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차량 운전자 B 씨가 미니 차량 운전자 가족에게 욕설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도로 위에서 시비가 붙은 운전자 가족에게 욕설 등 '갑질'을 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해운대 맥라렌 차주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22일 맥라렌 차주 B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정말 죄송하다"며 "잘못의 경중에 있어 제 잘못이 많이 크고 잘못된거라 깨우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밤부터 저희 가족 모두 단 1분도 눈붙이지 않고 제 잘못에 대한 생각, 제 잘못된 처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왜 하는지도 알게 되고 정말 괴로운 시간들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이유 없이 그러지 않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고의적인 나쁜 생각은 하지않았다"며 "화난다는 그 짧은 생각 하나로 가족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정말 죄송스럽다"고 했다.
B 씨는 이어 "형사님께서 연락이 오셨다. CCTV 다 확보가 되셨다고 한다"며 "이제야 진실이 밝혀지게 되었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으니 잘못되었던 그때의 제 언행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법적인 처벌은 달게 받겠다"며 "안일한 생각으로 내뱉은 말들이 아이들에겐 상처가 됐으리라 생각이 된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또 미니 차량 차주를 향해 "서로의 차에서 욕하고 끝냈으면 될 일이었는데 제가 굳이 내려서까지 차에 가서 분을 표현한 일 정말 죄송하다"며 "개인 쪽지나 형사님께 따로 연락주시면 제가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맥라렌 차량(오른쪽 아래)과 BMW미니 차량(왼쪽 위)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앞서 지난 21일 BMW미니 차량 운전자 A 씨는 전날 보배드림에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이 맥라렌 차주 B 씨로부터 난폭운전과 욕설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다둥이 아빠라고 밝힌 A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오후 7시께 가족과 함께 귀가하던 중 송정 한 삼거리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었을 때 우측 골목길에서 갑자기 맥라렌 차량이 굉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끼어들었다.
이어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맥라렌 차주가 창문을 내려 A 씨에게 '똥차 새X가 어디서 끼어드냐', '사회에 암적인 존재' 등 욕설을 내뱉었다.
A 씨는 이에 화가 났으나,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타고 있어 '알았으니 빨리 가라'고만 말하고 창문을 올린 뒤 출발했다. 그러나 맥라렌 차주는 A 씨가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했을 때 차에서 내려 썬루프 사이로 아이들을 겨냥해 '니네 아버지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X발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 등 욕설을 퍼붓고 차량으로 돌아갔다.
A 씨는 다른 경로로 진입해 상황을 피하려 했지만 대로에서 A 씨를 기다리던 맥라렌 차량이 계속해서 굉음을 내며 뒤를 쫓았고, 아이들과 아내는 극도의 불안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맥라렌이 뒤를 따라오는 가운데 집 근처의 중동지구대로 향했으나 맥라렌 차주는 '변호사한테 이야기해놨다', 변호사가 알아서 할 거다. 이제 가도 되지요?'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도 했다. 이에 A 씨는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 싫어 '억울해도 참자'고 생각하며 지구대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자신이 최근 사업 부진 탓에 원룸으로 이사를 하고 기존 차량을 처분한 뒤 아내가 타던 BMW미니 차량을 사용 중이라면서 "조그마한 차에 다섯명이 타고 있으니 신기하고 우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B 씨가 도로 한 가운데서 자신의 차량에 다가와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사진을 공개했다.
미니 차주 A 씨의 글(왼쪽)과 맥라렌 차주 B 씨의 반박 글. 보배드림 캡처
그러나 B 씨는 22일 오전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삼거리 우측 골목길에서 굉음과 함께 끼어들었다는 A 씨 주장에 대해 "신호가 걸려 있는 상태였으며 차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진입을 했는데 뒷 대각선에 있던 미니 차주가 악의적으로 차량을 비켜주지 않으려고 옆차선을 침범해가며 제 차량을 가로막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차량에도 여자친구와 반려견이 타고 있어 조심해서 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욕설을 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방적이지는 않았다고 강조하며 그 과정을 설명했다. B 씨는 "저희가 끼어든 입장이니 죄송했다"면서도 "저쪽 차량에서 먼저 문을 내리고 계속 욕설을 하는게 들렸다. 그래서 저도 창문 내리고 '욕을 왜 자꾸 하시냐', '끼어든 건 맞지만 악의적으로 차를 가로막은건 본인들 아니냐' 하다가 저도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같이 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B 씨는 여자친구의 만류에 창문을 닫고 출발했으나, 뒤따라오던 A 씨 차량이 1차선을 통해 자신의 차량 앞으로 추월을 한 뒤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후에도 A 씨가 급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는 등 보복운전을 했고, A 씨의 아내가 자신을 겨냥해 '니 차 아니잖아 XXX야', '옆에 X도 돈 주고 만나나 보네' 등 심한 욕설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화가 난 B 씨는 차에서 내려 A 씨 차량 선루프에 대고 '그러니까 니네가 거지처럼 사는 거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등 맞받아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와전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좋은 차 탄다고, 돈이 많다고 남들 무시하거나 업신여긴 적 없다"고 호소했다.
맥라렌 차주 B 씨가 공개한 영상 캡처
그는 "송정에서 중동지구대를 가는 4분50초 동안 혹시나 블랙박스가 안 될 때를 또 보복운전을 할까 봐 여자친구 휴대전화로 동영상까지 촬영하면서 갔다"며 짧은 영상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미니 차량이 저속 주행을 하고 있고, B 씨 차량이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 동영상은 이날 오전 8시 48분께 공개됐으나 몇 시간 만에 삭제됐다.
B 씨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할 예정이라며 "경찰서 CCTV가 꼭 공개되면 좋겠다. 아이들 용변 보러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 저희에게 거친 말투로 욕설하셨던게 그대로 담겨 있다. 하나씩 업로드 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자극적으로 쓰여진 글에 저를 마녀사냥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단순 운전시비였고 그마저 당한 건 저희 쪽이다"라고 주장했다.
B 씨는 "제 신상은 물론 여자친구와 주변인, 저와 친구가 차린 매장까지 전부 피해를 입었다"며 "보복운전 및 명예훼손으로 미니 차주와 아내를 모두 고소해서 제 무고함을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글을 올린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공개 사과하고 법적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19일 A 씨가 맥라렌 차주 B 씨로부터 협박 운전과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3일 A 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강력팀 등 수사 인력을 추가 배치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