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이재찬 기자 chan@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 피습 자작극’과 관련해 유권자의 알 권리가 침해됐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정 전 후보가 선거일 전에 경찰에 범행을 사실상 시인했지만, 경찰이 수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 내용이 선거 전에 알려졌다면 정 전 후보에게 행사된 표가 사표가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정 전 후보와 공범인 헬스 트레이너 A 씨(부산일보 7월 9일 자 10면 보도)를 이번 주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정 전 후보와 A 씨는 지난 8일 공직선거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음료 피습 자작극을 벌인 뒤 허위 신고·진술로 경찰 수사를 방해했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왜곡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정 전 후보는 헬스 트레이너 A 씨를 자작극 범행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정 전 후보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지난 5월 14일 부산시장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정 전 후보의 자작극 의혹과 그에 대한 경찰 수사 사실이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결과적으로 정 전 후보에 대한 사표가 양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 전에 피습 사건이 자작극이라고 알았다면 정 전 후보에게 투표할 유권자는 적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정 전 후보는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선거 운동을 완주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민들로부터 2만 7418표(1.56%)를 얻었다.
시민들도 경찰의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선거에서 정 전 후보를 뽑았다는 민 모(38·부산 사상구) 씨는 “피습을 당한 뒤에도 가해자에 대해 먼저 용서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며 “자작극으로 수사를 받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경찰은 지난달 두 사람이 범행 전날 A 씨의 헬스장에서 만나 논의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 경찰은 "선거일 전에 확보한 통화 내역은 두 사람이 언제 몇 분간 통화했다는 정보로, 자작극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입증하기엔 부족했다"며 "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수사 공개 시점을 판단했다는 의혹 등도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