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은 정말로 묻지마 범죄였을까, 아니면 여성혐오 범죄였을까.
여자라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20대 여성이 살해되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 1시께 서울 서초구의 번화가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김 모(34) 씨가 20대 여성을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여자들이 항상 나를 무시했다"며 범행동기를 설명했다.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참혹한 사건이 알려지자, 18일 오후 3시께 '강남역 묻지마'라는 검색어가 한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했다. 특히 많은 여성 네티즌들은 "이번 일은 같은날 새벽 1시에 번화가에 있었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다"라며 공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해 여성을 안타까워하는 마음과 동시에, 여성이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사건은 여성의 생존권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강남살인남', '스프레이', '잠재적 범죄자', '여성혐오' 같은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로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여성 생존권과 관련된 만큼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씨가 사건 현장 부근에서 1시간이나 기다리면서 피해 여성을 물색했다고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은 특정한 성별, 즉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범죄'라고 이름 붙여야 한다"고 다수의 네티즌이 주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도 트위터에서 "'여자'라서 맞을 수 있고 심지어 죽을 수 있다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되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며 피해자의 죽음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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