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
부산시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 됐던 ‘퐁피두 센터 부산분관’과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초청공연’을 전격 철회했다. 민선 8기 대표적인 문화예술 사업으로 꼽히던 두 사업이 논란 끝에 무산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퐁피두 센터 부산분관 유치를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준비하던 라 스칼라 극장 공연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3개월 간 진행된 부산시 숙의 과정의 결과다. 앞서 시는 퐁피두 사업은 정책점검단에서, 라 스칼라 공연은 운영자문단과 시민토론회, 여론조사를 통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했다. 이후 두 사업 모두 시 문화정책을 심의하는 문화협력위원회에서 다시 살피고, 지난달 30일 문화 타운홀미팅에서 시민의 최종 의견을 들었다. 전 시장은 이 같은 숙의 결과를 전하며 “시정 운영의 핵심 원칙인 △시민 체감도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의 책임성 4가지를 적용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퐁피두 부산분관은 문화와 관광 효과를 기대하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사업의 주요 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게 전 시장의 설명이다. 국가지질공원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을 짓는 것은 편익에 비해 대가가 크고, 부산 분관의 계약 조건 자체가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은 기부와 협찬 규모의 부족을 이유로 철회하게 됐다. 당초 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시 재정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초청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는 등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하는 현재까지도 협찬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이 지역 예술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이번 결정의 주된 배경이다. 100억 원 안팎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공연이 지역 오페라인의 참여와 교육,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하지만 라 스칼라 극장이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한 것도 철회의 이유가 됐다. 시는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등 기존 시설의 역량을 높여 미술품 전시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오페라하우스 개막 공연을 재지정 하기 전 부산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오페라를 꾸준히 무대에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전 시장은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고, 반대로 이미 시작한 일이라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라 말씀 드린 바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오늘의 결론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의 기대와 제안도 앞으로의 정책에 소중히 담겠다”고 밝혔다.
‘메이드 인 부산’에 방점 찍었지만 대안은 아직 ‘…’ [퐁피두·라 스칼라 백지화]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와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철회하면서 민선 9기 문화예술 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운 문화 사업보다는 부산 예술인의 창작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환경 보호와 지역 예술 활성화, 시 재정 건전성 제고 등의 효과가 예상되지만 관광객 500만 명 시대를 앞둔 부산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예술 프로그램 무산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재정과 지역 예술계 방점 14일 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를 철회하며 언급한 이유는 4가지다. 이기대 자연환경 훼손 우려와 계약상 공공성 확보 문제, 연간 운영비 부담, 지역 예술계와의 상생 방안 부족 등이다.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취소한 이유도 큰 맥락에서는 동일하다. 전재수 시장은 “시 재정 투입을 줄일 기부와 협찬 모금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고액의 초청 공연이 지역 예술인 참여와 인재 양성에 답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업 모두 시 재정 부담은 상당하다. 당장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에는 건립에 1100억 원, 운영에 매년 125억 원의 경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 역시 1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와 전 시장의 결정을 이끈 건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와 동반 성장 계획 부족이었다. 전 시장은 “지역 예술계와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고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분담도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대신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에 투자해 부산 자체의 전시 역량을 높이겠다고 발혔다. 아울러 북항 재개발 부지 내에 전액 국비로 3000㎡ 규모의 복합문화 전시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8년 정식 개관하고, 개관 페스티벌에는 부산의 역사와 삶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시민 눈높이 맞는 대안 나올까 그러나 시와 전 시장이 내놓은 문화예술 정책 대안은 협의에 머물러 있거나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전 시장은 이날 BPA가 국비로 복합문화 전시공간을 지어 2030년 부산시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시설은 해양수산부와 협의 단계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은 라 스칼라를 대신할 새 공연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산 창작극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모양새다. 시 조유장 문화국장은 “해외 초청 공연을 제외하고 부산 지역 창작극이나 국립오페라단 협업 등은 차질 없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창작극으로 채워진 개관 프로그램이 ‘동북아 최대 극장’을 표방하는 오페라하우스의 위상과 어울리는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부산의 한 음악계 관계자는 “개관 프로그램은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관객을 모으기 위한 행사인데 ‘한 방’이 없이 앞으로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도 부산의 관광 거점 성격이 강했던 까닭에 추가적인 대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시장 발표에 박형준 전 시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리고 "뒤집기로는 부산의 미래가 없다"며 "최근 부산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책 뒤집기를 보면서 깊은 우려와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략 자산 낙동강,한곳에서 통합 관리
부산시가 낙동강을 서부산권 개발을 위한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서울시의 미래한강본부를 본 떠 시 산하에 흩어져 있는 관련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이다. 시가 부산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동서 불균형 해소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가덕신공항 개항과 초광역 통합을 염두에 두고, 도시의 틀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새 판 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낙동강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 신설 구상을 밝혔다. 새 조직은 200~250명 규모로, 전 시장은 각 부서의 전략적 재배치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르면 11월 중 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시의회와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시의 낙동강 관련 업무는 환경정책과, 하천관리과, 공원도시과(낙동강미래기획단), 낙동강관리본부와 낙동강 주변 4개 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시는 부서 신설로 이들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가 추진하는 새 조직은 서울시의 미래한강본부를 참고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미래한강본부는 총무·운영·공원·시설부와 한강사업·수상활성화·수상안전 등의 업무를 맡은 한강사업추진단으로 구성된다. 단일 조직이 기획부터 관리까지 한강 관련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형태이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낙동강 관련 신설 조직은 기획과 사업 기능을 한 군데로 모아서 낙동강을 새로운 도시 발전축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의미”라며 “현재 다양한 형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은 낙동강이 가진 잠재력을 동서격차 해소와 부산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전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장기적으로는 가덕신공항과 부울경 광역권 시대에 맞춰 부산의 발전축을 서부산으로 옮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 시장은 그동안 낙동강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자리에서 언급했다. 전 시장은 지난 8월 27일 낙동강유역환경청장과 만나 “낙동강은 부산의 동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라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활용 정책을 통해 낙동강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마스가 기회 살린다” 영호남 의원 손잡고 '조선산업 생태계 특별법’ 발의
마스가(MASGA·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등 글로벌 환경 변화로 기회를 맞은 조선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특별법이 여야 공동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다. 영남과 호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의원이 함께 이름을 올린 법안으로, 중소조선사와 기자재 기업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지원 체계를 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부산에서 동남권 조선·해양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힌 직후 나온 입법이어서 국회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울산 중)은 같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과 ‘조선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대표발의했다고 14일 밝혔다. 법안은 마스가와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성장 기회를 살리고,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체계 전환과 전문인력 부족, 경쟁국의 대규모 투자 등 산업 전반의 과제에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5년 단위 조선산업 기본계획 수립과 첨단조선전략회의 설치, 첨단미래조선 산업 클러스터 지정·지원, 스마트야드 등 AI 전환 지원, 전문·숙련인력 양성, 핵심 기자재 국산화 및 공급망 강화, 세제·금융 지원, 한미 조선협력 지원 등이 담겼다. 특히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중소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우선 지원하고 보증한도와 요율 등을 우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조선기업 소재 지역의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을 지원하는 지역상생 조항도 포함됐다. 이번 법안은 정부의 동남권 해양산업 육성 구상과도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부산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귀항 환영식에서 “부산의 항만·물류·해양 금융, 울산의 친환경 에너지, 경남의 조선 기자재와 첨단 제조를 연결하겠다”며 “선박 건조와 수리, 연료 공급, 인력 양성, 금융, 보험까지 기업들이 지역에서 성장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동남권 조선·해양 벨트 구상을 공식화한 데다 여야가 함께 법안을 낸 만큼 정치권에서는 국회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박 의원은 “우리 조선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에는 여야 이견이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형 조선사와 함께 중소조선사, 기자재 기업, 현장의 숙련인력까지 산업을 떠받치는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산업의 성과는 울산을 비롯한 조선산업 지역의 일자리와 주민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힘쓰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위상 높아진 BIFF, 관광 연계 행보는 ‘걸음마’
해외에 부산 알리고… 축제 유치하고… ‘부캉이’의 열일
“북항 갑니다~” 부캉이 테마 시내버스 달린다
지역 문화계 “올바른 판단” vs “도약 기회 잃어” [퐁피두·라 스칼라 백지화]
전재수 ‘박형준표 사업’ 잇단 백지화…시의회 “전임 지우기” 반발
국민연금 리밸런싱·교부금 개편 두고 충돌…국힘 국정조사로 압박
김민석 “총선 최대 격전지 부산, 2주에 사흘 이상 찾겠다”
‘언어 장벽 넘어’…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나츠메 신고가 본 애니의 힘[BIFF 2026]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제시한 핵심 화두는 애니메이션이다. BIFF는 특별기획전을 통해 애니메이션 장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집중 조명하고 있으며, <부산일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나츠메 신고 감독을 단독으로 만났다.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 나츠메 신고 감독의 신작 ‘고스트- 밤의 끝’ 상영이 끝나자 관객석에서 일제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 작품은 그가 연출한 첫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BIFF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에 초청돼 아시아 최초로 상영됐다. 노동이 불필요해지고 18세가 되면 사회적 필요성을 ‘선별’받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15세 엘리트 소녀 ‘니케’가 어른 ‘마스’를 만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SF 애니메이션이다. 상영 직후 이뤄진 관객과의 대화(GV)에서는 다소 복잡한 작품의 세계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나츠메 감독은 “현대 사회를 추상화한 듯한 세계관을 그렸다”며 “한 소녀가 자신에게 딱 맞는 장소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에 작품을 완벽히 이해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현실 세계에서도 명확히 알 수 없는 일이 많은 것처럼, 그런 모호함마저 영화에 담아내고자 했다. 관객 각자가 자신만의 감상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GV 이후 진행된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는 제작 배경부터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이 자리에는 나츠메 감독과 함께 작품을 이끈 제작사 매드하우스의 후쿠시 유이치로 프로듀서가 동석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BIFF 참석을 위해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나츠메 감독은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BIFF에서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고, 관객들이 보내주는 응원에 행복하다”며 “GV에서 나온 질문들도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던져져 인상적이었다. 역시 애니메이션은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음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부산 방문에 자원했다는 후쿠시 프로듀서는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을 전했다. 그는 “학생 때부터 한국인 친구가 있었고,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면서 한국 스태프들과 항상 가까이 교류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과 관심이 있던 찰나에, 이 작품으로 부산을 오게 돼 행복하다. 살다보면 이런 좋은 일도 있구나 싶다”며 웃었다. 두 사람이 이번 신작을 함께 싹틔운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후쿠시 프로듀서는 “매드하우스 입장에서 (나츠메 감독과) 전작인 서니보이를 함께 작업하고, 차기작을 탐색하고 있는 시기에, 반다이남코로부터 작품 기획안이 왔다”며 “오리지널 작품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작품을 만나 좋은 시작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는 올해 BIFF가 야심 차게 선보인 애니메이션 특별전과 맞물려, 애니메이션 장르 본연의 매력으로 확장됐다. 실사 영화와 달리 직접 그리는 과정을 통해 특정 공간이나 섬세한 기분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후쿠시 프로듀서는 “그렇기 때문에 작화에 더욱 각별한 공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주류로 자리 잡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상 변화에 대한 소감도 이어졌다. 나츠메 감독은 “이 업계에 들어온 지 25년이 됐는데,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도 ‘이 업계가 정말 성공했구나’라고 느낀다”며 “옛날에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영화제 초청을 받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이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만으로 초청받기도 한다”고 회상했다. 나아가 이웃 나라인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직 본 적이 없다고 답한 나츠메 감독은 “3D 장르 부문에서는 일본보다 훨씬 위”라며 “일본은 만화 문화가 있었고, 이 덕분에 콘텐츠가 풍부해 애니메이션 업계가 성립될 수 있었다. 한국 역시 소설, 만화, 드라마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 세계로 진출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나츠메 감독의 ‘고스트- 밤의 끝’은 내년 일본에서 정식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콘텐츠 판권 유통 협의가 이뤄진 상태로 개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동훈도 정치 검사”…차가운 與 시선에 몸 낮춘 김지용
여권 내부에서 적격성을 두고 논란이 분분한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렸다. 예상대로 야당은 물론 일부 범여권 의원들도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사건 처리를 문제 삼으며 “비겁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과거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김 후보자는 이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정치 검사’라고 규정하는 등 여권과 ‘코드’를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첫 질의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정진웅 전 부장검사 독직폭행 사건 기소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동훈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 검찰이 단합한 이 과정에서 후보자의 비겁한 선택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윤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김 후보자가 당시 기소에 반대하는 이의제기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지금 후보자가 보여주는 태도는 비겁하고 불의에 눈 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자는 정 전 부장검사 기소 당시 결제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후 대검의 진상 조사에 협조했다고 답했고,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과드릴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혼선을 지적하는 동시에 김 후보자의 소신 변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권 내 갈등에 대해 “대통령 인사권을 여당 인사들이 대놓고 흔들어대는 레임덕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본질은 김지용이 ‘친윤(친윤석열)이냐, 비윤이냐’가 아니라 ‘너는 친명(친이재명)이냐, 반명이냐’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4년 전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검수완박에 반대하고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공개 주장했던 분이 검찰 해체로 태어난 조직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과거 반대했던 여권의 검찰개혁 취지에 동의한다고 밝히는 등 여권의 입장에 적극 보조를 맞췄다. 김 후보자는 ‘검찰 조직이 개혁의 대상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폐해가 드러났다”면서 ‘1호 정치검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또 한동훈 의원이 정치 검사에 포함되느냐는 물음에도 “부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추미애 경기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자신을 겨냥해 ‘밀정’, ‘나치 전범’이라며 비난한 데 대해 “일부 모욕적 표현으로 생각하지만 중수청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감과 중요성 때문에 하신 말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후보자는 중수청이 급하게 출범하면서 사건 처리 적체가 심사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 “(중수청 수사관은) 맡은 사건이 기소되는지, 기소돼서 유죄가 나는지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 수사제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이에 따른 상벌도 확실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만큼 청와대 하루도 절박해야 할 것”…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임광현 국세청장이 이재명 정부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14일 임명됐다. 경제 관료 출신인 임 청장은 강훈식 비서실장 후임으로 15일 임기를 시작한다. 강 실장은 14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무 감각을 겸비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며 “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 조세 정의 확립에 기여해 왔고, 불평등의 벽을 낮춰 국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겠다는 대통령 국정 철학을 현장에서 충실히 실천해 왔다”고 임 청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며 “민생 회복과 사회 개혁에 대한 대통령 주문을 실천하며 국민이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임 청장은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국세청 차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민주당 22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을 거쳤다. 임 청장은 이날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는 게 주어진 소명이 아닐까 한다”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청와대 업무 전반을 책임지며 민생 성과를 위해 온 힘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하루하루가 절박한 만큼 청와대의 하루도 절박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고단한 하루를 바꾸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지난 13일까지 국회에서 국세청장으로서 국정감사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 분당 아파트 매도 거래에 대한 야당 공세에 대해 “과세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임 청장 부인은 행시 동기인 이경은 주 휴스턴 총영사고, 이 대통령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이승엽 변호사가 처남이다. 임 청장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정부 출범과 함께 발탁된 ‘3실장’ 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만 자리를 지키게 됐다. 강 실장은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지 24일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강 실장은 “국민 여러분께 성공한 정부를 보여드리고 싶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고 말씀드렸던 마음은 그대로”라며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져간다”고 말했다.
“부산 광고 수도권이 싹쓸이”…지역업체 제도 개선 촉구
수도권 광고업체들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광고·홍보 일감까지 상당 부분 가져가면서 부산 광고산업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 업체의 공정한 사업 참여를 보장하고, 외지 업체가 부산 업체와 협업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부산광고산업협회는 국민의힘 부산시당과 함께 지난 13일 부산 광고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별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과 부산시의회 송우현 행정문화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광고산업 매출에서 수도권 비중은 86.2%에 달했지만 부산은 3.4%에 그쳤다. 수도권 업체 매출 규모가 부산 업체의 25배를 웃도는 셈이다. 이 같은 격차가 이어지면서 지역 광고 인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역 광고업계는 부산에서 추진되는 각종 공공·민간 사업과 행사에서도 지역 업체가 충분한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고·홍보 사업이 수도권 업체 중심으로 발주되면서 관련 예산이 외지로 빠져나가고, 지역 업체의 매출과 규모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공기관과 기업 등이 부산에서 광고·홍보 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 업체가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등 외지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부산 업체와 협업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협회는 대형 사업 발주 때 지역 업체 참여 기준을 마련하고, 기관별 참여 실적을 조사·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수 발주기관에는 지자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산학 연계와 인턴십 등을 통해 지역 광고 분야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역 정치권에는 광고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도 요청했다. 이성권 위원장은 “관련 조례 제·개정을 비롯해 지역 광고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양진일 부산광고산업협회 이사장은 “부산 광고산업 지원은 특정 업계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며 “지역 인재가 부산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23대 총선 출마설 김경수, 지역구는 진주 갑?
김경수 대통령비서실 정무특별보좌관이 경남 진주시로 이사한다고 직접 밝히면서 23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설이 재점화했다. 김 특보는 지난 12일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박완수 경남지사와 면담을 마친 뒤 향후 행보를 묻는 취재진에 “다음 달 진주로 이사한다”며 소문을 공식화했다. 그는 “정부가 지방 주도 성장, 균형 발전에 진심인데 이 시기 경남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 서부”라며 “진주, 사천을 중심으로 서부가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살리려면 그래도 그 지역에 살아야 정부에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김 특보는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창원시로 거처를 옮겼다. 낙선한 다음에도 “이제 완전히 경남에 뿌리내리고 경남을 끝까지 책임지는 그런 정치인이 되겠다”며 정착을 약속했다. 선거가 끝나고 두문불출했던 김 특보는 민주당 3대 메가 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 활동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했고 현재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런 김 특보가 23대 총선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꾸준히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남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김 특보를 정무특보로 기용한 이유도 총선 차출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행선지로는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김해 을부터 창원 의창·진해가 심심찮게 언급됐다.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임명 지역으로 분류된 거제도 현실적인 행선지로 지목됐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친분도 거제 출마설을 무시 못 할 배경이었다. 그러나 김 특보가 진주로 이사한다고 밝히면서 김 특보의 총선 출마설이 진주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김 특보는 고성 출신이지만 천전초등학교, 진주남중학교, 진주동명고등학교를 졸업한 연고로 나름대로 진주 지지층이 두껍다. 지난 7회 지방선거 당시 진주에서 득표율 51.18%를 기록하며 상대였던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앞섰다. 진주는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지만 최근 8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조규일 후보가 진주시장으로 당선되는 등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는 점도 김 특보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지역 정가 인사 A 씨는 “김 특보가 진주에서 총선에 출마한다면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넘어서 민주당 지지 기반이 다소 약한 서부에서 외연 확장한다는 전략적 의미도 다분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에 강한 지지를 보냈던 동부경남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현실을 받아들여 서부경남에서 새로운 정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김해는 갑·을 모두 민주당 현역이 버티고 있고, 창원도 출마할 지역구가 마땅찮은 것도 사실이다. 만일 김 특보가 1년 5개월 정도 남은 23대 총선에 실제로 출마한다면 지역구는 진주 갑이 유력하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4선 박대출 국회의원 지역구다. 일각에서는 3선인 조규일 진주시장이 국민의힘 소속 재선 강민국 국회의원이 버티는 진주 을에 출마하면서 김 특보와 느슨하게 연대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김 특보와 조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만나 진주혁신도시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다만 김 특보는 취재진에 “벌써 선거를 얘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가능성은 모두 열고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북극항로 ‘백서’ 만들고 과제 보완해 내년 운항 준비
국내 최초 컨테이너 선박의 북극항로 왕복 시범운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올해 사업 성과를 발판 삼아 내년에도 시범운항을 이어가며 관련 사업의 반경을 넓힌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북극항로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이번 운항에서 확보한 현장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성과 운항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내년 시범운항을 위한 준비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해양대에 용역을 맡겨 북극항로 시범운항 백서 발간도 진행 중이다. 2030년 정기항로 개설 등 북극항로 개척을 지속 추진하는 해수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 총 6228억 원을 배정했다. 예산안을 살펴보면, 시범운항 지원 및 종합지원센터 운영에 169억 원, 북극항로 연관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실증 지원과 핵심 인재 양성에 98억 원, 해양수산연수원의 극지해기사 양성을 위한 교육 장비(시뮬레이터) 구축에 34억 원이 투입된다.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국제협력 및 기본계획 수립, 국제세미나 개최 등 네트워크 구축에도 16억 원이 배정됐다. 부산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선사가 기존 선박을 친환경선박으로 전환해 건조할 때 지원하는 예산 121억 원이 포함됐으며, 지방 이전 선사가 아니더라도 쇄빙·내빙선박 전환 건조를 할 경우 1척당 예산 11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상대적으로 많은 액수를 투입한다. 친환경 쇄빙 컨테이너선 설계기술 개발 및 표준화에도 49억 원이 들어간다. 이밖에도 북극항로 활성화에 대비한 진해신항 건설에 가장 많은 4816억 원이 배정됐으며, 부산항 트라이포트 구현·북극해 LNG 수입 인프라 구축·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을 위한 계획 수립 용역과 북극해 현안 대응을 위한 여러 연구·실증에도 관련 예산이 투입된다. 아울러 지난 6월 공포한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오는 12월 17일 시행됨에 따라, 다음달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북극항로위원회가 발족한다. 여기에는 기획예산처, 산업통상부, 행정안전부를 포함한 10개 부처 장관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해수부 장관이 간사를 맡는다. 이어 오는 12월에는 부산 소재 한국해양진흥공사 내 북극항로 종합지원센터를 법정 기구로 격상시켜 선주와 화주 등을 대상으로 북극항로 관련 금융, 보험, 화물 등에 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북극항로 길목에 위치한 부산항과 울산항을 각각 컨테이너와 에너지 중심의 북극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 작업에도 착수했다. 두 항만에 초대형 암모니아 선박 연료공급(벙커링) 기지를 조성하고, 부산은 유럽을 겨냥한 북동항로, 울산은 북미를 연결하는 북서항로 거점으로 특화에 나선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항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시범 운항과 상업 운항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출입 물류망을 다변화하고, 부산을 포함한 해양 수도권 조성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한편, 해운·조선·항만·물류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갈치시장 ‘무상 사용 종료’ 코앞인데 재입점 기준 ‘안갯속’
20년 동안 이어진 부산 중구 자갈치현대화시장 무상 사용 계약 기간이 다음 달 30일 종료(부산일보 지난 2월 12일 자 8면 보도)되지만, 아직도 기존 상인들의 수의계약 재입점 자격 여부를 규정할 세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운영권을 두고서도 상인회와 마찰이 예상돼 유상 전환 시점에 맞춰 시장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난항이 우려된다. 부산시는 이달 중 자갈치현대화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12일 밝혔다. 해당 설명회는 상인들에게 점포 유상 사용을 허가하는 방법과 시기 등을 공지하기 위한 자리다. 설명회를 열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 허가 방법과 구체적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당장 오는 12월 1일부터 유상 전환이 시작되지만, 시는 아직 이 내용을 결정하지 못했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사안은 크게 2가지다. 현재 자갈치현대화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부산어패류처리조합이 무상 사용 기간 종료 후에도 시장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과 상인들이 기존에 영업하고 있는 점포에서 그대로 장사를 할 수 있게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무상 사용 종료 후 시장 운영을 부산시설공단에 위탁할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약에 따라 다음 달 30일이 지나면 운영권이 조합에서 부산시로 이관된다. 다만, 부산시는 점포 입점 방식에 대해서는 상인들의 요구대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유재산법에 따라 상인들은 일반 입찰을 거쳐 사용 허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례를 통해 기준을 마련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지난 7월 부산시의회 강주택(중구) 의원이 발의한 ‘자갈치시장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다만 이 조례는 기준을 큰 틀에서 기준을 제시할 뿐 요건을 갖춘 대상자는 부산시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조례는 ‘해당 수산물 판매시설을 직접 운영 중인 자로서 자갈치시장의 건립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와 ‘수산물 지역 특화시장으로서의 전통성 및 시장 기능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조건에 모두 부합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시는 요건 해석 기준을 논의 중인데, 이 과정에서 상인들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인들과 사용료 액수를 합의하는 것 역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사용료는 공유재산법에 근거해 산정되는데, 부산시에 따르면 주변 시세보다는 더 저렴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부산시는 다음 달 말까지 시장 유상 운영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무상 사용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공유재산법에 따라 부산시가 시장을 유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상인들 입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갈치현대화시장은 중구 자갈치해안로 52 일원에 2006년 지어진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 현대식 복합 수산시장이다. 노후화된 자갈치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시가 일대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407억 원을 들여 지었다. 당시 조합이 건축비 중 100억 원가량을 기부채납하면서 공유재산법에 따라 20년간 무상 사용해 왔다. 이달 기준 해당 건물에는 총 297개 점포가 입점해 영업 중이다.
인천 흉기 난동 피의자 과거 살인미수 전력… 경찰 신상 공개 검토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시민 8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50대 남성 A 씨가 과거 살인미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으며 범행 약 1시간 전까지 보호관찰관과 면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한편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한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3일 오후 1시 49분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들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로 5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한 건물에서 시민 8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이 건물 지하 2층부터 푸드코트(식당가)가 입점한 지상 2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에게 공격을 받은 10명 중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중태에 빠졌다. 나머지 부상자는 20대 여성 1명, 30대 남성 1명, 4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3명, 50대 여성 1명이다. 이들은 등과 팔,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과거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2019년부터 전자발찌를 착용했다. 착용 의무 기간은 2029년까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 당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알코올 중독 상담을 받았다. 이어 오전 11시 20분부터 35분간 보호관찰관과 면담한 뒤 낮 12시 30분까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보호관찰관과 헤어진 지 약 1시간 만에 흉기 난동을 벌인 것이다. A 씨는 지난달에도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흉기 준비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주 중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의자 등으로 A 씨를 제압하는 데 힘을 보탠 시민 5명에 대해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도 자체 포상 검토와 함께 정부 포상을 건의했다.
10년 넘게 물 안 흐르던 ‘서면 실개천’… 내달 안전한 보도로 바뀐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 관광 자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2013년 조성해 놓고 물 공급을 중단해 보도 위 고랑으로 방치된 서면 실개천(부산일보 지난 7월 3일 자 3면 등 보도)이 다음 달이면 판석이 깔린 평평한 보도로 탈바꿈한다. 보행 불편을 유발하고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던 보도 위 ‘함정’이 10여 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부산진구청은 다음 달 중순 서면문화로 32 일원에 ‘서면문화로 수경시설 정비’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물이 흐르지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서면 실개천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판석을 깔아 보도로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사 구간은 부산진구 부전동 영광도서 앞부터 부산진구청 방면 232m(폭 0.75m)다. 부산시로부터 지원받은 특별조정교부금 4000만 원을 투입해 지난달 14일 공사에 착수했다. 해당 실개천은 ‘문화으뜸로 관광테마거리 조성’ 사업 일환으로 2013년 보도블록 위에 홈을 판 형태로 설치됐다. 구청은 서면에 핵심 관광 자원을 조성하겠다며 야심 차게 사업을 추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개천에 물 공급을 중단했다. 보행자가 실개천이나 보도로 넘쳐흐른 물을 밟고 미끄러져 다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실개천은 보도 위 불필요한 ‘함정’으로 전락해 10년 넘게 방치됐다. 해당 공사는 구간별로 약 8번에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면 특성상 전체 구간을 한 번에 정비하면 보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안전사고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공사 순서는 인파와 교통 흐름, 도로 특성 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이날 기준 실개천 자리에 보도가 덮인 구간은 아직 없다. 기존 보도에 사용된 판석이 국내에서 생산이 종료된 탓에 판석을 구하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부산진구청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남은 기간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기한 내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골목시장, 다시 장날] 곰장어·선짓국에 고등어까지… 서민들의 밥상 지키는 충무동해안시장
부산 충무동해안시장에는 바다의 맛이 가득하다. 좌판마다 고등어와 갈치, 가오리 등 갖가지 생선이 펼쳐지고, 골목 안쪽에서는 숯불에 구운 곰장어 냄새가 풍겨나온다. 뜨끈한 선지국 한 그릇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자갈치시장 바로 옆이지만, 시장을 지탱하는 힘은 오랜 단골과 장바구니를 든 동네 주민들이다. 13일 방문한 부산 서구 충무동해안시장은 1976년 공식 개설된 전통시장이다. 자갈치시장과 맞닿아 있고 충무동새벽시장과도 이어진다. 정식 건물에 들어선 점포는 86개, 시장 주변 노점도 80개가량이다. 부산 원도심의 대표적인 수산물 상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지만,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보다는 서민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생선과 먹거리가 중심이다. 시장의 뿌리는 항구에 있다. 과거 충무동 일대에는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는 선원들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었다. 선원들이 배에서 먹을 고기와 식재료를 사며 식육점이 발달했고, 작업복과 어망 수선 용품 등을 취급하는 선구점도 성업했다. 지금은 선구점이 한 곳 정도 남았지만, 시장 곳곳에는 항구 상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시장 좌판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고등어다. 부산공동어시장과 가까운데다 인근에 얼음 공장과 운반선이 있어 어획물을 빠르고 신선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상인들이 생선을 받아 손질하느라 분주해지고, 시장 좌판에는 싱싱한 고등어가 가득 펼쳐진다. 18년째 반건조 생선을 판매하는 아라수산 우창근(60) 씨는 돔과 민어, 가오리, 갈치, 납세미 등 국내에서 잡히는 생선을 주로 취급하며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한다. 우 씨는 “좋은 생선을 골라 깨끗하게 손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2008년 장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좋은 물건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선 좌판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충무동해안시장의 또 다른 명물인 선짓국과 곰장어를 만날 수 있다. 선짓국은 바쁜 장사 중에도 저렴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해야 했던 시장 상인과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곰장어 역시 과거 바닷가 물양장에서 좌판을 펴고 장사하던 상인들이 단속 등을 피해 점포로 옮겨오면서 골목을 형성했다. 경북집 이옥자(65) 씨는 시어머니에게 가게를 물려받아 20년째 선짓국을 끓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7000원이다. 이 씨는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 집 장사의 비결”이라며 “손님의 80% 정도가 단골이고, 대를 이어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숯불에 구워내는 곰장어도 빼놓을 수 없다. 동성장어는 1991년부터 장사를 이어온 가게로, 최민규(49) 씨가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 씨는 “저녁이면 곰장어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려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손님의 70% 정도는 단골이지만 요즘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고 찾아오는 새로운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결속력도 여느 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충무동해안시장은 46년째 상인 단합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충무동해안시장 김남철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 상인들은 모두 자매처럼 지낸다”며 “상인들이 서로 믿고 도와주니 빈 점포도 거의 없고, 분위기에 반해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오는 28일 동행 축제를 열어 다시 한번 손님맞이에 나선다. 과거 시장에서 5차례 열렸던 ‘해안시장 가요제’의 추억을 되살려 상인 10명과 고객 10명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을 마련했다. 시장의 오래된 단골뿐 아니라 새로운 손님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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