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문이 굳게 닫혔던 부산 예비군 훈련장이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오는 2026년 해운대구 53사단 예비군 훈련장 일원화를 앞두고 부산 예비군 훈련장을 둔 지자체와 국방부 등이 훈련장을 시민에게 개방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1일 부산시는 부산 예비군 훈련장 일원화에 앞서 기존 훈련장 3곳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각각 사하구 신평동, 사상구 모라동, 영도구 동삼동의 훈련장이다.
현재 부산 예비군 훈련장은 오는 2026년 해운대구 좌동 53사단 예비군 훈련장으로 일원화를 앞두고 있다. 기존 예비군 훈련장은 총 7곳이다. 해운대구 2곳, 부산진구, 영도구, 사하구, 사상구, 서구로 이 중 현재 4곳이 운영 중이지만 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훈련장 통합이 이뤄질 예정이다.
예비군 훈련장이 해운대구 53사단 1곳만 남게 되면서 지자체와 기존 훈련장들은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사상구 예비군 훈련장은 이르면 오는 2027년 국립백양산자연휴양림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사상구청과 국방부, 산림청이 지난해 국립백양산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해 사상구 예비군 훈련장은 가장 일찍 시민들에게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구 예비군 훈련장은 기존 훈련장 부지를 포함한 산림청 소유 임야 72만㎡까지 더해 숲속 숙박·야영시설, 산림체험 교육시설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국비 11억 원을 확보해 현재 휴양림 예정 부지에 포함된 사유지를 구청이 매입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사상구에 휴양림이 조성되면 기장군 국립달음산자연휴양림과 함께 동·서부산의 유일한 ‘숲세권’이 된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도심지에 국립자연휴양림이 조성되는 것은 전국 최초 사례”라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예비군 훈련장이 가까운 생활권에서 체험할 수 있는 힐링 숲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도구도 관광단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군 훈련장 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영도구청은 현재 예비군 훈련장의 관광단지 개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도 LH에 위탁해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0만㎡ 규모의 기존 예비군 훈련장 개발이 본격화되면 영도 관광지와 연계된 관광단지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구도 예비군 훈련장을 시민에게 개방한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이헌승 국회의원, 국방부와 개금 예비군 훈련장 체육시설 개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생활체육시설이 부족한 시민을 위해 훈련장을 체육시설로 일부 개방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훈련장 부대 입구에 배드민턴장 4개가 들어갈 규모로 체육관이 준공된다. 최근에는 훈련장 연병장과 풋살장을 훈련시간 외 평일 저녁과 주말 시간대에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개방하기도 했다.
국방부 소유인 예비군 훈련장 부지는 그동안 시민 공간으로 활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국방가 최근 예비군 훈련장 일원화에 나서면서 수십 년간 폐쇄되었던 훈련장 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면서 부산 도심의 새로운 명물로 재탄생할 기회가 되고 있다.
부산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영도구 관광단지나 사상구 휴양림 등 기존 예비군 훈련장 부지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타 지자체 훈련장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