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문턱 넘은 ‘김건희 특검’… 20일 본회의 처리 수순

입력 : 2025-03-19 16:53:44 수정 : 2025-03-19 17: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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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서
‘김건희 특검’, ‘마약수사 외압 특검’ 통과
여당 반발에도 20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과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 등을 심사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과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 등을 심사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게 될 ‘김건희 상설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설특검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야당은 여당의 반발에도 오는 2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상설특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9일 국회는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김건희 상설특검)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마약 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상설특검’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콘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개입 의혹 등 김 여사와 관련된 11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마약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안'은 2023년 1월 말레이시아인 마약 조직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밀반입할 당시 세관 직원들이 이를 도왔다는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의 외압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이 수사를 맡았지만 야당은 대통령실에서 수사를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상설특검안을 발의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 제안 이유에서 “여러 의혹이 넘쳐나는데, 검찰은 명품가방 수수 사건은 불기소 처분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공범들은 모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수사 외압 상설특검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이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등이 사건 축소, 은폐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상당히 커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특검법 통과 움직임에 여당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특검 내용을 하나하나 보면 ‘기승전-김건희’다. 재의요구돼 부결된 4건의 특검법과 똑같다”며 “탄핵병, 특검병에 걸렸냐고 비아냥대는 세간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은 “22대 국회 들어와서 발의된 개별특검과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합치면 30건이 훌쩍 넘는다. 특검 과잉”이라며 “국회 운영규칙을 바꿔 야당이 특검 추천을 독점하겠다는 것인 만큼 상위법의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상설특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통과된 법안은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두 상설특검안을 두고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야당은 야당 단독으로라도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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