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한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정 원내대표,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일부 원 구성을 마무리하자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 보이콧에 나서면서 양측의 양보 없는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반쪽 국회’가 장기화되거나 멈출 가능성이 있어 서로 접점을 찾기까지 복잡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헌절인 오는 17일은 제22대 후반기 국회 정상 운영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9일 한병도 민주당·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에 “17일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양당이 신속하게 협의하라”고 중재했기 때문이다.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양당이 절충안을 못 찾으면 당장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주 접점을 찾기 위한 협상에 다시 나설 전망이다. 일단 민주당은 여전히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배분한 원 구성을 국민의힘이 수용해야 하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 위원장을 넘기면 이재명 정부 주요 입법 과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강경 대응에 나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가져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은 제21대 전반기 국회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점한 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없이는 원 구성 협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의원직을 거는 강수를 둬서라도 법사위원장직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13일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과 상임위 협상 등에 대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주요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국민의힘 국회 상임위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친 상태다.
원 구성으로 촉발된 대치에다 법안을 둘러싼 갈등도 더해졌지만, ‘반쪽 국회’ 정상화 여부를 결정할 협상은 제헌절을 앞두고 다시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실패론이 불거진 후 제1야당이 등원하지 않은 상태로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내부 기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는 당내 반대 목소리도 커진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장외가 아닌 국회에서 여당 입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현실론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상임위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부작용과 우려 등을 고리로 여권에 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