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어 백화점 문화강좌까지… 잘 만든 교육 콘텐츠의 진화

입력 : 2023-03-16 21:00:00 수정 : 2023-03-16 2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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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기물 ‘한글용사 아이야’
재미있는 한글 학습 콘텐츠 덕
온오프라인으로 지적재산 확장

EBS의 한글 교육 TV 프로그램인 ‘한글용사 아이야’ 방영 장면. EBS 제공 EBS의 한글 교육 TV 프로그램인 ‘한글용사 아이야’ 방영 장면. EBS 제공

한글 교육 TV 프로그램 EBS ‘한글용사 아이야’가 어린이 인기에 힘입어 온오프라인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이어 부산과 수도권 백화점 문화센터까지 진출한 상태다. ‘아기상어 핑크퐁’과 ‘뽀로로’ 같은 인기 유아 콘텐츠가 아닌 학습 기반 IP(지적재산)가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보기 드문 사례다.


롯데백화점은 16일 부산과 수도권 지점 문화센터에서 ‘EBS 한글용사 아이야’ 3, 4월 강좌를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TV 프로그램 내용을 활용해 교재와 창의활동으로 한글을 친숙하게 가르치는 아동 강좌다. 4~5세와 6~7세 강좌로 구별되며 각각 한글 자음과 복잡한 모음을 배울 수 있다. 부산본점뿐 아니라 서울 김포공항·잠실·청량리 지점, 경기도 광명·동탄·수원·인천·중동 지점 등에서 수강자를 모집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이의 어휘 능력을 키우면서 학부모 부담을 덜어 주는 게 목적”이라며 “올해 강좌를 개설해 어린이 300여 명이 참여했는데 대체로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한글용사 아이야’는 한글 자모 체계 결합 원리를 설명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다. ‘아’ ‘이’ ‘야’ 등 한글을 활용한 캐릭터와 ‘할아버지(안석환 분)’가 친숙하게 한글을 가르친다. 주변에서 간단히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쉽고 재밌게 한글 자음과 모음을 학습할 수 있어 5~7세 어린이에게 인기가 좋다. 5, 6세 두 딸을 둔 오승연(35) 씨는 “유치원 등원을 준비할 때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아이들이 ‘한글용사 아이야’를 보기 전에 빠르게 밥을 먹고 씻는다”고 했다.

문화센터 강좌는 EBS ‘한글용사 아이야’ IP를 활용한 결과물이다. IP는 문화·교육·예술 등 창작 콘텐츠의 재산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올해는 이 IP가 백화점 강좌에도 활용됐는데 지난해에는 프로그램 자체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넷플릭스 키즈 콘텐츠 국내 순위에서 ‘포켓몬스터’와 ‘캐치! 티니핑’에 이어 3위까지 올랐다.

EBS는 2021년 ‘한글용사 아이야’를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72회로 종영할 계획이었다. 5~7세 어린이와 학부모 반응이 좋아 계속 방영 중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최정균 PD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인 사회에서 입 모양과 정확한 발음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이들이 정확한 입 모양과 발음을 방송으로라도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글용사 아이야’처럼 어린이 학습 기반 IP가 다양하게 활용된 사례는 그동안 찾기 어려웠다. ‘뽀로로’나 ‘아기상어 핑크퐁’ 등 유아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한글을 체계적으로 다룬 콘텐츠가 다방면으로 확장한 선례는 없었다. EBS는 ‘한글용사 아이야’ IP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동시에 1월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딩동댕 유치원’과 ‘자이언트 펭TV’ 등이 무료 콘텐츠로 함께 전환됐다.

이우영·김성현 기자 verdad@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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