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관객 호흡·새로운 시도 늘었지만…후반부 행사 전멸 등 ‘고질병’ 반복 비판도

입력 : 2024-10-11 15:52:08 수정 : 2024-10-11 17: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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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BIFF, 2일 개막 열흘간 진행
좌석점유율 84% 역대 최고 기록
남포동 비프 광장 시민 활기 눈길
예매 오류·영사 문제 올해도 발생
박광수 이사장 “대대적 개혁” 예고
내년 BIFF 9월 17일~26일 개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1일 폐막작 상영을 마지막으로 열흘간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한다. 박효정 인턴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1일 폐막작 상영을 마지막으로 열흘간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한다. 박효정 인턴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 영화의 바다 항해를 마무리한다. 올해 영화제는 상영 편수 증가와 바다 위 스크린 상영 등 높은 관객 참여와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후반부 행사가 사실상 ‘전멸’했고, 예매 오류와 영사 사고 등 매년 발생하는 문제가 또다시 반복돼 관객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제29회 BIFF 결산 기자회견에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마무리된다”며 “부족한 점은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겸허하게 수용해 내년 30주년 행사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 이사장과 함께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이 함께 했다.

■관객 참여 ‘늘고’·새로운 시도 ‘호평’

올해 BIFF에선 공식 선정작 278편이 총 633회 상영됐다. 좌석점유율은 지난해의 82%보다 상승한 84%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대부분 상영작은 입장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관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마스터클래스, 스페셜토크 등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15건 증가한 총 46건 진행됐다. 관객과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올해 303건 열려 영화인과 관객이 소통하는 자리로 기능했다.

남포동 비프광장 활성화와 새로운 시도를 한 점도 높이 평가된다.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주로 열린 커뮤니티 비프 프로그램은 이준익, 최동훈 등 천만 감독과 강혜정 대표 등 천만 제작자가 여럿 참석해 관객과 호흡한 덕분에 큰 호응을 얻었다. 민락수변공원에서 진행한 동네방네 비프 프로그램에선 처음으로 바다 위에 스크린을 띄워 관객에게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BIFF 개막 7일차인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의 한산한 모습. 황예찬 인턴기자 BIFF 개막 7일차인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의 한산한 모습. 황예찬 인턴기자

■‘고질병’ 올해도 반복 아쉬워

불만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올해 BIFF 행사는 어느 해보다도 전반부에 집중돼 ‘용두사미’ 영화제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행사가 열흘간 열리는 게 무색할 정도로 개막 후 전반부 5일에 모든 행사가 모두 열려서다. 영화제 특성상 영화인과 취재진이 몰리는 초반에 행사를 많이 배치할 순 있지만, 올해는 후반부에 접어든 7일부터 사실상 일정이 ‘전멸’했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후반부 한두 편씩 진행되던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과 오픈토크 등은 올해 5일 이전에 이미 모두 진행됐다. 후반부 진행된 주요 행사는 지난 9일 진행열린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배우 류준열의 오픈토크가 유일했다.

예매 오류·영사 문제 등 매년 발생한 ‘고질적인 문제’도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9일 오전 11시 30분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된 ‘코코넛 나무의 높이’는 영사 장비 문제로 다음날 오전 11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무료 재상영을 했다. 지난 9월 일반 예매 당시엔 티켓 값이 결제만 되고 정작 예매는 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온라인 예매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분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CJ 네트웍스의 영화제 특화 예매 시스템을 쓰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는 걸로 안다”면서도 “최대한 이런 불편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년 BIFF 9월 개최 예고

올해 2월부터 BIFF호에 승선한 박광수 이사장은 이날 대대적인 BIFF 혁신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이사장은 “공석인 집행위원장을 뽑고 논의를 세부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영화제 내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오늘 영화제 폐막 이후부터 상세하게 검토해서 개선점을 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BIFF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매년 10월 첫 주에 개막식을 열었지만, 내년엔 추석 연휴가 예정돼 있어 불가피하게 일정을 옮겼다. 박 이사장은 “BIFF 2회가 열린 1997년 이후 9월 개최는 처음”이라며 “내년엔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뽑는 경쟁 부문을 신설하는 등 30회를 맞아 내용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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