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MZ 세대, 붕어빵 등 겨울 간식 1인 창업 러시

입력 : 2023-12-04 15:04:5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div class=

부산 부산진구 전포사잇길에서 붕어빵 가게를 시작한 지 한 달을 넘어선 전지혜(27) 씨. 여유로운 표정과 달리 손은 쉴 새 없이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로 주 5일 문을 연다. 본업은 피트니스 트레이너. 직업 특성상 유연 근무가 가능해 ‘N잡러(3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경우)’의 삶을 살고 있다는 전 씨는 “준비한 재료를 다 팔고 귀가할 때 제일 뿌듯하다”고 웃음지었다.

전지혜(27) 씨의 본업은 피트니스 트레이너다." />

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

전지혜(27) 씨의 본업은 피트니스 트레이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사잇길에서 붕어빵 가게를 시작한 지 한 달을 넘어선 전지혜(27) 씨. 여유로운 표정과 달리 손은 쉴 새 없이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로 주 5일 문을 연다. 본업은 피트니스 트레이너. 직업 특성상 유연 근무가 가능해 ‘N잡러(3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경우)’의 삶을 살고 있다는 전 씨는 “준비한 재료를 다 팔고 귀가할 때 제일 뿌듯하다”고 웃음지었다.

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

3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붕어빵‧호떡 판매 종사자 등이 포함된 통신 및 방문‧노점 판매 30대 종사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해당 업종 전체 종사자는 36만 9000명으로, 30대 종사자는 이 중 10만 9000명에 달한다.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대다. 2020년 9만 1000명, 2021년 10만 400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반대로 60세 이상에선 감소세가 뚜렷하다. 60세 이상 관련직 종사자는 2019년 상반기 5만 1000명까지 늘었다가 올해 상반기 4만 9000명으로 급감했다. 노점의 주류가 이제는 ‘청년’이 된 것이다. 부산의 한 붕어빵 관련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체의 60% 정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붕어빵뿐만 아니라 군고구마 장사도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 군고구마업체 관계자는 “최근 젊은 사람들의 겨울간식 창업이 많이 늘고 있다”며 “군고구마는 초기 자본금이 200만 원 정도 들다보니 카페나 가게를 가지고 있는 업주들이 ‘숍인숍’ 형태로 많이 운영한다”고 말했다.


<p>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p><p><div class='wcms_ad' style= 'text-align: center;'><!-- /17526318/MO_article/mid_336x280(1) --> <div id=

붕어빵 가게 ‘I am Podong(전, 포동)’을 운영하는 김재중(32) 씨." />

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

붕어빵 가게 ‘I am Podong(전, 포동)’을 운영하는 김재중(32) 씨.

‘N잡러’가 일상인 청년들이 겨울 간식 창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초기 자본이 적고 큰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몰리는 거리를 중심으로 창업이 활발하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전포사잇길에는 전포1동 주민센터를 기준으로 반경 300m 안에 7군데에 달하는 붕어빵 가게가 밀집해 있다. 귀여운 물고기 그림에 ‘I am Podong(전, 포동)’이라는 이름을 내건 김재중(32) 씨도 낮에는 제조업체 직원이지만, 저녁이 되면 ‘붕어빵 가게 사장님’으로 변신하는 N잡러다. 김 씨는 “초기 창업 비용의 부담이 적고 만들기도 쉽다”며 “외식업계에 관심이 많은데,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 창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메뉴 개발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사례도 있다. 후후수산을 운영하는 박성우(42) 씨가 대표적이다. 박 씨의 가게에는 다양한 종류의 붕어빵이 존재한다. 피붕(피자), 누붕(누텔라), 고붕(고구마), 치붕(통모짜렐라) 등 다양한 속 재료를 사용해 붕어빵을 만든다. 덕분에 창업한 지 한 달 반 만에 SNS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박 씨는 “피자 붕어빵 속 재료는 직접 만들고 전용 기계도 구입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p>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p><p><div class='wcms_ad' style= 'text-align: center;'><!-- /17526318/MO_article/mid_336x280(1) --> <div id=

후후수산은 다양한 메뉴의 붕어빵을 판다." />

N잡러가 일상인 MZ 세대들이 붕어빵, 군고구마, 군밤 등 ‘겨울간식 창업 러시’에 나서고 있다.

후후수산은 다양한 메뉴의 붕어빵을 판다.

문제는 계속 오르는 원재룟값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입 붉은 팥 40kg 도매가격은 27만 4600원으로 1년 전(27만 200원)과 비교해 1.6% 올랐다. 평년(21만 7840원)보다는 20.6% 상승했다. 붕어빵의 주재료인 밀가루는 2년 전에 비해 36.5%나 뛰었다. 그렇다 보니 붕어빵 판매로 인한 이윤은 그렇게 높지 않다. 쉽게 창업하는 만큼 쉽게 그만두는 것도 또 다른 한계다.

붕어빵 기계 대여업체 관계자는 “책임감 없이 장사를 쉽게 포기하고, 갑작스럽게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꽤 많다”며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쌓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

FUN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