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극명한 선악 구조…한 방이 필요하다(리뷰)

입력 : 2016-06-02 0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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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도 너무 착하고 악해도 너무 악하다. 선과 악의 구조가 극명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는 큰 갈등도 없다. 마지막 갈등이자 장애물이었던 과거 사건의 전말도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딴따라가 마지막 한 방을 던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방송된 딴따라’ 13회에서는 이지영(윤서), 김주한(허준석)과 함께 법정에 서게 된 조하늘(강민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신석호(지성)는 이지영으로부터 부산 성추행 사건의 전말이 담긴 동영상을 넘겨받았다. 석호는 해당 동영상과 함께 지누(안효섭)의 팬으로부터 받은 사진을 검찰에 제출했고, 주한은 명백한 사실관계가 드러나 체포됐다.
 
완벽한 복수를 꿈꾼 석호와 정그린(혜린)이었지만, 하늘은 이들의 마음과는 반대로 지영과 주한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지누도 마찬가지였다. 지누 또한 하늘과 마찬가지로 선처를 바랐다.
 
석호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하늘에게 이러면 내가 맥이 빠지지. 내가 진짜 사진이며 동영상이며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준비를 했어라며 어떻게 마음고생 몸고생 다 했는데 선처라는 말이 나오냐고 말했다. 하늘을 나무라는 듯한 석호였지만, 그런 결정을 내린 하늘이 자랑스럽다는 듯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늘과 지누 앞에 펼쳐졌던 사건들은 이로써 모두 정리가 됐다. 하늘은 딴따라 멤버들과 함께 라면 광고 모델로 발탁돼 TV CF 촬영을 진행하게 됐으며 새로 론칭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 됐다. 지누 또한 안정을 되찾고 유학을 준비하는 등 편안해진 표정을 드러냈다.
 
석호는 케이탑의 이준석(전노민)을 찾아갔다. 모든 사건의 배후였지만 주한이 입을 다물면서 준석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았다. 이에 석호는 준석에게 굳이 마주보고 싶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갑니다라며 이제 서로 건들지 말자고요. 케이탑, 망고엔터. 서로 각자의 길에 페어하게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딴따라 밴드를 건들지 말라는 경고도 포함된 것.
 
하지만 준석은 넌 네 갈길 가라며 난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 갈 테니까. 얼굴 붉힐 일 없을까? 더 큰 숙제가 너와 나 사이에 남은 걸. 그래 지금 마음껏 페어해라라고 읊조렸다.
 
 
그 사이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던 변사장(안내상)은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최준하의 곡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과거 변사장은 준석, 석호와 함께 초창기 케이탑 멤버로 일했다. 당시 변사장은 석호가 추천한 하늘의 형 조성현(조복래)을 만나 그의 앨범을 준비했다.
 
성현은 작곡, 작사 능력까지 갖춘 비범한 천재였다. 이같은 능력을 알아본 석호는 준석과 변사장에게 성현을 적극 추천했던 것. 하지만 성현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탓에 한쪽 다리를 절었고, 이는 큰 걸림돌이 됐다. 변사장은 성현이 부르는 그의 자작곡을 들으며 눈물을 흘릴 만큼 큰 감동을 받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부도 위기에 처했던 준석은 성현을 버리고자 결심했다.
 
준석은 곧장 일을 준비했다. 성현을 싸고도는 석호를 모스크바에 보내고, 성현의 곡들은 최준하가 모두 작업했다. 결국 성현의 곡들은 최준하 작곡, 작사로 탈바꿈해 세상에 발표됐다.
 
준석은 변사장에게 내가 살아야 공정하고 정직한 것이라며 케이탑 이대로 못 무너트린다. 싫으면 떠나라고 말했다. 또 성현에게는 몸이 불편하다고 머리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라며 본인이 만든 곡 절대 대중 앞에서 못 불러. 여기가 그렇게 유연한 동네가 아니라니까. 몸이 그러면 돈이라도 있어야 여자도 만나고 결혼도 하지. 뭐가 맞는 답인지 딱 나오잖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현은 반발했다. 그는 이거 제 노래입니다라며 음반 안 내도 됩니다. 그냥 제 노래 돌려 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성현은 최준하 작사, 작곡의 앨범을 바라보며 자신의 곡을 돌려달라고 계속해서 부탁하고, 또 애원했다.
 
준석은 결국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표정과 말투를 싹 바꾸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게라고 독설했다. 그는 계속해서 무대 걸어 올라갈 수나 있겠어? 그 꼴로 무슨 뮤지션을 해, 네가라면서 이미 발매된 곡이라고 협박하냐, 지금? 어디 해봐. 누가 이게 네 곡이라고 믿어 줄 것 같아? 몸이 성하지 않아서 달래주니까 내가 호구로 보여?”라고 험한 말을 지껄였다.
 
인격모독 수준의 독설과 자신의 곡을 빼앗겼다는 절망에 빠진 성현은 결국 투신을 택했다.
 
이처럼 딴따라는 마지막으로 남겨뒀던 과거의 사건과 갈등까지 모두 드러냈다. 남은 것은 준석 때문에 자살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석호와 하늘이 어떤 복수를 하게 되느냐다. 하지만 이미 착해빠질 대로 착한 모습을 보여 왔던 하늘이기에, 그가 이렇다 할 통쾌한 한 방을 던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착하기는 너무 착한 주인공 하늘과 밑도 끝도 없이 악한 준석.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민과 깊이 없는 캐릭터 석호. 이들이 지지부진한 딴따라에 마지막 재미 한 방을 남겨야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SBS '딴따라'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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