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노화와 거의 비례해서 나빠지는 기능이 있다면 소변 기능이다. 특히 남성의 전립선 비대는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50대에는 50%의 남성에게서 증상이 나타나고, 60대에는 60~70% 정도 나타나며, 70세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에서 나타날 정도로 정확하게 노화와 비례한다.
소변이 시원스럽지 않은 약뇨, 소변을 볼 때 뜸을 들여야 하는 지연뇨,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 줄기가 끊기는 단절뇨, 소변을 보고 나도 개운치 않고 소변이 남은 것 같은 잔뇨 등 배출 장애 증상이 생기고,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밤에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받으면서 참을 수 없는 절박뇨 등 저장 장애를 나타내는 증상도 생긴다.
소변의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방광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으면 방광 속에 정체된 소변으로 인해 요로 감염이나 방광 결석이 생길 수 있다. 전립선 혈관이 찢어져서 혈뇨가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방광에서 요로를 통해 신장으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요로와 신우가 늘어나는 수신증이 발생하거나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오래되면 신장 기능이 약해진다.
부수적 증상도 상당히 나쁘다. 성생활 만족도가 저하되고, 수면 부족, 우울증 등이 오며, 여기서 다시 수면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 인지능력 저하 등이 따라온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우울증이 정상인보다 3.8배나 높다고 하니 부수적 증상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은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인정되는 발병 원인은 ‘고환의 노화’다.
이 정도 지식이면 경락 약침으로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기 충분하다. 일단 전립선을 다스리는 주 경락은 전양이다. 전양에 영지 약침을 주입하면 전립선이 수축한다. 소변 기능은 부수라는 경락이 다스리며, 부수에 영지 약침을 주입하면 소변 기능이 좋아진다. 방광을 움직이는 경락은 횡골과 곡골이 유명한데, 경락 상태에 따라 윤이 부족하면 보윤제, 기가 부족하면 보기제를 쓴다.
여기까지는 전립선 자체의 치료이고, 전립선 비대의 원인인 고환의 노화를 다스려야 근본 치료라고 할 수 있는데, 낭피에 영지 약침을 주입해서 기를 보충하면 고환 기능이 활성화된다. 노화는 근본적으로 윤 부족이므로 윤을 보충해야 하며, 허리의 관원수에 호두 약침을 주입해서 윤을 공급하면 고환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 전립선이나 방광에 염증이 있으면 어깨가 굳어지며, 이때 어깨의 견정에 윤제를 주입하면 수승화강이 되니 더욱 좋다.
김종혁 경락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