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입장” ‘일본 교과서 왜곡’ 진화 나선 정부…야당은 “굴욕외교 하고도…”

입력 : 2023-03-28 19: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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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변인 “독도에 대한 일본 어떤 주장도 수용 못해” 성명
일본대사대리 초치 이어 대통령실도 “영토·주권 한치 양보 없어”
민주당은 “이게 윤 대통령이 주창한 미래지향적 관계냐” 맹공

일본 정부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28일 오후 외교부에 초치된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28일 오후 외교부에 초치된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8일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군 징병의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단호한 입장’을 연이어 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과 관련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단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독도 영유권이나 일제강점기 역사인식에 있어 일본이 왜곡되고 무리한 주장을 이어갈 경우에는 정부가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특히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강조했다. 또 강제동원 관련 표현 및 서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데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도 이날 오후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주한 일본대사관 대사대리인 구마가이 나오키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이라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양보안을 제시하면서까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나섰음에도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서 국내 반일 여론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일본 교과서의 과거사 및 영토 관련 기술 악화는 이미 오랫동안 계속돼 온 흐름이라 새롭지는 않지만, 일본 사회의 역사수정주의적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한일관계에 지속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창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냐”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피해 당사자와 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강행한 강제동원 제3자 배상 굴욕안의 대가가 바로 이것이었느냐”며 “‘오므라이스·소맥’ 환대의 대가가 강제 동원 부정과 독도 주권에 대한 야욕에 대해 눈감아주는 것이었나보다”라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경남 창녕군과 경북 구미시에서 가진 4·5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다, 교과서에 독도를 싣겠다’라고 하면 무슨 소리냐며 박차고 나와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 아니냐”면서 조선인 징병의 강제성을 약화시킨 교과서 기술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역사에 ‘묵인하더라’고 기록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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