 정당 유능함 보여야”… 박형준, 유튜브로 활동 재개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지 넉 달여 만에 보수 정당 혁신 전략을 제시하는 유튜브 영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차기 총선을 약 1년 6개월 앞두고 보수 통합 등에 역할을 모색하면서 정치 활동 재개를 준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은 8일 오전 유튜브 채널 ‘박형준의 생각TV’에 ‘재개국 인사 - 정치 인문학TV’로 다시 돌아왔습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채널에 동영상을 올린 건 지난해 4월 국립부경대 특강 영상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박 전 시장은 영상을 통해 “두 가지 마음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며 “하나는 송구한 마음, 다른 하나는 다시 시작하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며 “성찰 끝에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제가 받은 것을 되돌려드리겠단 것”이라고 영상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는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물음에서 출발한다며 자유와 평등, 좋은 국가와 행복 등을 향후 주제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전 시장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되 그 가치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제 생각과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며 “편을 가르는 방송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함께 깊어지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건 보수 혁신과 총선 승리 방향 등을 제시해 보수 진영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수 통합을 이끄는 역할을 모색하며 정치 활동을 서서히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시장은 이날 <부산일보> 통화에서 “지금 한국 정치 수준이 높아지기보다는 점점 심하게 천박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가 문제 해결의 기능을 하면서 공동체 의사 결정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의사 결정을 효율적으로 못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은 유능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국민들에게 정책정당으로서 기댈 수 있는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경험이나 지식을 공유해 보수 진영이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보수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국민들이 다 볼 수 있는 담론과 메시지를 내려고 한다”며 “위기에 빠진 보수 정당이 재집권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이끌기 위한 재집권을 어떻게 할 건지 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 혁신을 강조한 박 전 시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에 ‘보수정당 혁신전략 - 보수 승리의 확실한 길을 제시한다!’는 제목의 영상도 함께 올렸다. 박 전 시장은 정치를 골프보다 테니스에 빗대며 “상대는 60% 지지율이라는 강서브를 넣었고, 우리는 분열이라는 더블 폴트를 범했다”고 지난 지방선거에 대해 분석했다. 보수 진영이 상대 실수에 따른 반사이익으로는 재집권이 어렵다며 결국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위너샷’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순간에 판을 뒤집는 ‘영웅’보다 문제를 진단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수리공’이 보수에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패배 원인을 내부에서 먼저 찾고, 쓴소리를 쇄신의 재료로 삼아 다음 세대에 권한과 책임을 넘기는 ‘성찰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책정당으로 전환도 주문했다. AI 시대 전력·에너지와 일자리 전환, AI 안전·규범, 교육과 행정 혁신, 돌봄과 고령화, 경제 안보 등에서 보수가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 37% 직전 조사와 동률…부정평가는 51% [한국갤럽]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7%를 기록하며 3주전 공개된 직전 조사(9월 3주차)와 동률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갤럽은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p) 감소한 51%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직무 수행 평가의 긍정 이유로는 '외교'(24%)가 가장 높았고 '경제·민생'(14%), '전반적으로 잘한다'(7%)가 뒤를 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18%)이 가장 높았으며 '국방·안보·대북'(15%)이 2순위로 꼽혔다. 이어 '검찰 권한 축소·검찰청 폐지'(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경제·민생'(이상 7%)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전북'(65%)이 가장 높았으며 유일하게 과반 지지율을 보였다. 이외 '서울'(31%), '인천·경기'(36%), '부산·울산·경남'(39%) 등은 30%대로 나타났으며 '대구·경북'(26%)이 가장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55%로 유일하게 과반의 지지도를 보였다. 이어 '40대'가 44%, '60대'가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18∼29세'가 24%를 기록, 가장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한국갤럽은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관련, "부동산 문제가 7월 넷째 주부터 계속해서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를 차지해다"며 "장관 인선 후 차상위에 자리하던 인사 문제 언급이 줄고 '농지 전수조사'(2%)가 새로이 포함됐다. 국방, 검찰 개편 관련 지적 증가는 DMZ 지뢰 폭발 사건,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 등 영향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개 분야별 정책 평가를 묻는 말에는 ▲ 복지 긍정평가 48%·부정평가 32% ▲ 외교 43% 대 38% ▲ 경제 35% 대 47% ▲ 노동 34% 대 37% ▲ 대북 24% 대 55% ▲ 공직자 인사 20% 대 57% ▲ 부동산 19% 대 61%를 각각 기록했다. 7개 분야 중 복지, 외교만 긍정평가가 우세했다. 직전 조사인 7월과 비교하면 긍정 평가의 경우 외교는 13%p, 경제는 8%p가 각각 감소했다. 또 인사 및 대북 정책의 경우 부정평가가 각 16%p 상승했으며, 부동산도 직전보다 15%p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전 정책 분야의 평가가 올해 3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면서 "경제 정책의 경우 긍정과 부정론이 처음으로 역전됐다"고 말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5%, 국민의힘이 26%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5%p 하락했다. 민주당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도 전주 대비 1%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은 3%, 개혁신당은 2%, 진보당은 1%의 지지율을 보였다. 무당층은 31%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2.3%, 응답률은 9.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교통공사·시설공단 ‘부적격’ 꼬리표 달아 전재수에 공 넘긴 부산시의회
부산시의회가 전재수 부산시장이 지명한 부산교통공사 사장과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모두에게 ‘부적격’ 꼬리표를 달며 공을 전 시장에게 넘겼다. 민선 9기 첫 공공기관장 인사부터 시의회가 정면으로 제동을 건 가운데, 전 시장이 시의회의 첫 ‘부적격’ 경고를 받아들일지, 임명권을 앞세워 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가 향후 부산시와 시의회의 관계 설정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8일 부산교통공사 사장 김태호 후보자와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모두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앞서 진행된 민선 9기 공공기관장 인사청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적격 판정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이해충돌 전력과 전문성 부족, 정치권 낙하산 논란 등을 문제 삼아 두 후보자 모두 기관장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태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서울교통공사 사장 재직 당시 KT와의 소송 처리 과정이 핵심 부적격 사유로 지적됐다. 김 후보자가 2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상황에서 해당 소송을 처리하며 서울교통공사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시의회의 판단이다. 서울교통공사 퇴직 이후 철도·도시철도와 연관성이 있는 민간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임원으로 등재된 경력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해당 업체가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법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시의회는 업무 연관성과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자질과 책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전문성 부족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시의회는 김 후보자가 부산시설공단의 핵심 업무인 시설 관리·운영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공단의 주요 현안과 사업 영역에 대한 이해와 준비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6·3 지방선거 당시 전재수 부산시장 선거캠프의 사무장을 맡았던 이력이 더해지면서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두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단에도 최종 임명권은 전 시장에게 있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이날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의 결재를 거쳐 부산시에 송부됐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결국 시의회가 두 후보자 모두에게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최종 선택에 따른 정치적 부담까지 전 시장이 떠안게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자가 동시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만큼 전 시장이 적어도 한 명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를 유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대로 두 후보자 임명을 모두 강행할 경우 시의회의 인사 검증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민선 9기 출범 초기부터 부산시와 시의회 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의회 심사결과가 전달되면 내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기관 운영과 시민들의 삶에 차질이 없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대병원 의사 보수, 1·2차 병원과 3배 이상 차이…의료인력 잡기 역부족
국립대병원이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의사 보수 차이가 1·2차 병원과 최대 3배 이상 나는 여건상 이탈 의료진 잡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부산대병원 등 전국 9개 국립대병원과 3개 국립대 치과병원을 대상으로 인력 확보와 운영 실태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지역 국립대병원 소관부처가 지난 8월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뀜에 따라 이들 국립대병원은 올해 처음 보건복지위 국감 대상이 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인력 부족 등 지역·필수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경상국립대병원이 2024년 이후 매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한 명도 채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 거점병원인 국립대병원의 구인난에 대한 해법을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충북대병원 김원섭 병원장은 “전공의 사태로 인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전공의들이 복귀했지만 필수의료진의 경우 45% 정도로 복귀율이 낮다”며 “1·2차 병원과의 보수 사이가 3배 이상 나기 때문에 국립대병원 여건상 (의사들을) 잡을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국립대병원 인력 수급 문제를 지적하며 “부산대병원은 8월 기준 의사직 정원이 1380명인데 현원은 1070명으로 필요 인력의 77.5%만 충원되어 있고, 다른 국립대병원도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부산 지역에서 필수의료과 의사를 채용하려면 약 연봉 5억 수준이 책정되어야 하지만, 현재 기준(임금 상한제에 묶인 부산대병원의 인건비) 대로라면 2억 5000만 원 정도가 지급 가능하다”며 “제도와 현실이 너무 맞지 않는 문제는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손영래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국립대병원을 기타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재경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전문의 충원 인건비를 보조한다든지 기존 교수 인건비를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예산처와 합의해서, 한시적으로나마 2년 정도만 인건비를 보조하는 예산을 새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양산부산대병원 병원장이 4월부터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력 확보나 시설 투자 결정 등에 문제가 빚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김해영 병원장에게 양산부산대병원장 선임과 관련한 일정 등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전 의원은 양산부산대병원장 공석으로 인해 경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을 비롯해 인력 확보나 시설 투자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하고 선임 지연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김 병원장은 선임 절차는 이사장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병원장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원장 자리에 어느 분이 더 좋은 지에 대해 약간의 이견이 있다”며 “협의 과정에 시간이 걸려서 그 과정을 종료하고 이사회에 바로 부의하고 판단을 받으려고 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김 병원장은 “아마 11월 내에 서면 심의가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족관 아니라 바다라서 더 감동적 만남…우리 곁의 ‘부캉이’들
“수족관처럼 간다고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언젠가 바다로 떠날 존재라 아쉽지만 그래서 더 특별해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산다는 느낌은 정말 특별해요.”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깜짝 출현해 100만여 명의 인파를 모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상어 ‘부캉이’. 기껏해야 몇 분 남짓, 그마저도 수면 위로 빼꼼 솟아오른 등지느러미를 스치듯 보여줄 뿐이었지만 사람들은 열광했다.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주차도 힘들고 수십 분을 꼬박 기다려야 겨우 볼 수 있었지만,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부캉이를 마주한 순간은 수족관 유리벽 너머 갇힌 상어를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다”며 “자연과의 ‘자만추’가 주는 즐거움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는 말 그대로 인위적인 연출 없이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것, 바다가 허락할 때 슬쩍 눈을 맞추는 진정 ‘자연스러운 만남’이다. 찰나의 눈 맞춤으로도 팍팍한 도시인들의 마음을 뒤흔든 ‘부캉이’처럼, 우리 바다 곳곳에는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야생의 이웃들을 경이롭게 마주할 수 있는 ‘자만추’의 현장들이 숨 쉬고 있다.■경남 사천 초양도엔 웃는 돌고래 ‘상괭이’웃는 모습이 특징인 돌고래 ‘상괭이’는 초양도를 포함한 경남 사천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상괭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 보호종으로,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이지만 한국에서는 서·남해와 동해 남부 연안에서 다수 서식하고 있다. 얼굴 생김새가 웃는 사람 모습을 닮아서 ‘웃는 고래’라고도 불린다.인간을 경계하는 특성이 있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지만, 사천 초양도 앞바다에서는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육지에서 상괭이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4년간 상괭이 이동 경로를 관찰·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미와 새끼 상괭이를 관찰하는 ‘야생 상괭이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이 모니터링을 한 결과, 상괭이는 9월~11월에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은 ‘사리’ 때 사천 초양도 연안에서 자주 출현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상괭이를 초양도 인근 해안가에서 쌍안경으로 직접 관찰하고, 생태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상괭이 먹이 활동이나 새끼 성장 과정 등 생태적 특징은 공단이 직접 촬영한 희귀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이빨고래류 쇠돌고래과에 속한 상괭이는 둥근 머리 모양에 등지느러미가 없다. 몸 길이 최대 약 2m로 자란다. 상괭이의 임신 기간은 10개월 내외로 출산 시기는 46개월이다. 최대 수명은 25년 정도로 추정된다. 주요 먹이는 멸치와 전어, 갈치, 새우, 오징어 등으로 멸치 어군을 발견하면 무리를 지어 먹이 활동을 한다. 상괭이는 2004년 국내 서해 연안에 3만 6000여 마리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6년에 1만 7000여 마리 이하로 급감했다. 주요 폐사 원인은 어업 활동 중에 잡혀 죽은 혼획으로, 약 56%가 혼획 때문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출몰 시기에 맞춰 연안에서 쌍안경으로 해안가를 살펴보면 상괭이의 활동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며 “상괭이 서식 환경과 활동 반경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온전히 체험하는 기회를 통해 해양 생태계의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제주 바다에 대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현재 제주 연안에는 1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지는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돌고래들은 터전을 잡은 제주 연안에서 평생 산다. 관광객들은 제주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기 위해 그동안은 주로 관광 선박을 타고 다녔으나, 최근에는 선박에 의해 돌고래가 다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육지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돌고래는 제주도 연안 50~100m 이내의 얕은 해안가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배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관찰이 가능하다.남방큰돌고래를 육안으로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다. 제주도청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따로 주로 나타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연중 육안으로 볼 수 있다”며 “별도의 쌍안경 같은 도구 없이도 무리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제주도청은 관광 선박 대신 육상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는 여건을 정착시키기 위해 육상 전망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2억 원 규모의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부금을 활용해 서귀포시 대정읍에 돌고래 전망대와 생태 관광 포토존 등을 만드는 것으로, 돌고래의 서식 환경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육상 중심 생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울산 장생포 앞바다서 만나는 ‘참돌고래 떼’울산 장생포에서는 자주 수백 마리의 참돌고래 떼를 볼 수 있다. 2010년대까지는 장생포 일대에 참돌고래뿐 아니라 흑범고래, 밍크고래 등도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자취를 감췄다.참돌고래는 몸길이가 최대 2.7m, 체중은 최대 160㎏에 이른다. 날렵한 체형에 몸 쪽에 황토색과 회흑색의 모래시계 무늬가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참돌고래는 고래류 중 가장 번성한 종으로 최대 수천 마리까지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하고, 먹이는 주로 작은 군집성 어류와 오징어를 먹는다. 참돌고래 떼는 특히 수온 상승으로 먹이군이 풍부해지는 7월과 8월에 장생포에서 자주 발견된다. 울산시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0일에는 울산 장생포 남동쪽 24km 해상에서 참돌고래 떼 1000여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장생포고래문화특구 홈페이지에서는 포착된 돌고래 떼의 사진과 관찰 일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참돌고래 떼는 2007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국내 유일의 고래탐사선인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나가면 볼 수 있다. 탐사선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 14회 운항된다. 하지만 야생 생물 특성상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날도 있다. 지난해 고래바다여행선은 총 73회 출항해 단 3차례만 고래 떼를 목격했다. 올해는 일주일 사이 4차례 참돌고래가 발견되기도 했다. 고래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확인증’이 발급되며, 다른 여행지 무료 입장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선박 접근이 돌고래 무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운항 속도와 접근 거리를 규제하는 친환경 관찰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다.
4년 만에 새 롤러코스터, 짧지만 강렬한 스릴감
롤러코스터를 멀리서 보니 크고 작은 하트 두 개가 겹쳐 있는 모양이었다. 안전바를 내리자 열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곧바로 다시 후진. 큰 하트 안에서 앞뒤로 반동을 키우던 열차는 세 번째 급가속과 함께 아래로 떨어지다 50m 상공으로 치솟았다. 최고 시속 110km의 속도감이 느껴졌다. 꼭대기에 닿기가 무섭게 급강하해 작은 하트 모양의 트랙을 휘감았다. 정신을 차리니 47초가 지나 있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 4년 만에 새로운 대형 롤러코스터가 등장했다. ‘즐길 거리 부족’이라는 아쉬움을 안고 있던 롯데월드 부산에 이번 신규 어트랙션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자이언트레볼루션은 이탈리아 업체가 개발해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기종 롤러코스터다. 큰 하트는 건물 17~19층에 해당하는 50m, 작은 하트는 35m 높이다. 트랙 길이는 325m지만 앞뒤로 움직이는 구간을 포함하면 실제 주행 거리는 540m다. 운행 시간은 기존 롤러코스터보다 짧다. 자이언트레볼루션은 출발부터 도착까지 47초로, 기존 롤러코스터인 ‘자이언트디거’의 2분 5초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실제 탑승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전진과 후진, 급가속과 급강하가 연달아 이어져 속도와 방향 변화에서 오는 스릴에 집중한 놀이기구라는 인상이 강했다. 새 롤러코스터 도입은 롯데월드 부산이 그동안 지적받아 온 즐길 거리 부족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롯데월드 부산은 지난해 10월부터 어트랙션 보강에 나섰다. 개장 당시 15종이던 어트랙션은 21종으로 늘었다. 관건은 늘어난 즐길 거리가 실제 재방문과 부산 밖 관광객 유치로 이어질지다. 롯데월드 부산은 KKday와 클룩 등 해외 티켓 판매 채널과 해외 인플루언서·방송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자이언트레볼루션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월드 부산 관계자는 “세계 최초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부산 관광객이 찾아야 할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남권 청년 36명 면담했더니…보수도 진보도 아닌 ‘미지근한 상태’
동남권 청년 면담을 바탕으로 청년의 보수 정당 투표가 늘었더라도 이념이 보수화·극우화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강대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장민욱 씨와 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조교수는 학술지 <동향과 전망> 최신호인 128호에 논문 ‘보수화의 이면: 가시적 소수와 미지근한 다수, 동남권 청년의 정치 감각’을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논문은 2024년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지난해 대통령 선거로 이어진 정치 흐름 속에서 청년의 이념이 우경화·극우화했다는 접근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다. 연구진은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 청년이 늘었다는 주장은 설문조사 등으로 확인되지만, 이념 자체가 우경화·극우화했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라인과 집회에서 눈에 띄는 일부의 목소리가 청년 전체의 모습처럼 평가됐다는 비판이다. 연구진은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거나 출신인 만 18~29세 청년 36명을 면담했다. 면담에 보수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청년과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은 포함되지 않았다. 면담 참가자 대부분은 진보와 보수라는 두 가지 잣대만으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기를 미루거나 거부했다. 보수 정당에 투표한 경험이 있거나 보수 정당에 상대적으로 친화적인 참가자도 이념적 일관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면담 참가자들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정치적 좌표에 자기를 배치하기를 유예하는 ‘미지근한 상태’를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정치 성향을 어느 한쪽으로 정하기를 미루고, 정치를 일상의 평온을 깨는 ‘소음’으로 판단해 거리를 두는 태도라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런 경향의 배경으로 정치를 이야기할 일상의 기반이 얇은 점을 꼽았다. 다양한 성향과 다양한 수준의 정치를 접촉할 창구가 부재하다는 진단이다. 연구진은 청년들이 정치를 이야기할 관계의 기반이 얇은 상태에서 조직된 우파가 그 빈자리를 먼저 채울 경우 보수 투표가 극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장 씨는 경남대 사회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마쳤고, 양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제와 조선산업을 다룬 책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펴낸 바 있다.
숱한 논란 넘어 베일 벗는 부산오페라하우스 현장
‘라 스칼라’ 초청을 둘러싼 100억 원대 개관 공연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현장에서 만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이미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정산과 영도, 바다를 한꺼번에 끌어안는 건축, 공연이 없는 날에도 시민과 관광객을 불러들일 ‘시민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2026년 12월 주요 공사 완료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최근 부산국제건축제 관계자들과 돌아보고 왔다. 완공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으며, 동시에 바다를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2027년 초 시운전을 거쳐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가장 부산다운 풍경을 담다” 현장에 동행한 이성호(동아대 건축학과 교수) 부산국제건축제 집행위원장은 오페라하우스가 가진 최고의 경관적 가치로 ‘프레임’을 꼽았다. “바다는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프레임으로 보여주느냐다. 한쪽으로는 수정산이 보이고, 다른 쪽으로는 영도 바다가 펼쳐지는 이 풍경이야말로 가장 부산다운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부산국제건축제 국제설계경기로 당선된 세계적 건축그룹 스노헤타가 설계한 이곳은 도면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웠던 반전의 경관, 현장 관계자들이 ‘케이브(CAVE, 동굴) 뷰’라고 부르는 풍경을 선보인다. 사선으로 잘려 나간 건물 프레임 사이로 하늘과 바다, 원도심 산자락이 들어오며 압도적 미학을 선사한다. 특히 부산역 연결 보행 덱과 북항 친수공원과의 연계성은 오페라하우스를 단순 관람 시설을 넘어 북항 재개발지구 전체의 경관과 일상을 잇는 핵심 도시 장치로 만들어 준다. ■지하에서 시작하는 극장 동선은 지하주차장에서 시작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파빌리온과 로비로 연결된다. 파빌리온 앞에는 미술 장식품(전준 작가의 ‘펄 게이트’ 당선)이 설치될 예정이며, 로비에는 매표소가, 2층에는 VIP 라운지가 들어선다. 로비는 파도를 연상시키는 곡선으로 이뤄졌으며, 붉은색은 바이올린의 악기통을 열었을 때 내부에서 보이는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카페·아트숍·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은 티켓 없이도 이용 가능한 오픈 존으로 운영된다. 공사 중인 건물이다 보니 구조와 재료가 먼저 보인다. 건물 기둥은 두 개의 삼각형을 맞댄 다이아몬드 형태를 띤다. 외벽은 고강도 콘크리트 패널(UHPC)과 저철분 투명 유리가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엮여 ‘진주를 품은 조개’ 형상을 완성한다. 25m 높이의 비정형 파사드 공법은 국내 최초 시도다. 로비 목재는 물보다 비중이 높은(1.2) 고밀도 압축 탄화 대나무를 사용했고, 지열 활용 친환경 공조 시스템으로 쾌적함을 더했다. ■오페라극장과 블랙박스홀 1800석 규모의 대극장은 관객과 무대 거리를 31~50m로 유지하는 4층 말발굽 형태다. 마이크를 쓰지 않는 오페라 전용 극장답게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의 음향 자문을 반영, 내벽 마감재를 참나무 원목으로 변경하고 잔향 시간을 만석 기준 1.5초대로 맞췄다. 16m×16m 규모 무대는 4개 구역으로 나눠 상하 이동하며, 바닥 아래 11m, 위로는 39m의 수직 공간이 숨어 있다. 소극장은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홀이다. 객석 변형이 가능해 연극, 무용,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시민 밀착형 공간으로 쓰인다. 100억 원대 단발성 해외 초청 공연 논란 속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역 예술가들에게 실제로 열린 무대가 될 수 있을지는 이 작은 극장의 운영에서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철학이 현실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5층 옥상부다. 옥상으로 오르는 동선은 건물의 안팎을 오가며 풍경을 경험하게 하는 산책로로, 르 코르뷔지에가 말한 ‘건축적 산책로(Promenade)’와 맥을 같이한다. 옥상에는 루프톱 카페와 300여 명 수용 규모의 야외 스탠드가 조성돼 버스킹 등을 즐길 수 있다. 외부에서 ‘하얀 굴뚝’이라 오해받았던 39m 높이의 주무대 타워(Stage Tower)는 대형 LED 스크린을 갖춘 ‘플라이 타워’로, 실내 공연을 외부 공원에서도 실시간으로 함께 관람할 수 있게 설계됐다. 외피의 다이아몬드 패턴은 낮에는 햇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내부의 불빛을 흘려보내며 빛을 발한다. 현장에서 바라본 바다는 평면적인 배경이 아니었다. 구름이 흐르고, 배가 움직이고, 햇빛이 외장재에 부딪히면서 건물의 표면도 함께 움직이는 듯했다. 건축물의 곡선과 개구부가 풍경을 끌어들이면서 땅 위에 서 있는 건물이 순간적으로 배의 갑판처럼 느껴졌다. ■관광 자산이 될 수 있을까 현장을 함께 둘러본 한 관계자는 부산오페라하우스를 두고 “건물 자체가 관광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하지 않아도 옥상까지 올라가고, 카페에서 쉬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북항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나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처럼 도시의 지형을 바꿀 장소가 될지 주목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패는 얼마나 유명한 해외 작품을 개관 무대에 올렸는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라 스칼라 공연이 성사되든 다른 개관 프로그램이 마련되든, 첫 무대는 건물의 시작일 뿐이다. 진짜 시험은 공연이 없는 날에도 시민이 이곳을 찾아오는지, 지역 예술가들이 이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지, 북항을 찾은 관광객이 바다만 보고 돌아가지 않고 건축물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지에 달려 있다.
부산의 미래, ‘일자리’와 ‘첨단산업 유치’에 달렸다
부산 시민 상당수는 부산의 미래 가치는 ‘일자리 창출’과 ‘첨단산업 기업 유치’에 달려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가덕신공항 완공 등으로 첨단산업 기업 유치가 이뤄지고 일자리가 생겨나면 일대의 주거 수요가 높아지고, 지역 가치 상승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봤다.동아대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교수연구팀은 ‘센텀2지구 조성에 따른 배후 주거수요 전망 및 미래가치 연구’의 일환으로 〈부산일보〉가 의뢰한 센텀2지구 부산시민 인식조사를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실시했다. 조사에는 부산시민과 관련 분야 전문가 500명이 참여했다.8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향후 도시 경쟁력과 부동산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꼽은 이들이 29.8%로 가장 많았다.이어 첨단산업·기업 유치(25.4%)를 꼽은 이들이 두 번째로 많아,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응답자의 55.2%가 첨단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부산 미래 가치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뒤이어 응답자들은 교통망 확충(20.2%), 공원·생활환경 개선(10.8%), 신축 주거단지 공급(7.6%), 상업·문화·교육시설 확충(6.2%)을 부산 미래 가치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또한 응답자의 81.2%는 “대규모 산업·업무단지 조성으로 일자리가 늘면 인접지역 주거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부산의 주요 개발 지역 가운데 향후 부동산 미래가치가 가장 높을 곳으로는 ‘센텀2지구 및 인접 생활권’(32.6%)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북항 재개발권(24.8%), 에코델타시티권(20.4%), 오시리아권(11.0%), 서부산 개발지역(7.4%)이 뒤를 이었다.센텀2지구와 관련한 직접적인 질문 중에서는 “센텀2지구가 계획대로 첨단산업·기업·인재가 모인 도시로 성장한다면 센텀2 및 인접 생활권이 부산의 새로운 프리미엄 주거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이 77.6%로 높게 나타났다.센텀2지구 개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지역으로는 ‘반여·재송권’(36.8%)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동래·명장권(23.6%), 센텀시티·우동권(18.4%), 반송·석대권(12.2%)이 뒤를 이었다.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산업·일자리가 주거 수요와 지역 가치로 이어진다는 일관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는 응답자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며, 실제 파급효과는 센텀2지구의 기업 유치와 고용 창출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연구팀은 또 응답자들이 센텀2의 최대 영향권으로 꼽은 반여·재송 일대가 실제 주거 수요를 받아낼 수 있도록, 기업 입주 시기에 맞춘 중소형·실수요형 주택 공급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동아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임해경 겸임교수는 “시민들은 이미 센텀2지구를 일자리와 주거가 함께 충족되는 곳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업 유치와 함께 반여·재송 일대에 근로자가 살 수 있는 주택을 제때 공급하는 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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