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에 얽힌 해양동물, 20년간 계속 늘었다

입력 : 2025-03-12 18:03:04 수정 : 2025-03-13 14: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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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해양쓰레기 피해 428건
2004년 0건→2021년 75건 껑충
낚싯줄·낚싯바늘 등 ‘피해 심각’
피해 동물 중 13%가 멸종우려종

해양 쓰레기로 인해 목숨을 잃는 해양동물들이 늘고 있다.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해양 쓰레기로 인해 목숨을 잃는 해양동물들이 늘고 있다.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바다에 버려진 폐어구 탓에 얽힘 사고를 당하는 해양동물이 지난 20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피해 해양동물 중 13%가량이 멸종우려종으로 확인돼 해양 쓰레기가 유발하는 해양 생태계 파괴에 대해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003년부터 20년 동안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해안에서는 ‘조류’가 ‘낚시도구’에 의한 피해를, 수중에서는 ‘어류’가 ‘폐그물’로 인한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다고 전했다.

2010년까지 한자리 수를 유지하던 피해 건수는 점점 늘면서 2021년에는 75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사팀이 확인한 해당 기간 총 얽힘 사고는 모두 428건이다. 해안에서 발생한 얽힘 피해는 총 338건으로 피해 해양동물 44종이 확인됐다. 해안에서는 조류가 가장 많이 얽힘 피해를 입었으며, 주요 원인은 낚싯줄과 낚싯바늘이었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

수중에서는 90건의 피해 사례가 확인됐는데 피해 해양동물은 33종이었다. 이 중 어류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폐그물이 주요 얽힘 원인으로 분석됐다.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종은 버려진 어망이나 통발 등 폐어구에 얽힘 피해를 많이 입었다.

특히, 피해 해양동물 중 13%가 멸종우려종으로 확인되면서, 해양쓰레기가 직접적으로 생태계 파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대표적으로는 푸른바다거북과 세가락 갈매기 등이다. 이들 해양 동물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가 원인을 제공하는 육지부와 해저부의 해양동물 얽힘 피해를 장기간 동안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조사에서 쓰레기의 유형과 재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물 분류군, 서식지, 섭식 전략에 따른 피해의 양상을 분석했다.

다만, 해당 연구팀은 조사결과가 연구팀이 직접 확인한 피해 사례들로만 구성돼 있어, 실제 피해 건수는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IOST와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공동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보유하고 있던 자료 등을 활용해 20년간의 피해 사례를 수집할 수 있었다. 또한 스쿠버다이버들이 직접 관할해 기록한 자료의 도움도 받았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특히 이번 연구 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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