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월 총선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부산·경남 지역 고교 동문들 사이의 내부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인들이 지역구를 선택할 때 자신의 연고지를 찾아가는데, 출신 고교가 가장 중요한 연고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 부산진을에는 현역인 이헌승 의원 외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이 가운데 세 사람이 부산동고 출신이다. 부산동고는 부산진을 지역구에 해당하는 전포동에 위치하고 있어 다수의 동문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황규필 전 새누리당 조직국장은 부산동고 총동창회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동문들을 중심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유진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진구 토박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을 앞세워 지역발전을 이끌겠다고 호소한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사표를 던진 정연욱 전 채널A 앵커도 최근 고교 동문들을 집중적으로 접촉 중이다.
서병수 의원이 북강서갑으로 이동하는 부산진갑에서는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동성고 동문으로 공천을 겨루고 있다. 이 전 실장은 2020년 총선 때 서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출마 기회조차 얻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공천장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과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을 지낸 박 전 차관은 최근 부산진갑을 지역구로 최종 결정하면서 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서병수 의원이 떠난 만큼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될지, 누가 이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사하을에서는 조경태 의원과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이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5선인 조 의원은 세 기수 선배인 조 전 구청장 등과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조 의원이 중진으로서 험지로 지역구 이동을 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그렇지 않을 경우 동문 간 공천 대결이 불가피하다.
금정에서는 초선인 백종헌 의원과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이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공천 경쟁에 나섰다. 두 사람 모두 브니엘고 출신이다.
경남에서는 김해갑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권통일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김정권 전 국회의원,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 등 3명이 김해고 출신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