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6시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잠도 북쪽 약 1.1km(0.6해리) 앞바다에서 4t급 낚시어선과 9000t급 화물선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낚시어선이 침몰, 인근 어선과 창원해경이 현장에서 선장과 낚시꾼 등 1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해경은 당시 낚시어선이 신속하게 지나갈 수 있다고 판단해 운항하다가 화물선과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4시 20분께는 거제시 신거제대교 인근을 지나던 9.77t급 낚시어선이 교각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선원 20명 중 18명이 어깨·쇄골·허리·발목 등에 가벼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해경은 배를 몰던 선장이 전방주시를 제대로 못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가을철 낚시 성수기를 맞아 바다를 찾는 낚시꾼이 늘면서 덩달아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경남은 전국에서 낚시어선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관계기관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11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낚시어선은 4293척으로, 이 중 1145척 약 26%가 경남에 집중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가을철 경남 바다의 내만에는 주로 주꾸미·문어, 먼바다엔 갈치 등이 어획돼 낚시꾼들이 몰린다.
해양 안전사고는 낚시어선 운항 증가와 정비례한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해양 사고로 인한 전국 인명피해는 △2021년 512명(사망·실종 120명, 부상 392명) △2022년 412명(사망·실종 99명, 부상 313명) △2023년 518명(사망·실종 99명, 부상 424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내 낚시어선 사고는 총 158건으로, 유형별로는 △기계손상 46건 △부유물 감김 39건 △충돌 27건 △좌초 12건 △침수 8건 △화재 5건 △침몰 0건 △기타 21건이다. 해경 관계자는 “기본적인 항해 방법도 지키지 않고 운항하다 사고가 나는 사례 등을 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 사고가 예방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한숨을 뱉었다.
이에 도는 최근 해경과 수협중앙회 어선안전조업국, 낚시어선협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낚시어선 사고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기관별 낚시어선 사고 예방 대책 발표·대응 상황 점검, 사고예방을 위한 홍보체계 구축,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상황 파악과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 유지를 의논했다.
또 도내 낚시어선협회 3곳에 낚시어선 안전 수칙(구명조끼 상시 착용 등) 준수와 악천후 시 운항 금지, 출항 전 안전 점검, 졸음 운항 금지, 교각·좁은 수로·양식장 등 통과 시 속력 제한 준수, 전방주시 철저·무리한 과속 운행 자제 등에 대한 협조도 구했다.
도 관계자는 “안전은 낚시의 기본”이라고 강조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낚시어선업자와 이용객, 관계기관 모두 낚시어선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