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단식 중인 이 대표는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긴급 이송된 뒤에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자동 기각된 지 약 7개월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이던 2014년 4월∼2017년 2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해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청탁을 받고 성남알앤디PFV가 단독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에도 아파트 건설 목적의 용도지역 상향, 기부채납 대상 변경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고 본다. 이 대표는 2019∼20년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스마트팜 사업 등 북한에서의 독점적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조건을 이 대표가 수락해 달러 대납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현역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려면 체포동의 요구서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체포동의서가 국회에 전달되는 과정을 고려하면 오는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결되면 이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다.
한편 단식 19일째인 이 대표는 18일 오전 혈당이 급속히 떨어져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부른 구급차에 실려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직후 생리식염수 투여 등의 응급조치를 받고 다시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위급한 상황은 넘겼으나, 건강 상태는 매우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가 입원한 녹색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이송 후에도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절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아직 기력은 전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