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증가하는 가을 성어기 ‘해양사고 주의보’

입력 : 2024-10-11 13:43:52 수정 : 2024-10-13 1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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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낚시어선 1145척 ‘전국 최다’
가을에 갈치 등 잡으려 낚시꾼 몰려
3년간 도내 낚시어선 사고 158건
해양 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골머리

창원해양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 1일 오후 6시께 진해구 잠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는 4t급 낚시어선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해양경찰 제공 창원해양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 1일 오후 6시께 진해구 잠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는 4t급 낚시어선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해양경찰 제공

지난 1일 오후 6시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잠도 북쪽 약 1.1km(0.6해리) 앞바다에서 4t급 낚시어선과 9000t급 화물선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낚시어선이 침몰, 인근 어선과 창원해경이 현장에서 선장과 낚시꾼 등 1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해경은 당시 낚시어선이 신속하게 지나갈 수 있다고 판단해 운항하다가 화물선과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4시 20분께는 거제시 신거제대교 인근을 지나던 9.77t급 낚시어선이 교각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선원 20명 중 18명이 어깨·쇄골·허리·발목 등에 가벼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해경은 배를 몰던 선장이 전방주시를 제대로 못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가을철 낚시 성수기를 맞아 바다를 찾는 낚시꾼이 늘면서 덩달아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경남은 전국에서 낚시어선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관계기관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11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낚시어선은 4293척으로, 이 중 1145척 약 26%가 경남에 집중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가을철 경남 바다의 내만에는 주로 주꾸미·문어, 먼바다엔 갈치 등이 어획돼 낚시꾼들이 몰린다.

해양 안전사고는 낚시어선 운항 증가와 정비례한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해양 사고로 인한 전국 인명피해는 △2021년 512명(사망·실종 120명, 부상 392명) △2022년 412명(사망·실종 99명, 부상 313명) △2023년 518명(사망·실종 99명, 부상 424명)으로 나타났다.

통영해양경찰관들이 거제시 남부면 근포항에서 물에 빠진 낚시객을 구조하는 모습(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통영해양경찰관들이 거제시 남부면 근포항에서 물에 빠진 낚시객을 구조하는 모습(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같은 기간 도내 낚시어선 사고는 총 158건으로, 유형별로는 △기계손상 46건 △부유물 감김 39건 △충돌 27건 △좌초 12건 △침수 8건 △화재 5건 △침몰 0건 △기타 21건이다. 해경 관계자는 “기본적인 항해 방법도 지키지 않고 운항하다 사고가 나는 사례 등을 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 사고가 예방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한숨을 뱉었다.

이에 도는 최근 해경과 수협중앙회 어선안전조업국, 낚시어선협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낚시어선 사고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기관별 낚시어선 사고 예방 대책 발표·대응 상황 점검, 사고예방을 위한 홍보체계 구축,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상황 파악과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 유지를 의논했다.

또 도내 낚시어선협회 3곳에 낚시어선 안전 수칙(구명조끼 상시 착용 등) 준수와 악천후 시 운항 금지, 출항 전 안전 점검, 졸음 운항 금지, 교각·좁은 수로·양식장 등 통과 시 속력 제한 준수, 전방주시 철저·무리한 과속 운행 자제 등에 대한 협조도 구했다.

도 관계자는 “안전은 낚시의 기본”이라고 강조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낚시어선업자와 이용객, 관계기관 모두 낚시어선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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