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0대 부산시의회 개원식에서 의원들이 의원선서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이 더불어민주당의 제2부의장직 거부로 사실상 국민의힘 독식 체제로 귀결됐다. 민주당이 “실권 없는 의전용 부의장은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국민의힘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물론 제2부의장까지 모두 차지하는 ‘독식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명분을 앞세우다 의회 운영의 핵심 축에서 스스로 멀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제2부의장직을 맡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민주당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부의장직보다 상임위원장 배분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날 한갑용 원내대표는 박종철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이 같은 결정을 전달하며 “국민의힘이 책임을 지고 의회를 잘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부산시의회는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37석, 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의장과 제1부의장을 비롯해 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했고, 제2부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만 공석으로 남겨뒀다. 민주당은 예결위원장 배분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난 9일 민주당을 향해 제2부의장 후보 등록을 요청하며 “부의장은 의전용이 아니라 의회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주체 가운데 한 명이고, 민주당 의원 11명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공식 창구가 될 것”이라고 참여를 설득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론을 유지하며 끝내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예정됐던 제2부의장 선출은 무산됐고, 국민의힘은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당 소속 의원을 제2부의장으로 선출해 전반기 의장단과 주요 보직을 모두 차지할 전망이다. 후보군으로는 재선 의원은 물론 일부 초선 의원들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을 요구한 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의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까지 스스로 포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전재수 부산시장이 지난달 “민주당에는 일하는 자리인 상임위원장을 배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의전용 부의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이후 같은 기조를 유지해 왔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부산시장을 배출한 만큼 시정과 시의회가 협치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는 것이 중요했는데 결국 비판만 하고 실질적인 역할은 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전반기에 부의장을 맡았다면 후반기 원 구성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