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저수지에 빠진 동료 무당을 구하려고 뒤따라 들어간 무속인 2명의 사인(부산일보 5월 28일 자 10면 보도)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27일 강서구 가덕도 한 저수지에 빠져 숨진 무속인 60대 여성 A 씨와 북과 장구를 치며 굿을 돕는 고수 40대 남성 B 씨를 부검한 결과 “전형적인 익사로 보인다”는 국과수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몸에는 심폐소생 흔적이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림으로 등 근육 출혈은 있지만 다른 특이 외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하기 위해 서로 팔을 붙잡은 흔적도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7일 강서구 가덕도 한 저수지에서 A 씨와 B 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당시 저수지 근처 굿당에서 A 씨와 B 씨 그리고 또 다른 무당 C 씨가 천도재를 진행했다. 천도재를 진행하던 중 C 씨가 갑자기 굿을 중단하고 근처 저수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A 씨와 B 씨는 천도재를 이어가기 위해 C 씨를 따라다니며 설득했다. C 씨가 이들에게 더 다가오지 말라고 하며 물에 들어갔고 수심이 깊은 곳에 빠졌다. A 씨와 B 씨가 C 씨를 구하기 위해 함께 물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C 씨는 물에 떠밀려 수심이 얕은 곳으로 옮겨지면서 스스로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익사 사고와 관련해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 있다. 굿당에는 CCTV가 있지만 사고가 난 저수지를 비추는 차량 블랙박스나 CCTV가 없어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다. 당시 저수지 근처로 산책을 나온 목격자가 있지만, 이들 3명이 저수지 앞에 서 있는 장면만 봤을 뿐 사고 장면을 목격하진 못했다. 사고 순간은 C 씨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B 씨는 수영할 줄 아는 것으로 전해져 어떻게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구체적인 상황도 알 수 없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와 B 씨가 굿을 할 때 입은 옷이 물에 젖어 무거워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지만 계속 수사 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