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확 줄어든 부울경 합동연설회…네거티브 역효과 습득했나

입력 : 2024-07-10 17:25:00 수정 : 2024-07-10 1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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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윤심 내세우며 수위 조절
한동훈, 민주 이 대표 대립각 강조
윤상현, 기득권 폭파 대격변 부각
나경원, 노련한 지휘관 거듭 자처

국민의힘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10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상대와의 차별화에 집중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선 지난 8일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내부 총질’, ‘계파정치’ 등을 언급하며 과도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등 네거티브로 한동훈 후보 대세론이 강화되는 역효과가 발생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상대보다는 나만의 차별점 강조

원희룡 후보는 이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구사했다. 원 후보는 “당정이 갈라지면 정말 우리 다 죽는다. 당과 정부가 하나 돼 함께 싸워야 거대 야당의 방해와 폭주를 돌파할 수 있다”며 “당과 정부가 뭉쳐서 민생에 집중하고 국정성과를 내야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채 상병 제 3자 특검법’을 제안한 한동훈 후보를 의식한 듯 “채 상병 특검, 함께 뭉쳐 대응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앞선 합동연설회보다는 수위 조절에 나선 모습이었다.

‘1강 구도’를 견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한동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대립각을 세우며 승기를 굳혀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민주’가 없는 민주당,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는 무도한 민주당 무리에 맞서 싸워야겠다는 투지가 생긴다”며 “당대표가 되면 지금보다 더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의 목표인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반드시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언더독을 자처하고 있는 윤상현 후보는 당의 ‘대격변’을 외쳤다. 윤 후보는 “이제는 썩은 풍토와 기득권을 폭파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이 주인이고, 국회의원이 주인이고, 당협위원장이 주인이었던 썩은 국민의힘을 이제는 폭파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를 향해 “개인의 사욕과 당원을 경시했던 썩은 기득권과 당 중앙을 폭파시켜달라”며 “거짓과 배신으로 여러분을 기만한 그들에게 호된 벌을 내려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선 투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는 나경원 후보는 앞선 후보들과 달리 한 후보에 대한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나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열차가 이제 광란의 폭주를 하고 있다”며 “그걸 말싸움으로 막을 수 있나. 겉멋과 이미지로 막을 수 있나”라며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특검해야 된다’, ‘(김건희 여사 문자는)국정농단이다’고 말하는 초보 정치로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투입 즉시 승전보를 들고 올 노련한 지휘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 후보 중 유일한 원내인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거티브 역효과 학습됐나

이날 진행된 국민의힘 두 번째 합동연설회는 앞선 첫 번째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거듭된 내홍으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이 자제령을 내린 영향도 있지만 이날 나온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른 학습효과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YT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 후보가 지지도 4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원 후보 11%, 나 후보 8%, 윤 후보 1%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응답에서 한 후보 적합도는 61%로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어 원 후보 14%, 나 후보 9% 순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한 후보가 14%, 나 후보와 원 후보는 각각 5%였다. ‘적합한 후보가 없다’ 또는 ‘모르겠다’는 답변은 74%로 나타났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결선으로 갈 경우를 가정한 적합도 조사에서도 한 후보가 큰 격차를 벌리며 경쟁 후보들을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 후보와 한 후보가 결선에서 만날 경우, 한 후보는 56%, 원 후보는 18%로 약 38%포인트(P) 차이가 났다. 한 후보와 나 후보가 결선에서 만날 경우 한 후보는 56%, 나 후보는 20%였다. 한 후보와 윤 후보가 결선에서 만날 경우 한 후보는 61%, 윤 후보는 8%였다.

이번 조사 기간은 지난 총선 기간 중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당시 비대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사과 의사를 밝힌 문자메시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진행됐다. 그럼에도 한 후보 지지율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의 흑색선전이 오히려 대세론에 힘을 싣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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