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지역 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의료기기 실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기업은 개발 제품 효능을 확인하고 시민들은 무료로 의료기기를 체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자체를 매개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공신력도 더해졌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은 김해시보건소와 협력해 시민을 대상으로 두 달간 진행한 ‘무릎 골관절염 운동 실증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지역 의료기기업체인 엘티바이오 주식회사가 개발한 광 의료기기 제품 실증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졌다.
제품 실증은 질병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해 IT기술이 융합된 헬스케어 제품과 건강 관련 서비스를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은 사용자로부터 도출한 만족도와 개선점 등을 제품에 반영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는 데 도움을 얻게 된다.
엘티바이오가 개발한 광 의료기기는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안전한 의료용 LED를 사용해 광 에너지를 몸속에 침투시켜 통증을 완화 시킨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해당 제품과 운동 프로그램인 ‘GLA:D’를 병행한 치료법 효과 검증에 맞춰졌다.
GLA:D는 2013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퇴행성 관절 질환 환자들을 위한 운동 교육프로그램이다. 호주, 캐나다 등으로 확산하면서 환자 10만 명 이상이 경험해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했다.
8주간 진행된 실증에는 무릎 골관절염을 앓고 있는 70~80대 김해시민 1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실증 기간 같은 공간에 모여 운동법 이론 교육 2회와 운동 실습 교육을 12회 받았다. 또한 엘티바이오의 광 의료기기를 대여해 하루 2회씩 사용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통증 감소, 이동성 개선, 균형 능력향상, 근활성도 증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통증 평가 척도 점수가 크게 줄었고 움직임 기능 검사에서 보행 속도가 평균 20% 향상됐다. 균형 능력은 70% 개선됐으며 응답자의 70%가 ‘아주 만족’이라고 답했다.
안동에 거주하는 참가자 홍삼숙 씨는 “일반적인 운동과 달랐다.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주는데 다 재미도 있어서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추진하는 ‘퍼스널 랩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개발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경남의생명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경남도와 김해시가 협력해 수행한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김종욱 원장은 “시민과 의료기기업체, 의료기관이 협력해 시민 건강을 증진 시키는 프로젝트”라며 “향후 글로컬 대학과 연계해 덴마크 GLA:D 물리치료 전문 자격을 확보한 학생들을 배출하고 시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