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풍 '타파' 피해 현황] 옹벽 무너지고, 간판 떨어지고, 곳곳에서 전기 끊겨 암흑천지

입력 : 2019-09-22 19:42:49 수정 : 2019-09-22 22: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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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인 22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나무가 쓰러져 2개 차선을 막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

 제17호 태풍 ‘타파 (TAPAH)’가 남긴 상처는 컸다. 강한 바람에 간판이 떨어져 행인을 덮쳤고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22일 한국전력 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해 부산 남구 대연동, 수영구 남천동과 망미동, 기장군 정관면 등 4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해 1607가구의 전력공급이 끊겼다. 오후 8시께 남구 대연동, 수영구 남천동 등은 전력공급이 재개됐지만 수영구 망미동, 기장군 정관면 등 500여 가구에는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전 관계자는 “태풍으로 인해 정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강풍이 이어져 복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물 외벽 무너져 도로 차단
4곳 1607가구 전력 공급 끊겨

항공기·여객선 무더기 결항
502건 피해 신고, 16명 부상

 항공편과 배편도 모두 끊겼다. 이날 오전 7시 50분부터 윈드시어 경보가 내려진 김해공항에는 국제선 125편, 국내선 104편 등 이날 운행 예정이던 229편의 항공기가 모두 결항했다.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과 부산과 일본 서안 지역을 잇는 국제여객선(5개 항로, 12척)도 태풍의 영향으로 발이 묶였다. 부산 지역 60개 항·포구에 머물던 어선 3664척도 피항하거나 육지로 인양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부산과 경남 거제시를 잇는 해상 교량 거가대교도 태풍으로 막혔다. 경남도와 거가대교 운영사인 GK해상도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거가대교 양방향 차량 통제에 들어갔다. 부산경찰청도 같은 시간에 거가대교 부산 방면 출발점인 가덕대교 입구 전면 통제에 나섰따. 이날 오전 9시 50분께부터 통제 기준 풍속이 20㎧인 가덕대교 인근에 18~20㎧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자 경찰은 통제를 결정했다. 을숙도대교도 오후 3시 55분 통제 기준 풍속 25㎧를 초과하는 풍속 26㎧를 기록하면서 통제에 들어갔다. 또 경찰은 온천천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 도로, 북구 의성로 시영아파트 이면도로, 기장 월천교를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강풍으로 인해 외벽과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도 이어졌다. 22일 오후 2시 50분께 부산 북구 만덕동 상가 건물 외벽 벽돌이 도로 위로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나 차량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경찰과 북구청 도로복구팀은 함께 도로를 일시 통제하고 현장 정리 작업을 벌였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10분께에는 사하구 삼성아파트 앞 주택의 옹벽이 15m가량 무너지기도 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세워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주민들의 접근을 막을 예정이다.

 가로등이 쓰러지고 유리창도 떨어졌다. 22일 오전 10시 15분께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아파트 후문 인근에서 인도에 있던 가로등이 도로 위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지난 21일 오후 9시 5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의 한 사우나 건물 5층 외벽 유리창이 인도와 차도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유리창이 떨어져 파손됐지만, 당시 아래를 지나는 차량과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태풍은 재개발 지역에도 들이닥쳤다. 22일 오전 11시께 부산 북구 덕천1동의 한 아파트 재개발 지역에서 안전 가림막이 강풍으로 쓰러졌다. 당시 차량과 사람이 도로를 지나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부산 남구 우암동의 한 아파트 앞 재개발 구역에서는 철제구조물이 파손되고, 건축폐기물과 토사가 유출됐다. 경찰은 현장 철거팀과 합동으로 안전 조치에 나섰다.

 이날 태풍의 영향으로 간판이 떨어지고 물탱크가 쓰러지는 등 502건의 태풍 피해 신고(오후 9시 30분 기준)가 부산소방재난본부로 들어왔다.

  장병진·이우영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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